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싶다면 -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

예술가들의 _____ 축제. 새롭고 독특한 독립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글 입력 2020.08.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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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많은 문화예술계 축제가 미뤄지고 취소되는 지금, 독립예술가들을 위한 축제인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이 개막했다.

 

온라인 축제를 함께 진행하는 실험적인 시도와 함께 열린 해당 축제는 새로움과 경계없음을 지향한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어려워졌을 독립예술가들의 상황 속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어떤 도움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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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비가 그치고 해가 유난히 더 따가워진 날이었다. 드넓은 문화비축기지에 햇빛이 내리꽂히고 있었다. 티켓 확인과 문진표를 작성하고 부채를 받았다. 뜨거운 날씨에 딱 적절한 기념품이었다. 티켓 부스 옆으로는 오늘의 공연 시간표와 취소 공연 안내와 같은 공지사항 게시판이 있었다.

 

프로그램북을 체크하며 시간마다 촘촘하게 줄지어져있는 공연들을 찾아다녔다. 독립예술축제라는 타이틀과 문화비축기지의 독특한 분위기가 서로 제법 어울렸다. 그중 코로나로 인해 바뀐 상황을 겨누고 있는 몇 가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겨누고 있는 독특한 감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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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로 진행되고 있는 〈귀로나-20〉은 전시가 아니라 연극으로 분류되어 있다. 세 개의 방으로 분리되어 있고, 관객은 차례대로 한 방 씩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는 QR코드로 접속해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나눠진 구역에 의자와 관련 자료가 있어 앉아서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은 무대 위의 ‘연극’을 관람한다기보다 세 사람의 회의록을 훔쳐 듣는 형식이었다. 세 사람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귀로나와, 연극과, 햄릿에 대해 이야기한다. 치명적인 바이러스 ‘귀로나’로 인해 비상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연극은 어떻게 이루어져야할까? 대면할 수 없는 연극이 진정 연극일 수 있는지, 연극을 하는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세 사람은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시간을 내어 본 공연은 삼인칭시점의 〈애매한 불편함〉이었다. 공연 30분 전에 명단을 작성하고 시간을 맞춰 갔을 때 놀란 점은 건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연이 열리는 T1 파빌리온 건물 문 앞에 의자가 줄지어져 있었다. 관람객은 의자에 앉아 제공되는 QR코드로 라이브 스트리밍 주소에 접속한다.

 

정말 완전한 비대면 공연이자, 문 뒤로 희미하게 박한결 씨가 보이는 애매한 대면 공연이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문이 유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어두운 실내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특별히 눈여겨 살펴보아야만 현재 보고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20미터도 되지 않을 것 같은 건물 안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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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집에서 공연을 보는 것에 사람들이 익숙해진 지점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애매한 불편함’을 느낀다. 실제 공연과 2-3초 정도의 딜레이를 가지게 되고, 실제로 보는 공간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생긴다.

 

기획의 ‘삼인칭시점’은 공연을 찍으며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한다. 관객은 세 명의 시점, 즉 세 대의 카메라가 담는 하나의 영상을 거부할 수 없이 스트리밍 되는 그대로 따라가며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익숙하면서 불편한 감각을 느끼면서, 유쾌한 노래와 인터뷰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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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서 등장한 두 사람. 두 사람은 우산을 들고 언덕을 뛰어다니며 단어들을 되묻는다. ‘거리’가 들어간 모든 단어를 말하겠다는 듯이 말이다. 정확한 무대 없이 언덕에서 시작하는 이 장소한정적 공연 〈거.리.끼.다〉는 탈극장연극을 지향하는 ‘우주마인드프로젝트’의 작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구경거리? 월곡 오거리?

 

우산으로 인해 생기는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여러 동작을 수행하며 언덕을 천천히 내려온다. 서로에게 다가가기를 거리끼는 두 사람. 그들은 관객 앞까지 와서도 다가갈 듯, 다가가지 않으면서 여전히 거리끼고 있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 노래를 부르고, 구른다. 비가 많이 왔던 전날에는 빗줄기 사이에서 공연을 했다고 한다. 비가 올 때 관람했으면 그 나름대로 운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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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_____축제”

 

경험하기 쉽지 않았던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가득한 축제였다. 올해 프린지페스티벌은 누구 한 명에게 주목되지 않고 모든 예술가들을 존중하고 주목하는 축제를 열고자 했다. 축제를 즐기는 동안 예술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4일부터는 온라인 페스티벌으로 31일까지 축제가 계속된다. 아직은 ‘온라인페스티벌’이라는 말이 낯설긴 하지만, 설 자리가 더 사라진 독립예술가들에게 해당 축제의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더하여, 접근성이 쉬워지며 관객들이 오히려 더 쉽고 새로운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싶다.

 

프린지페스티벌의 이번 시도를 응원한다.

  

 

[진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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