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에디터 활동을 마무리하며.. [사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마녀 배달부 키키'
글 입력 2020.10.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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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장면, 디즈니랜드 성과 오프닝 OST(When you Wish Upon a Star), 팅커벨이 성 위로 타원을 그리며 빛을 수놓을 때.. 지금도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 어린 시절을 가득 채웠던 한 일부분이었던지라, 지금도 그 오프닝을 보면 어린 날로 돌아간 것 만 같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마냥 순수하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영화들이 몇 가지 있다. 내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해리포터가 그런 영화들인데, 또 하나를 소개하자면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최근, 하야오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았다.

 

1989년에 나온 오래된 애니메이션이지만 지금 당장 개봉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퀄리티였고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 특히 이제 막 사회로 나가는 초년생들이 보면 좋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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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 있던 열세 살 꼬마 마녀 키키는 바로 오늘, 독립을 하러 떠나기로 결심한다. 키키가 속한 마녀 공동체에서는 열세 살이 되면 자기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다른 마을에서 독립해 살아가는 오랜 관습이 있다. 키키의 엄마 역시 약초학의 재능으로 이 마을에서 결혼도 하고 키키를 낳은 것이다. 키키는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하고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빗자루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커다란 시계탑이 있고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을 찾기는 하였지만, 키키는 빗자루를 타고 나는 재주 말고는 특출난 재능이나 특기가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던 키키는 우연히 빵집 아주머니의 심부름을 맡게 되고, 이후 마을의 배달 일을 맡게 된다. 평생 핫케이크만 먹으며 살아갈까 봐 걱정하던 키키는 처음으로 일해서 번 돈으로 행복해하며, 이제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편지를 할 수 있겠다며 안심한다.

 

키키는 말한다.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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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는 이제 막 새로운 마을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아트인사이트에서의 약 4개월간 에디터로 활동한 것 역시 내게는 새로운 모험이었다. 사실 두렵기도 했다. 써본 글이라고는 학창 시절 때 마음이 우울할 때마다 끄적이던 일기가 고작이었으니까. 대학교에 와서는 어설픈 과제를 제출한 정도가 글쓰기의 전부였다. 그랬던 나이기에, 나는 아주 ‘운 좋게’ 에디터가 된 경우라고 생각한다.


전공 공부를 하고, 토익을 준비하며 취업 고민을 얼싸안던 내가 어느 날 아트인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본래 문화예술에 대한 오랜 꿈과 사랑이 있었기에, 낯선 곳에서 시작하는 이 새로운 모험이 설레었다. 키키처럼 나도 ‘이제 막’ 빗자루를 타고 배달 일을 시작한 기분이었다.


물론 글 쓰는 일이 항상 설레고 기쁘지만은 않았음을 고백한다. 도저히 느끼고 깨달은 것이 없어 무얼 써야 할지 알 수가 없었던 리뷰(물론 나의 부족한 역량 탓이다..), 느낀 것은 많지만 이것을 어떻게 글로 정리해야 할지 한계를 느꼈던 글, 처음에는 잘 썼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다시 보니 쓰레기처럼 보이는 글도 있었다. 정말이지, 키키처럼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나는 미숙하고 어설픈 내 스스로가 싫었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의 과정보다 행복했던 날들이 더 많았음을 고백한다. 24년간 보고 읽은 문화예술보다 더 많은 것을 지난 이 4개월간 향유하였고, 그 과정에서 나는 몰랐던 세상을, 몰랐던 나를 꽤 많이 알아간 듯하다. 이 낯선 세상을 여행한 시간들이 꿈처럼 느껴진다. 이전에는 감상으로만 그쳤던 깨달음과 예술적 황홀경이, 글로 씀으로써 보다 명확한 언어로 내게 각인되고 오롯이 내 것으로 남은 것이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새로운 꿈도 꾸게 되었음을 살짝 고백한다. 일기장에만 갇혀있던 내 세상에서, 이제는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더 큰 세상으로 날아갈 확신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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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했을 때 날 수 있는 힘이 잠시 사라지지만, 자신을 믿고 나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을 때 다시 하늘을 날게 된다. 나 역시 스스로를 탓하거나 남과 비교하는 것을 멈추고 내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여 보고 싶어졌다. 단순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세상의 표준에 맞춰가기 위해서가 아닌, 오롯한 ‘나의 이야기’에.

 

*


이제 4개월의 에디터 활동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행복했지만 고통스러웠고, 고통스러운 만큼 다시 더 행복하고 기쁨으로 충만했던 날들이었다. 살짝 뒤를 돌아보니 나름 아등바등 글을 썼던 것 같다. 물론 그다지 성실한 에디터는 아니었지만.. 감사하게도 한 뼘 더 자라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는 중이다.

 

이제 가을 잎이 떨어지고 새로운 계절이 몸단장을 하고 있다. 에디터 활동은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다시 빗자루를 타고 배달 일을 나가려고 한다. 이전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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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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