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젤라또와 함께하는 겨울나기 [문화 전반]

Gelato is not an ice cream.
글 입력 2020.12.28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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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vs이한치한, 당신은 어느 쪽이신가요?

 

개인적으로 나는 추운 계절에 시원한 간식을 먹는 것을 선호한다. 체온보다 훨씬 낮은 음식을 섭취할 때, 몸이 냉해지는 그 순간이 즐겁다. 이런 저런 고민들 때문에 속을 끓이다가도 한 번 냉기가 내부에 닿기 시작하면 한결 진정하게 된다. 꼭 맛이 아니더라도 정서적으로 놓치고 싶지 않은 시원함이랄까. 그리고 요새 내가 푹 빠진 겨울 디저트는 젤라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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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젤라또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피렌체 메디치가의 젤라또 기술이 프랑스 궁중 요리와 합쳐지면서 레시피가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피렌체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베르나르도 부온탈렌티(Bernardo Buontalenti)는 메디치가로부터 내방하는 스페인 국왕을 위해 화려한 만찬을 기획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고심 끝에 그는 달걀, 꿀, 설탕, 소금을 이용하여 찹고 부드러운 크림을 만든 뒤 베르가못, 레몬, 오렌지 즙을 첨가해 상큼한 풍미를 더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프랑스를 시작으로 전유럽에 빠르게 전파되었다.


현대식 젤라또 제조 기술의 기틀이 마련된 것은 1927년 이태리 볼로냐 출신의 오텔로 까따브리가가가 최초로 자동식 젤라또 제조기를 발명하면서다. 이를 통해 육체적 힘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던 젤라또 제조에 여성들 또한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에는 전지구적인 먹거리로서 사랑받고 있다.

 

 

흔히들 젤라또를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이라 일컫지만 사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은 매우 상이하다. 우선, 주재료에 있어서 아이스크림은 베이스가 대부분 우유이지만 젤라또에는 우유와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북부이탈리아에는 우유가 함유된 젤라또가 존재했지만 기본적으로 젤라또란 신선한 과일과 다양한 너트류 등을 갈아서 얼린 게 맞으며, 우유나 치즈와 같은 유제품, 쌀, 깨, 콩과 같은 곡류 등의 여러 재료들은 추후에 첨가되었다. 본질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태생적으로 웰빙푸드인 셈이다. 게다가 젤라또에는 난황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에는 난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젤라또는 과즙, 과육, 우유, 설탕, 때로는 커피나 향초 등을 섞은 것을 얼려 만든다. 젤라또는 이탈리아어로 ‘얼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 비교했을 때 젤라또는 공기 함유량이 35% 미만으로 적고 밀도가 진하여 맛이 깊다. 그리고 유지방분은 4~8%로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의 약 절반 수준이며 비교적 저칼로리이다. 그러므로 젤라또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아이스 밀크로 분류되는 게 올바르다.


또한, 아이스크림은 대부분 냉동상태로 제공되는 반면 젤라또는 아이스크림의 보관 온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저장된다. 완전히 냉동된 상태가 아닌 온도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질감이 더 부드럽다. 그리고 혀가 너무 차가운 온도로 인해 마비되지 않으므로 느낄 수 있는 맛의 범위가 한 층 더 넓어지게 된다.


과일 계열의 젤라또는 보통 과즙에 물, 설탕, 안정제, 계란흰자를 넣어 섞고 일정 시간 공기 중에 노출시킨 뒤 얼려 만든다. 하지만 일부 전문점에서는 물을 전혀 넣지 않고 과즙으로만 만들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으며 순수한 과일의 맛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소르베 형태의 젤라또를 좋아한다.


셔벗은 아이스크림과 소르베의 중간 형태로, 얼린 과일과 함께 1~2%의 우유 지방이 포함된 제품이다. 이와 달리 소르베는 얼린 과일만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유제품이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셔벗이나 소르베는 우유와 크림이 대량으로 들어간 젤라또에 비해 확실히 쫀득함은 덜하지만 맛이 훨씬 산뜻하고 가볍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다소 무거운 식사를 마친 뒤 입안을 정리하고자 할 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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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는 아이스크림을 ‘생명수’라 극찬했다 한다. 그는 환자들에게 기분과 식욕을 돋구는 목적으로 얼린 음식을 처방해주었고 Thermopia라는 가게를 운영하며 그곳에서 얼린 음료를 판매했다. 아이스크림과 젤라또는 엄연히 다르지만 결은 유사하기에 결국 그것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분명한 심리적 효과를 지닌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계속해서 피로가 누적되어 해소할 무언가가 절실하다면 한번쯤 젤라또가 가져다주는 독특한 안정감에 기대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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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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