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후기 인상파의 돌연변이, 툴루즈 로트렉 [전시]

글 입력 2020.07.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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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가에는 모네, 마네, 고흐 정도가 있다. 아카데미와 살롱의 흐름에 맞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독특한 색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인상파 화가들의 특징이다.

 

어느 언론에서 인상파 화가들이 자신의 눈에 비친 색으로 사물을 표현한 것을 보며 ‘저들의 그림을 보고 나면 인상만 남는다’고 비꼬게 된 것이 오늘날에 ‘인상파’라고 불리게 된 계기라는 것도 잘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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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상주의 사조에 속하지만,

전혀 다른 화풍을 가진

마네의 작품과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

 

 

툴루즈 로트렉은 어떤 미술 사조에 속하느냐고 물으면, 후기 인상파라고 대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상파의 다른 화가들만큼 그의 이름이 익숙지 않은 이유는, 그가 시기적으로만 인상파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인상주의 작품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어쩌면 인상파 작가보다 현대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 업적을 남겼다.

 

6월 6일부터 9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툴루즈 로트렉 앵콜전에서는 툴루즈 로트렉이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기 전의 드로잉부터, 그가 명성을 얻게 해준 포스터와 석판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생애를 총망라하는 원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에서 전시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툴루즈 로트렉 전은 지난해 많은 관객을 만났던 한국을 다시금 찾았다.

 

툴루즈 로트렉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그의 병에 관한 이야기다. 툴루즈 로트렉은 사촌지간이었던 부모님 사이에서 뼈에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났다. 여기에 후천적인 사고로 인해 상체는 성인처럼 자라지만, 하체는 자라지 않는 병을 평생 갖고 살게 되었다. 이 때문에 그의 인생을 슬프고 우울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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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에 측면을 보고 있는 드로잉이

툴루즈 로트렉의 자화상이다.

 

 

일반적인 이들은 자기 고양 편향 때문에 자신을 실제보다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는 이들은 그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신의 실제 모습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 역시도 내면의 우울함의 영향인지,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 역시도 객관적으로 묘사한 편이다.

 

하지만 그의 삶이 마냥 우울했던 것은 아니다. 상류층에 속했기 때문에 수준 높은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마음껏 파리의 밤거리에서 술과 유흥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조적인 농담을 유쾌하게 내뱉고, 댄싱홀 ‘물랭 루즈’의 충성스러운 고객이자 포스터 디자이너로서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일요일 11시경 전시장을 방문하게 되어 도슨트 투어를 할 수 있었는데, 그 덕분에 툴루즈 로트렉의 생애와 그에 따른 작품의 변화에 관해 들을 수 있었다. 툴루즈 로트렉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술 교육을 받기 시작했지만,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로 훌륭한 스승을 만나 재능을 꽃피우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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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드로잉처럼 보이는

툴루즈 로트렉의 석판화

 

 

그는 석판화의 대가로도 유명했는데, 이는 보통 단색으로 그려지는 석판화를 여러 색상을 사용해 마치 채색된 그림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색이 칠해져야 하는 위치를 계획해 각각 다른 석판에 색을 입혀 여러 차례 찍어낸 것이 그 방법이었다. 전시에서는 석판화 기법으로 그가 그린 재치있는 잡지의 표지 그림과 삽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석판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양각과 음각을 이용한 목판, 활자인쇄 등과 달리 물과 기름의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다른 기법보다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 실제로 일부 관람객이 드로잉만 전시한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는데, 이는 툴루즈 로트렉의 석판화 표현이 스케치만큼 정교하여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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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의 포스터 속 주인공으로는 제인 아브릴, 이베트 길베르, 아리스티드 브뤼앙 등 당대 파리에서 활약했던 가수와 댄서가 있다.

 

포스터를 보면 인물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처럼 툴루즈 로트렉은 당대 유행했던 화려한 포스터를 그리려 하기보다, 공연의 주제와 주인공이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되도록 불필요한 요소는 최소화해 그렸다.

 

그의 작품을 보며 시대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적인 안목의 중요성을 느꼈다. 당대 예술가들은 그의 포스터를 싫어했지만, 대중들은 열광하며 거리의 포스터를 떼어 수집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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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10대에 그렸던 말 드로잉과, 정신 병원에서 그렸던 말 그림들을 한 가지 부문에서 모아 볼 수 있다.

 

10살이나 차이가 나는 빈센트 반 고흐와 자주 술을 마셨던 툴루즈 로트렉은 결국 알콜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병원에서도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말을 스케치했는데, 이 그림을 본 의사는 그가 제정신이 아닐 리 없다며 그를 퇴원시킨다. 이에 그는 자신이 ‘연필로 자유를 샀다’고 말한다.

예술과 예술가의 삶, 그리고 시대의 흐름은 분명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은 그의 삶과 후기 인상주의라는 사조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가 그린 포스터는 모던 디자인의 개념을 정립했고, 그의 손에서는 다양한 아이콘들이 탄생했다. 많은 이들이 생동감 넘치는 툴루즈 로트렉의 원화 전시에서 영감과 힘을 얻었으면 한다.

 

 

[김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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