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전미술이 가지고 있는 해석의 미학 - 1일 1미술 1교양 [도서]

알아야 보이는 미술도 분명히 있다
글 입력 2020.08.0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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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미술은 대충 현대와 고전으로 나누면 그만이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고, 고정적으로 하는 일이 생기다 보니 내가 특정 분야를 맨 처음부터 배워야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는 학생 때에도 세계사를 배운 적이 없었다(‘서양사’라고 일컫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 - ‘처음’만나는 ‘서양’미술사 – 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아리송해졌다.

 

내 기억으론 제일 처음 좋아했던 화가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였지만, 다른 문화권인 이름 탓에 항상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그린 사람!”이라고 불렀다. 광범위했던 서양 미술사에 그림을 더 찾아보는 것 외에는 지레 겁먹고 차마 더 이상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진주귀걸이소녀를 처음 본지 15년이 넘어가는 지금 즈음에 더 자신있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우연히도 목차에서 발견한 화가의 이름을 보았을 때 희열감이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jpg
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5).

 

 
큼지막한 글씨도 오랜만이라서 더 내가 서양미술사에 발을 확실히 들이는 것이 ‘처음’이라고 확 다가왔다. 다행히 고등학교는 졸업해서인지 그리스로마시대 인물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완전히 생소하지도 않았다.
 
이 책은 나를 혼내지 않았다. 최근 인강이나, 유튜브나, 또는 에세이를 통해 내 돈 주고 혼나는 것에 지쳐있었다. 대화하듯 어르고 달래는 친절한 말투로 꼬박꼬박 복습까지 시켜주었다. 보통 책에서는 같은 작품이 여러번 언급되는 경우, ‘n쪽 참고’라고 언급하고 넘어가기 마련이다. 독자들도 경제적인 지면 활용도를 위해 이해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초보자고, 그렇게 몇 페이지를 널뛰기 했다가는 3챕터 정도 뒤적거리다가 의지를 내던질 판이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도 그림 하나는 머릿속에 남을 것이라는 안심이 들었다. 한 작품을 필요하다면 여러번 실었다는 점이 ‘진정한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아닐까?
 
현대미술로 접어들어오면서 기법은 심오해졌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면서 유명한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뒤샹의 ‘샘’이라는 ‘변기’ 설피 미술이다. 이 시점으로 인해 미술을 해석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고리타분하고, 틀에 박힌 사람이라는 역발상도 생겨났다. 그리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저자는 책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고전미술은 해석하는법이 정해져있다.”고. 종교, 자본, 계급, 등의 제한에서 벗어난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생계의 유지에 급급해서 자율성을 잃었다는 부분이 현재의 나로써는 납득하기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든 것이 발전해온 속도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기 힘든 시대이나, 한 가지의 기법이 몇천년을 지배했던 시대이다.
 
 
Jean_Honore_Fragonard_-_Jupiter_disguised_as_Diana_tries_to_seduce_Callisto_c1753_-_(MeisterDrucke-100695).jpg
Jean Honore Fragonard

 

 
고대 가톨릭 또는 고대 로마 그리스가 오래도록 정신적 지배를 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예술은 낭만주의에 와서야 제약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다 정형화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즉, 독수리가 제우스를 의미하듯이, 가시관이 예수를 뜻하듯이, 장미가 구애를 나타내듯이 대부분의 것이 메타포를 포함하고 있고, 이는 해석의 미술이라는 관점에 동의하는 바이다.
 
또한 고전과 다르려고 노력하는 현대 미술 역시, 부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현대미술만 접하겠다고 하여, 미술사를 조금은 우선순위의 뒷 부분에 두었던 나의 태도를 바꿔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들이 가볍게 설명하면서도, 역사 안에 가치관이 무조건적으로 포함되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본인의 가치관과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고루 녹여낸 저자의 덕이다.
 
핀터레스트에서 괜찮은 그림들을 저장해놓으면서도 미술관에 갈 때마다 전공자 친구 한 명 끼고서 설명해달라고 조르고 한 귀로 흘려보냈던 나에게 바쁜 요즈음에도 가볍게 소화할 수 있던 [1일 1미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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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미술 1교양
- 원시미술 ~ 낭만주의 -


지은이 : 서정욱

출판사 : 큐리어스(Qrious)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52*210

쪽 수 : 328쪽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정가 : 15,800원

ISBN
979-11-6165-957-2 (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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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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