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오늘도 예술가로서의 삶을 꿈꾼다. [사람]

글 입력 2020.11.07 13: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과거 대학 교양 수업으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수업을 들었다. 나의 유일한 재수강 과목이기도 했던 해당 교양 수업은 평소 예술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동경하던 나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어째서, 재수강을 하였는지 묻는다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라 답할 것이다.

 

나는 지금도 예술가로 사는 삶을 꿈꾼다. 세상의 아픔을 담아낼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고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시나리오의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내 감성을 담은 음반도 제작해보고 싶다. 어떤 형태로든 내가 주체가 된 콘텐츠를 세상에 선보이고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무척이나 꿈꾼다.

 

어라? 분명 나는 앞서 예술에 대해 명료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고 했는데, 예술가로 사는 삶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고 있다. 이거 참,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곰곰 생각해보았다. 내가 보다 구체적으로 예술가로서의 내 모습을 꿈꿀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에서 언급한 선택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은 '어떤 연유에서건 내가, 지금 행하지 못 하는 일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watercolor-2480541_640.jpg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이 대중에게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하나의 카테고리로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콘텐츠를 보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들을 부러워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말로는 누구나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말로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창작자가 되어 있다. 하지만 결국, 말로 시작하여 말로 끝이 난다. 나는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예술이란 1도 찾아볼 수 없는 그저 그런 모습이 된다.

 

최근 책 한 권을 읽었다. 책 속 주인공은 자유로웠다. 자신이 주체가 된 삶을 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로 사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규칙에 자신을 스스로 욱여넣지 않는 삶. 내가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삶. 매 순간의 흐름과 감정에 충실히 하는 삶이야말로 예술가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 나에게 예술가의 삶이란, 내 마음속의 울림과 요동에 솔직하게 임할 수 있는 삶이구나. 나는 사실 그 누구보다도 글을 쓰고 싶고 영화를 만들고 싶고 노래를 부르고 싶고 나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구나.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어리석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 꿈을 살아내기에는 한없이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 오늘도 나에게 예술가로 사는 삶은 꿈일 뿐이며 예술이란 정의할 수 없는 대상이다. 그것이 너무나도 속상하여 오늘은 글을 쓴다. 우선은 글을 쓴다. 소설도 시나리오도, 가사도 아니지만 이렇게 글을 쓴다.

 

조금의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선 잠을 이룰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예술가로 사는 삶을 꿈꾸며 글을 쓴다.

 

 

[김규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