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무렵, 나에겐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이름은 쫑이, 작고 하얀 몰티즈였다. 맞벌이로 인해 자주 집을 비우던 부모님께서 외로운 하루를 보낼 나를 위해 또 다른 가족을 품어주신 것이다.
우리의 첫 만남은 굉장히 어색했다. 강아지를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던 나와 의자 밑에 숨은 채 나를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쫑이. 어리고 내성적이던 우리는 고요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쫑이와 나는 10년을 함께 했다. 10년이란 시간은 내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이다. 우리는 함께 자라온 것이다. 난 쫑이에게 사람에게서는 받기 힘든 위로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슬플 때, 외롭고 지칠 때마다 쫑이는 언제나 나와 함께해 주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친구, 반려견 그 이상의 존재였던 것이다.
쫑이와 함께 자라온 시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너 갔지만, 쫑이의 사랑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유기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쫑이의 사랑 덕분이 아닐까 싶다. 쫑이가 떠난 뒤로, 쫑이에게 받은 사랑을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을 시청하게 된 이유도 바로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에서는 케이티의 반려견 맥스와 그들의 새로운 가족 듀크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듀크는 케이티가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입양해 온 커다란 개이다. 케이티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던 맥스는 듀크의 등장에 매우 언짢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산책 도중 길을 잃어버리면서 수많은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마술용 도구로 쓰임 받다 버려진 토끼, 타투 연습용으로 살아온 돼지 등 인간으로부터 학대받고 유기된 동물들 말이다.
맥스는 인간을 미워하게 된 동물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살다 온 듀크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의 출연으로 인해 귀엽고 재밌어 보이지만, 버려진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부도덕함을 꼬집어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동물을 학대하며 상업적 이윤을 창출하거나 동물의 귀여운 외모에 반해 입양했다가 쉽게 유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듯하다.
한국에는 이와 같은 동물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불법적 개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펫샵에 어린 강아지들을 팔기 위해 개들의 강제 번식을 유도하거나, 개 고기를 팔기 위해 전기 고문 등으로 불법 도살하는 사람들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개 농장에서는 제왕절개를 당한 듯이 보이는 개의 배 사이로 장기가 나와있는 잔인한 모습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펫샵 및 개 농장 등을 통해 동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동물들이 더욱 쉽게 희생 및 유기 당하고 물건과 같이 취급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수많은 동물들이 생명체로 존중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이들을 기꺼이 도와주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라본다.
최근 들어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서는 전국 보호소의 유기동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종 보호 중인 동물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한다.
동물을 입양할 계획이 있다면, 버려지고 상처받은 동물들에게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오히려 이들에게 우리가 더 큰 사랑과 위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