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선연한 광대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 앙리 마티스 특별전

<앙리 마티스 특별전>을 다녀와서
글 입력 2020.11.2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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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색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하얀 색을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그랬듯이.


이상하게도 우리 대부분은 컬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붉거나, 푸르거나, 노란 것에 압도당하는 상황은 - 그것이 희거나 검은 상황보다도 훨씬 - 공간감 없이 계속해서 원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위태로움의 경험으로 자리한다.

 

어쩌면 이는 색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편집증적 시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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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앙리 마티스의 전시관에 들어서면서도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다.

 

흰 벽에 걸린 색색깔의 종이 파편 집합 - 조명을 받아 조금은 가장자리에 그림자가 진 듯한 그것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으나 버거웠다. 잘려 나가며 마침내 형체로 되어 갔을 색들의 모습은 경이로웠으나 불안했다.


그러던 내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작품은 ‘피에로의 장례식(1947)’이었다. 보랏빛 프레임에 둘러싸인 황홀한 장례에서 도무지 떠날 수가 없었다. 생명력 넘치게 뛰놀던 피에로는, 그 자신의 생명의 불꽃이 꺼진 순간에서도 마차에 탄 채 달리고 있었다.

 

달리는 말은 역동적이었다. 피에로를 죽게 만든 세상은 원망스럽게도 새카맸겠지만, 백마는 보란 듯이 푸른 마차 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튀기는 흙에 잠시 움츠렸던 낙엽 역시도, 피에로를 위해 노란 빛을 길로 내뿜었으리라.

 

하강하듯 암울하면서도 몽환적인 이 경험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작품 ‘조커(2019)’ 속 계단에서의 춤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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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실에는 광대를 다룬 다른 작품들도 있었다. ‘어릿광대’와 ‘어릿광대와 말과 기수’가 바로 그것이었다. 두 작품에서 선연하게 뛰어놀던 얼굴 없는 광대들이 결국엔 마지막을 맞이해 버린다, 처량하다.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까지 화려하다. ‘피에로의 죽음’은 마티스의 서사에서 생략되어 있다. 피에로가 칼에 맞았건 물에 빠졌건 심지어 객사를 했건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처량한 죽음의 모습은 생략된 채 바로 장례식으로, 마티스는 시선을 이동한다. 한쪽 발을 든 채 재미 좋게 춤추던 광대는 마지막에서까지 관에 실려 둥둥 표류하는 것이다.


“오늘날 예술은 어린 아이로 돌아가려는 시도이며, 일종의 광대가 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 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은 이 문장과 닮았다. 그의 작품은 순수한 원색의 아카이브이며 카드 게임 속 컬러 조커의 장난스러움이다.

 

 

*

 

앙리 마티스 특별전

- 탄생 150주년 기념 -

 

일자

2020.10.31 ~ 2020.03.03

 

시간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주관

마이아트뮤지엄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

월요일 휴관 없이 운영

공휴일 정상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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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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