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손예진과 로맨스·멜로 영화의 조합은 [영화]

글 입력 2020.12.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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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핸드.jpg

배우 손예진

 

 

내가 몇 번이고 돌려보는 국내 로맨스 영화에는 늘 손예진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조화의 이목구비와 특유의 분위기로 소위 ‘청순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약 15~20년 전의 손예진은 지금의 나에게도 여전히 아름답고 청순한 배우다. 그녀는 ‘멜로 퀸’이라는 이미지에 갇히는 걸 피하고자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연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연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 영화계에서 주체적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좋은 배우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애초에 외모로만 떴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그녀의 현재 필모그래피는 전부 배우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자신의 강점인 멜로 분야에서 여전히 명실상부한 그녀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잔잔하지만 섬세하고, 그렇기에 강렬한 그녀의 연기 중 몇 번이고 재생하고 싶은 내 마음속 베스트, 로맨스 작품 세 편을 소개한다.

 

 


클래식(2003)


 

클래식 포스터.jpg

 

 

정말 클래식하고 17년이 지난 지금 봐도 스토리텔링, 연기, 연출 부분에서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세월이 지나도 남아있는 고전미란 바로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흔한 90년대 로맨스물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손예진은 이 작품에서 엄마와 딸로 1인 2역을 연기했다. 2000년대의 지혜(손예진)는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과 러브라인이며, 그녀의 어머니 주희(손예진)와 준하(조승우)의 이야기는 1968년 여름 첫 만남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의미, 인생, 시대적 배경까지 담고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영화였다. 다 본 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았다.

 

뻔함을 뻔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 중엔 옛날 영화의 감성 포인트 중 하나인 가사 있는 OST가 있다. 가수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올 때 느끼는 전율이 잊히지 않는다.

 

나이대에 맞게 변화하는 손예진과 조승우의 표정·감정 연기가 일품이니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한 번쯤은 꼭 보길 추천한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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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눈물을 쏟고 싶을 때 보는 영화 중 하나다.

 

어릴 적 난 부모님과 영화관을 자주 가곤 했다. 그 나이에 사랑이 뭔지, 아픔이 뭔지, 이별이라는 게 뭔지 잘 알지도 못했을 텐데도 이 영화를 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이 영화만 보면 나도 모르게 울고 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가 점점 기억을 잃어간다는 흔한 소재이지만,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그 상황을 극복해내려는 주인공들의 감정 연기가 기어코 눈물샘을 자극한다.


자칫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로 전락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영상미와 배경음악으로 인해 외국 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든다. 영화의 스틸컷들이 전부 어딘가 존재하는 실제 커플의 사진인 것만 같아서 더욱 주인공 수진과 철수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기억은 잊혀가도, 사랑했던 기억만은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 감성이 통했는지 당시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큰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오싹한 연애(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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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보는 히키코모리 여자와 겁 많은 마술사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로맨스 코미디 장르라고 해서 맘 편히 영화관에 갔다가 생각보다 무서운 귀신의 등장에 가끔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개인적으로는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 전부 과하지 않게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멜로는 서사가 중심이라면, 로맨스 코미디는 굳이 완벽한 서사가 필요한 장르는 아닌 것 같다. 어느 정도 유치해야 실실 웃으며 보게 되는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원래 사랑이 시작될 때, 누구보다 유치해지는 게 사람 아닌가? 특히 두 주인공의 능청맞은 대화와 케미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귀신으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는 과정은 안쓰러우면서도 그들의 사랑이 더욱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과 귀여운 남주인공의 사랑이 시작되고,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설레고 두근거리는 영화다.

 

 

 

임하나_컬쳐리스트 명함.jpg

 

 



[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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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solozen
    • 손예진은 나이가 더 들어서도 제인폰다같은 배우처럼 연기를 하는 내내 멜로를 할거란 확신이 들게하는 배우같아요. 사람이 풍겨내는 분위기 자체가 멜랑콜리한 느낌이 있달까... 칼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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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임하나
    • solozen그렇죠. 세월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더욱 자연스러워지는 분위기를 지닌다는 건 배우로서 참 강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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