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개인의 취향이 계급으로 환산될 수 있을까 [문화 전반]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글 입력 2020.08.23 01: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는 한 사람의 취향이 친숙한 사회 집단의 습속, 습성에 의한 영향을 받으며 생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아비투스(Habitus)'라고 일컫는다.

 

쉽게 말하자면, 부유한 집안의 자재는 유년시절부터 자연스레 접해온 고급예술에 의해 개인의 취향을 형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취향은 클래식 음악 감상과 미술 작품 감상 등으로, 개인의 교육과 계급 수준을 구별짓는 잣대로 나아갈 수 있다. 즉, 취향이 계급이 될 수 있다는 논리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군가는 고급의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을 물려받아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형성해가며 계급을 굳혀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만한 문화예술을 누릴 형편이 되지 않아 '문화'의 '문'자도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계급 대물림과 함께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며, 또 무한 파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프2.jpg

 

 

하지만, 피에르 부르디외의 주장이 2020 현재에도 유효성을 띠고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어떠한 것을 두고 진정한 예술이며 고급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그 기준은 무엇이며, 또 누가 정의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클래식 음악, 발레 등 과거 상류층만의 특권과 같았던 예술이 현재 사회에서도 고급문화로써 작용될 수 있을까.

 

이를 둘러싼 수많은 학자들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자유를 추구하는 사회와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재탄생시키고, 또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급문화로 분류되었던 클래식 음악을 OST로 사용한 애니메이션은 클래식 음악과 합성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중문화의 자격을 잃게 되진 않을 것이며, 반대로 해당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전부 상류층으로 치부시킬 수도 없을 것이다.

 

문화의 세계에 자유성이 첨가되었다고 해서 현시대의 계급층이 소멸하였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계급의 차등과 관계없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시대 속에서 개인마다 불균등하게 주어진 '문화자본'으로 인해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차별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구2.png

 

 

개인의 취향을 계급으로 환산해본다면, 어떠한 결과와 분포도를 발견해낼 수 있을까.

 

나의 취향을 정보화하여 계급으로 환산한다면, 상류층과 하류층의 선호도가 뒤섞여 분포되어 있다는 이유로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할 것이다. 현대인들은 취향의 폭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취향만으로 개인의 계급 수준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보장받는 '취향 존중'의 사회이다. 개인의 취향을 통해 계급 수준을 엿볼 수 있다는 논리는 오히려 사회적 역차별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주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논제 거리라고 생각해요. 단지 필자의 의견이라는 것만 참고하시어, 같이 공부하고 또 의견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트인사이트 명함.jpg

 

 

[송아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