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해리포터 함께 볼 파티원 구함 (1/N)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12.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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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며칠 전, Mnet <쇼미더머니9>을 보는데 나와는 친하지 않은 주문이 흘러나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원슈타인’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사에 사용했고 지금은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유행어’가 되었다. 누군가는 이를 듣고 반사적으로 영화 <해리포터>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한낱 외계어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나는 ‘문화 편식자’이기 때문이다.



[크기변환]해리포터.jpg


 

해리포터 광팬이 들으면 까무러치겠지만, 해리포터를 본 적이 없다.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있을 법한 일이 아니라서‘다. 즉, 스토리의 현실성 결여라는 이유에서다.


 

콘텐츠에는 관객과의 접점 즉,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고 이 조건을 부합해야 여운과 울림이 크게 남는 ‘좋은’ 콘텐츠다.

 

- 문화 편식주의자 (=나)

 


언제부턴가 비현실적인 영화나 소설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고,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영화의 메시지가 현실에 도움이 되는가?’도 ‘따졌다’. 아주 깐깐한 소비자였다.

 

 

 

콘텐츠 ‘편식자’의 최애는?



권위 있는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정말로 영화 <기생충>을 좋아한다. 한번 본 영화는 재관람하지 않는 내가 네 번 봤을 정도면 말 다했다. 참으로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에 나타나는 계급사회. 같은 계급 내에서도 상하관계를 나누려는 인간의 욕망. 주인공 기택 (송강호 역)이 치킨집, 대만카스테라 가게를 하다가 망한 사연까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기변환]그녀.jpg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영화 < her >와 <이터널 선샤인>도 인생영화다.


‘미래에 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아픈 기억만 지울 수 있다면’ 같은 생각은 한번쯤 해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더 테레사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영화에 나온 기술을 이용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다. 판타지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영화였다.

 

 

 

해리포터 = 비현실적



<해리포터>는 나의 ‘문화 소비’ 성향과 반대급부에 있는 문화였다. 9와 4분의 3 승강장으로 들어가면, 마법학교로 가는 플랫폼이 존재하고, 기차 안에 파는 간식은 코딱지맛 젤리. 그리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고 주인공이 마법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용기 있게 나서서 해결해나간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NO!


나의 조건인 ‘공감’과 ‘현실성’이 부재한 장르였다. 따라서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를 이해하지 못했고, <쇼미더머니9>에서 흘러나왔을 때 옆에 있는 친구와 함께 웃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기질로 인해 문화의 0.1%, 아주 작은 부분만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 조앤 롤링의 ‘허황’된 상상력을 내가 따라가지 못해서 ‘공감’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 영화를 보지도 않고서는, 해리포터 ‘덕후’들이 간다는 옥스퍼드 대학교, 해리포터 테마파크를 좇아다닌 걸 보면 그녀의 예술성과 상상력에 대한 경외심은 없지 않았다.

 

 

 

해리포터 함께 볼 파티원 구함 (1/N)



OTT <왓챠>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런칭했다. 판타지와 친해지기 위해, 해리포터의 시작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켰다. 문제는 한 편을 4일째 보고 있다는 것인데, 나름 문화 편식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에 의미를 둔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아트인사이트가 항상 말하듯,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문화예술이다. 벽을 도화지 삼아 바나나를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 놓은 작품도, 이를 먹어버린 행위예술도. 내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예술이 아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가 진정한 문화인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멀었다.



[크기변환]바나나.jpg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공개된 작품


 

눈앞에 놓인 101가지의 문화 뷔페에서 편식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켠다. 이제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으로 넘어갈 수 있길.


본인만의 ‘해리포터’가 있다면 오늘 한번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두툼한 이불과 간식 하나를 챙기고 문화 편식자에서 벗어나 저만의 ‘해리포터’를 받아들여 보자.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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