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왜 우리는 이야기에 열광할까?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10.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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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화 시상식 중 하나이자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영화 시상식 중 하나인 ‘아카데미상 (Academy Awards)’에는 정말 다양한 수상 부문이 존재한다. 작품상과 감독상,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상 이외에도 시각효과상, 의상상과 분장상, 음향 편집상과 효과상 등 영화를 구성하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상을 수여한다.

 
이러한 기술 관련 수상작을 살펴보면, 주관적으로 이야기의 재미 요소가 부족하다고 느낀 영화는 물론, 객관적 수치인 흥행 성적에도 아쉬움이 있는 영화들이 존재한다. 반면, 작품상 등 전체적인 작품을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이라면, 예외인 시상식 혹은 수상 부문이 있겠지만, 보통은 대중들과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평가도 고려될 것이다.
 
물론 한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하는 상이라면 이야기적 요소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요소까지 모두 고려하여 수여할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대중이 기억하는 것은 작품 속의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는 그 어떤 기술적인 장치보다 배우들이 스크린 속에서 펼쳐가는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고, 기억에 남으며 이것이 그 영화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각효과와 음향효과 등 기술적 요소의 역할 역시 관객들의 호흡을 조절하여 스크린에 집중하게 하여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사연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TV 프로그램이나 뉴스 등에 때때로 나오는 ‘성공한 사람’의 인터뷰 속에는 보통 그들의 힘들었던 성장 과정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는 그들의 힘들었던 과거가 담긴 ‘사연’에 집중을 하고, 누군가는 지금의 성공을 있게 한 ‘노력’에 집중한다. 내가 본 것 중에선 ‘사연’이 화제가 되는 일이 많았다. 성공하려면 노력은 당연하니까, 아무에게도 들을 수 없는 한 사람 마다의 ‘사연’이 우리에게 더욱더 재밌게 다가오는 것일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도 저마다가 가진 이야기를 소통하고, 많은 사람이 그것에 재미를 느껴 급부상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 소통의 자유가 자신에 대해 과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었고, 이러한 타인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자아비판에 빠진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가 현재 최고의 영향력을 떨치게 된 것에 내가 원하는 이야기만 찾아서 향유할 수 있다는 것도 주요 원인이지 않을까?

 
SNS로 인해 발생하는 열등감에 대한 사연을
유튜브 채널 '방언니 - 방송국에 사는 언니들'에서 다루었다.
 
 
 

음악 시장에서도 급부상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음악 시장에도 스토리텔링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고, 특히 아이돌 그룹엔 ‘세계관’이라는 것이 필수 요소가 되었다. 각 멤버들에게 저마다의 역할을 부여하고,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통해 그들의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대중들에게는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며 음악과 별개인 ‘세계관’에도 큰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즉, 더 이상 좋은 음악만으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대중들은 음악 안에서도 이야기에 열광했다.

 
팬들은 뮤직비디오 속 사용된 특정 소품과 가사에 등장한 특정 단어에 대해 해석을 하고, 뮤직비디오 속 각 멤버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 분석을 한다. 이전의 앨범들과 유기적인 부분을 찾아 이전의 스토리와 이어가고, 다음 앨범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에 대해 예측해보기도 한다.
 
팬들로서는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그저 가수가 아닌 영화, 애니메이션 혹은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있다는 것, 그리고 등장인물은 오로지 그들밖에 없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가갈 것이다.
 
 
유튜브 채널 '알파카 스튜디오'에서
EXO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소개한 영상.
EXO의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은 당시 큰 화제가 되며 유행을 선도했고,
방탄소년단의 스토리텔링은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음악 시장에 새로운 흥미 요소를 제공하였다.
 
 

우리가 원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이처럼 문화예술 안에서까지 스토리텔링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일까? 물론 우리가 모든 이야기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아이돌 그룹이 가진 독특한 세계관에 각 팬은 열광할 수 있어도, 일반 대중들은 그게 무엇인지도 모를 수 있다. 물론 그 이야기에 재미를 느낀 대중이 팬이 될 수는 있다.

 
보통 우리가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관심 있게 듣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소재가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예술 매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부와 빈, 성공과 실패 등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이야기한 작품은 무수히 많다. 이것이 가장 대표적이긴 하지만, 분명 사람들의 또 다른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소재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할 것이다. 2020년 등장한 신종 바이러스처럼, 시대가 흐르면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즉,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대중들의 공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에겐, 조금은 역설적이지만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주제를 통해 공감과 관심 모두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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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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