[Opinion] 괴짜 가족의 고물 버스 로드무비 - 미스 리틀 선샤인 [영화]

엉망진창이지만 조화로운 캘리포니아행 노란 버스
글 입력 2020.12.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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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두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우리는 도전의 직전에 고민하며 머뭇거리고 뒷걸음치기도 한다. 그때, 나아감의 첫 한 발 짝을 떼는 일을 조금 더 쉽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진부한 말일 수 있지만, 바로 가족의 진심어린 응원이 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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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속 가족은 특별하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사회에서 ‘보통 사람’이라고 여겨질 수 없는 이 괴짜 가족은, 고물 버스를 몰며 같은 목적지로 향한다. 막내 올리브의 어린이 미인 선발대회 ‘미스 리틀 선샤인’에 출전하기 위해서이다.
 
 
로드무비 [Road Movie]
 
장소의 이동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 또는 그러한 장르를 일컫는 말. 여행, 도주 등을 중심 플롯으로 사용하며 여러 공간을 경유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 사건들을 통해 어떤 자각, 의미를 터득하게 되는 이야기
 
 
올리브 가족은 한 편의 짜임새 있는 로드 무비를 완성한다. 위의 정의처럼, 주인공들은 ‘떠남’과 ‘함께함’으로써 여러 사건을 만들고, 그들만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는 과정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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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뭘 하든 다 괜찮아.

내가 여기 너를 보고 있을게.“

 
영화가 함축하고 있는 문장이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들은 각자 인생에서 나름의 고군분투를 하며 아픈 변화를 겪는다. 할아버지는 마약 과다복용, 아빠는 출판 실패, 파일럿을 꿈꾸는 오빠는 이제야 자신이 색맹임을 알아버렸고, 삼촌은 실연의 아픔으로 자살 시도를 하게 한 옛 연인을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이들에게 막내 올리브의 소원인 ‘어린이 미인 대회 출전’은 어쩌면 그들에게 다시는 없을 순수한 희망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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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서 고물 버스를 타고 대회장에 도착한 올리브는 그곳에서 만난 멋진 도시 아이들을 보고 위축된다. 올리브는 귀여운 뱃살도 있고 동그란 안경도 썼다. 곧 올리브의 차례가 되고, 엽기적인 노래와 율동을 신나게 뽐내는 올리브의 모습에 장내는 순간 싸해진다.
 
그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가족들을 눈치를 보며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하지만, 사회자는 그런 올리브를 무대에서 내려오게 하려 한다. 올리브가 상처받을 것을 우려한 아빠는 무대에 뛰어들고, 얼떨결에 딸과 함께 엽기적인 춤을 함께 춘다.
 
같은 생각을 한 나머지 가족들은 어느새 무대에 모두 함께 서있고, 어색한 분위기 속 서로의 우스운 모습에 폭소하며 춤을 춘다.

다듬어지지 않은 온갖 뾰족한 모습의 한 가족들이 소중한 막내라는 하나의 목표를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 힘을 합친다. 엉망진창이지만 조화롭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말처럼, 성공에 대한 집착과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우리에게 붕대 같은 이 영화는 마음속에 진하게 오래 남을 따듯함을 전해주고 있다.
 


[류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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