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루 5분, 교양을 쌓기에 충분한 시간 - 1일 1미술 1교양

글 입력 2020.08.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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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주는 힘


 

학사시절 프랑스어권 예술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우리과 전공 수업도, 교양 수업도 아닌 프랑스어문학과의 4학년 전공 수업을 듣게 되어서 프랑스어문학과 학생들 사이에서 홀로 수강했던 매주 목요일 오후가 가끔 기억난다. 외로운 수업이었지만 온전히 예술을 탐구하는 시간이 흥미로웠고, 아직도 그때 배웠던 프랑스어권 예술의 용어들은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어렸을 때 미술 시간에서 배웠던 미술 작품들은 대여섯 번이나 작품 이름과 작가의 이름을 외워도 며칠만 지나면 까먹기 일쑤였는데, 프랑스 예술 수업에서 배웠던 아티스트의 이름이나 예술 양식 등의 이름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오롯이 기억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물론 그때는 예술과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시기였고 책가방 안에 들어있던 미술책이 두꺼워서 짜증만 부리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술경영을 전공하며 배우게 되는 미술에 대해 조금 더 진중한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초적인 관심 자체를 가지지 못했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미술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접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한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식임과 동시에 내적 성장의 발판으로서도 작용한다. 우리가 열광하는 모든 것에는 다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며, 이야기를 청자의 머릿속에 집어넣고 보관하는 것은 화자의 센스에 달려있다고 줄곧 생각해 왔다.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서 이야기는 완전히 성격이 바뀌어버린다는 것이다.

 

일타 강사니, 1위 가수니 하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것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인정받았기에 그렇게 불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학교에서 진행했던 미술 수업은 실습 위주로 진행되었기에 그림을 못 그리는 나는 미술에 흥미를 느낄 일이 전혀 없었고,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미술을 등한시했었다. 그런데 시대와 배경을 이해한 채 작품을 바라보니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는 거다. 마치 구전 설화를 듣는 느낌과도 같달까.


 

 

읽는 큐레이팅의 즐거움


 

하루에 1챕터씩 읽어 총 50일 동안 50개의 챕터를 읽을 수 있도록 엮어놓은 이 책은 원시미술부터 낭만주의까지 설명한 1권과 사실주의부터 20세기 미술을 엮은 2권 총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총 100일간의 서양미술사 수업을 듣게 되는 것이다. <1일 1미술 1교양>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미술사 자체를 다루며, 대화조로 전달되는 말들이 마치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화자는 책 속에서 나를 작품으로 인도하는 큐레이터다. 로마가 기독교를 정식 종교로 공인한 이래로 서양에서는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종교적 작품이 제작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추가로 해당 도서는 비잔틴 제국의 기독교 미술 작품과 르네상스 시대의 기독교 미술 작품에는 어떤 화풍적 차이가 있는 것인지, 고딕 성당은 왜 하늘을 찌르듯이 높기만 한 것인지를 세세하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스토리를 알기 전 감상하는 예술은 그저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졌으나 스토리를 알고 난 후 예술을 감상하니 심미적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언제 만들었는지, 또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한 번쯤 스치듯이 본 작품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아는 작품을 만난 것도 반갑지만 그에 얽힌 스토리는 더욱더 흥미롭다. 나는 특히 프랑스 수업을 수강했을 때 가장 먼저 배웠었던 신고전주의 양식과 대표적인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을 보았을 때 가장 반가움을 느꼈고, 수업에서는 알지 못했던 다비드가 작품을 제작했을 시기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자체로도 흥미를 느꼈다.

 

그럴 뿐만 아니라 클림트의 <유디트>나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등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보았거나 광고를 통해 접해봤을 그림들을 소개해 주며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도와준다.

 

읽는 큐레이팅의 즐거움은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보자는 이 책의 소박한 목표와는 달리 뒤 내용이 더욱 궁금해져 뒷장을 손가락에 끼고 앞 장의 내용을 유심히 읽어보게 한다. 책을 채워주는 작품들을 먼저 한 번 쓱 훑어보고, 저자의 설명을 읽은 뒤 다시 한번 작품을 감상하면 눈에 보이는 포인트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사소한 깨달음이 하루 5분, 하나의 챕터씩, 50일 동안 지속한다면 이 책을 덮고 난 후의 당신과 나는 조금 더 견고한 예술관을 갖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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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미술 1교양
- 원시미술 ~ 낭만주의 -


지은이 : 서정욱

출판사 : 큐리어스(Qrious)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52*210

쪽 수 : 328쪽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정가 : 15,800원

ISBN
979-11-6165-957-2 (04600)

 


저자 소개


  
서정욱
 
2008년 서정욱갤러리를 시작하여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하였고, 다수의 잡지와 신문에 미술 칼럼을 기고했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이 미술을 어렵고 멀게 생각한다고 느껴 2009년 '서정욱 미술토크'를 조선일보에 연재했고, 서울시 인터넷방송, 애플리케이션, 팟캐스트를 거쳐 지금은 YouTube와 Naver TV에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미술이 많은 사람의 삶에 함께하길 바라며, 미술을 쉽게 알리는 일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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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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