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원이 곧 콘텐츠 [음악]

글 입력 2020.09.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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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원 차트를 살피던 중 눈에 띄는 곡이 있었다. 지난 봄, 오마이걸이 발매한 ‘NONSTOP’의 수록곡인 ‘Dolphin’이 아직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타이틀곡인 ‘살짝 설렜어’보다도 높은 순위였다.


음원 차트 뿐만 아니라 SNS상에서의 인기도 대단했다. 나도 이 노래를 SNS에서 처음 듣게 되었다. SNS에서 이 곡에 관한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유의 인스타그램이다. 아이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이 곡을 적극 추천하였고, 이후 유튜브 채널 이담 엔터테인먼트에서 이 곡을 커버한 영상이 각종 SNS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것이 열풍의 시작이었다.

 

 

아이유가 커버한 오마이걸의 'Dolphin'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누구나 따라 출 수 있는 댄스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아이유를 포함한 연예인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 노래와 춤을 커버하며 자연스레 SNS상에서 유행이 시작되었다. ’Dolphin’이란 곡이 아이돌 음악과 댄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콘텐츠가 된 것이다.

 

 

 

유명 스타와 나란히 춤을 따라 춘다! 챌린지의 시작 '아무노래'


 

이전에 ‘Dolphin’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 곡으로 지코의 ‘아무노래’가 있었다. 중국의 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TikTok)’의 해시태그 기능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아무노래 챌린지’가 많은 연예인과 일반인, 다양한 SNS 플랫폼으로 퍼지며 2020년 초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곡이 ‘아무노래 챌린지’라는 콘텐츠화가 되기까지는 챌린지라는 특유의 문화적 성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원의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에게는 유명 가수의 노래를 듣고, 춤을 보는 것이 대중음악을 즐기는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챌린지에 참여하여 연예인들과 나란히 춤을 따라 추고 그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그들의 위치가 음원 소비자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전환된 것이다.

 

 

'아무노래 챌린지'에 참여한 유명 스타들

 

 

‘아무노래 챌린지’는 곡 홍보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다. 타 가수들의 챌린지 참여로 타 팬들에게 확산되었고,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행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플랫폼인 틱톡은 해외 팬들에게도 홍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아무노래’는 발매된 지 반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음원 차트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콘텐츠 기획과 홍보 마케팅의 승리였다.

 

 

 

개사를 통한 재미있는 커버, '답가'의 등장


 

2017년 윤종신의 ‘좋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담담한 목소리로 애절하게 표현한 이 곡은 각종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며 역주행에 성공하며 당시 음악 방송과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좋니’와 함께 SNS에서 큰 화제를 받은 콘텐츠가 있었는데, 바로 답가 콘텐츠이다. 가수 미교는 ‘좋니’의 화자인 남자의 노랫말에 대해 화답하는 형식으로 개사하여 커버 후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이 영상이 SNS 상에서 대중들의 호평을 받으며 큰 화제가 되었고, 정식 음원이 없는데도 각종 라디오와 음악 방송에 출연하며 가수 미교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윤종신의 '좋니'를 개사하여 커버한 가수 '미교'의 답가

 

 

이처럼 ‘좋니’ 답가가 SNS에서 큰 인기를 얻자, 원곡자인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 11월호를 통해 ‘좋니’의 답가 버전인 ‘좋아’를 발매했다. 가수 민서가 보컬에 참여하였는데, 이 곡이 발매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데뷔 전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한 가수가 되었다.


‘좋니’ 답가 콘텐츠를 통해 가수 미교와 민서는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원곡 ‘좋니’는 연말 가요 시상식을 휩쓸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후에도 답가 콘텐츠는 SNS상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곡들의 답가를 만들어 커버한 영상이 제작되고 있다.

 

*

 

한 가수가 발매한 하나의 음원만으로도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이전에는 음악이 감상의 목적으로 소비하는 예술 상품이었다면, 현재는 어떠한 콘텐츠를 접목하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을 포함한 문화예술의 영역이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대중들의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SNS 등 소통과 공유 플랫폼의 발전으로 음악 속 새로운 이야기와 재미가 더해진 콘텐츠가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음원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면 홍보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 대중들이 몸소 콘텐츠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음원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이것이 유행된다면, 자연스레 곡에 대한 홍보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위와 같이 재밌고 다양한 음원 콘텐츠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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