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을 움직이는 공간들 - 더 터치: 머물고 싶은 디자인 [도서]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공간 디자인
글 입력 2020.08.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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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공간을 마주친다. 아침을 맞이하는 집에서 시작해 거리, 학교, 직장, 카페, 식당 등 여러 장소들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상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기에 공간 디자인은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빛, 향기, 소리 등의 특징들이 공감각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그곳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속 그날을 채웠던 순간들을 되새길 때면 필연적으로 자신이 머물렀던 곳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위로해 주는 장소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그 의미를 되새기게끔 해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이 건축을 감각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해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기억하는 공간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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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folk Gallery, Demnark ©normarhitects

 

 

아름다워야 하고 그와 동시에 실용성 있어야 할 것. 실내건축학을 전공하면서 좋은 공간에 대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물론 그런 공간을 실제로 구현한다는 것은 단순히 미적이고 효율성만을 따져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장소들을 참고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다. 가장 오랫동안 기억되고 울림을 주는 장소들은 바로 그곳을 설계한 목적이 얼마나 사람을 향해 있느냐였다.

 

아무리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이라 한들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쉽게 잊혀지게 된다. 이미 한국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반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간들이 있다. 그런 공간의 특징은 바로 머무는 동안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부연한다는 것이다.

 

나에겐 길가면서 우연히 마주한 작은 미술관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카페나 식당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런 공간들이 일상 속 지친 순간에 고마운 도피처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이 바로 좋은 공간의 힘이 아닐까? 자기만의 취향과 감각을 일깨워주는 곳들이 더욱 절실해지는 때다.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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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이뤄진 『더 터치: 머물고 싶은 디자인』은 공간의 미학을 ‘빛, 자연, 물질성, 색, 공동체’라는 5가지 요소로 풀어낸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와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놈 아키텍츠’가 공동 제작한 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축물 25곳을 구석구석 담아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공간을 넘어서 오감을 자극하고 마음에 울림을 전달하는 건축물들을 통해 우리 주변의 공간들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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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rhitects

 

 

책을 펼치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공간의 질감을 표현하는 이미지들과 조화로운 타이포그래피, 감성적인 텍스트까지. 『더 터치』는 잊고 있던 공간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준다. 서울부터 코펜하겐, 바르셀로나, 교토, 밀라노 등 전 세계에 존재하는 건축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경험해볼 수 있다.

 

각자의 장소가 가진 매력과 분위기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그곳에 실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 현대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부터 『건축과 감각』을 쓴 핀란드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까지 디자인의 정수를 파헤치는 책이자 여행기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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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머물더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느긋한 여유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그렇다. 좋은 공간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특유의 울림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장소에 대한 『더 터치』의 결론은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적절한 농도의 빛, 아름다운 자연, 편안한 질감의 물성, 분위기에 맞는 색상과 공동체 개념을 통해 소속감을 부여하는 공간은 결국 실제 그 안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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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ne studio, seoul ©annabel elston

 

 

책에는 킨포크와 놈 아키텍츠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레지던스, 레스토랑, 학교, 박물관, 상업 공간까지 그들만의 디자인 철학으로 포착한 공간들을 그려낸다. 한국의 공간으로는 서울 청담의 아크네 스튜디오와 경복궁 옆 아름지기 재단이 소개되었다.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은 낯설더라도 친숙한 기시감을 주고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전달한다.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외형이나 소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을 만족시키는 공간을 고려하고 느끼는 것은 우리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기본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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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home with Kinfolk ©Kinfolk

 

 

세계적인 건축가 노만 포스터는 "좋은 디자인이란 시각적으로만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감각과 이어진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건축과 연결되는 방안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진정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리고 가장 자기다워질 수 있는 장소들을 사랑한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존재하는 곳들을 향유하다 보면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예술서 『더 터치』를 통해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을 꿈꿔보길 바란다. 좋은 건축물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결국 디자인의 본질은 인간다움으로 향하는 방법이자 삶을 담는 그릇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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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터치
- 머물고 싶은 디자인 -

 
원제
The Touch
- Spaces Designed for the Senses

지은이
킨포크, 놈 아키텍츠
 
옮긴이 : 박여진

출판사 : 윌북

분야
건축, 디자인, 사진

규격
210*288mm

쪽 수 : 288쪽

발행일
2020년 06월 30일

정가 : 29,800원

ISBN
979-11-5581-282-2 (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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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소개
 
 
킨포크KINFOLK - 미국 포틀랜드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잡지와 책을 출간한다. 빠름과 복잡함보다 느리고 단순한 삶의 방식을 지향한다.
 
놈 아키텍츠NORM ARCHITECTS -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건축과 디자인, 인테리어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디자인 스튜디오. 미니멀리즘과 실용성을 결합하는, 시대를 초월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유행과 기술보다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을 지향한다.
 
박여진 - 주중에는 파주 '번역인' 작업실에서 번역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다닌다. 지은 책으로는 《토닥토닥, 숲길》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너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위대한 모험가들》, 《음식의 말》, 《알바는 100살》 외 수십 권이 있다.
 
 
[김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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