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 혹은 쾌락 -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영화]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리뷰
글 입력 2020.07.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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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7월 대개봉

 

영화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는 상처 입은 영혼의 보스와 묵묵히 그를 지키는 경호원 부하, 자꾸만 서로에게 끌리는 진심을 감춘 두 남자의 엇갈린 감정과 흔들리는 마음을 그린 마성의 러브 스토리이다. 150만 부 판매기록을 가진 초특급 인기 시리즈이자 국내에서도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작품의 첫 극장판으로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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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극장가의 침체기는 여전히 쉽게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 관람을 가보아도 마치 극장을 전세 낸 듯 고작 서너 명의 관객과 함께했을 뿐. 아무리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되었다 해도 ‘다함께’ 본다는 영화의 전통이 선사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한 지 오래된 나날 속, 시사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근 한 달 만에 다시 영화 시사회를 신청한 까닭은 종강을 맞이한 심리적 해방감과 물리적 가까움도 한 몫 했지만, 접해보지 못한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마음이 동하면 일단 저지르고 봐야 하는지라, 겁도 없이 덜컥 신청해버렸다. 그리고 당일, 영화를 보던 중과 끝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말 솔직히 말해서 ‘혼자 봐서 다행이다’라는 것이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을 장르적 취향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나와 내 주변인들은 대충 들어맞는다고 여긴다. 그만큼 나와 주변인들은 디즈니와 픽사 등 미국 애니메이션은 즐겨 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본 적도 없다. 본 것도 기껏해야 아이들용 전체 연령가 애니메이션이 전부였으니, ‘어른용’ 애니에 관해서는 알았을 리가 없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컬쳐 쇼크’로 다가왔다. 아마 주변인들 중 누구를 데려갔어도 나와 비슷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서로 민망함에 얼굴을 붉히지나 않았으면 다행일까. 그 탓에 내 리뷰는 영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가 되지는 못함을 미리 고백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 정도로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이 영화나 원작 팬이 계시다면, 잘 알지도 못하고 작성하는 감상문에 혹여 불쾌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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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사설이 길어진 리뷰는 처음인 듯하다.

그만큼 내게는 어려운 영화였다.

 

 

메인 주인공은 상당히 가학적인 성적 쾌락을 즐기는 보스 ‘야시로’와 우직하고 덤덤하지만 발기불능인 부하 ‘도메키’ 두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조폭 설정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잘못하면 범죄를 미화할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지만, 여기서는 차치하기로 한다.)

 

만약 단순히 두 사람의 극단적인 사랑 이야기가 전부였다면 그저 그런 흔한 BL 스토리로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가치 판단과는 별개로 그들에게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 또한 성폭행을 당했거나 목격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양아버지에게 가학적인 성폭행을 당했던 야시로는 어른이 된 후, 본인이 스스로 그 쾌락을 찾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트라우마를 표출한다. 반면 양여동생이 자신의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도메키는, 본인이 성관계를 맺지 못하는 불능이 되어버리는 것으로 트라우마를 억눌렀다. 두 사람이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은 완전히 정반대지만, 두 가지 다 건강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쯤은 모두가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렸던 이유는 각자가 지닌 아픔을 알아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도메키는 주저 없이 야시로에게 ‘아름답다’고 말했고, “제가 안아주실 원하십니까?”라며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반면 야시로는 “아니, 넌 너무 다정한 섹스를 할 것 같아서 싫어.”라며 거절한다. 늘 먼저 육체를 탐했던 사람은 야시로인지만, 정작 진정한 관계를 먼저 깨달았던 사람은 도메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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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야시로는 혼수상태에 빠진 채 한 가지 기억을 떠올린다. 감추고 싶었던, 그래서 희미했던 기억. 생애 단 한 번,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펑펑 울었던 고교 시절의 기억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고독을 알았다.

그것이 남자라는 절망도 알았다.

 

나는 이미 충분히 알았다.

 

 

그는 정말로 충분히 알았을까. 그가 도메키에게 원한 건 ‘사랑’이 맞았을까. (그 후의 원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든 쾌락이든, 두 사람은 단순히 한 단어로만 정의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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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담기에는 복잡한 감정 서사가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평가와는 별개로, 한국에서 상영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일 것이다. 원체 장르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고, 그만큼 나 같은 ‘머글’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지만 다양성을 위한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연을 맺었으니, 2편이 나온다면 얼마든지 보러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음악이 참 좋았다.

이왕이면 엔딩곡까지 끝까지 듣는 것을 추천한다.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The Clouds gather)

 

 

원작 : 요네다 코우

 

장르 : 애니메이션

 

개봉 : 2020년 7월 16일

 

상영시간 : 85분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마키타 카오리

 

각본 : 세코 히로시

 

수입 : 엘론㈜

 

제공/배급 : ㈜팝엔터테인먼트


 

STORY


사람을 좋아하는 고독을 알았다 

그것이 ‘남자’라는 절망도 알았다


도신회의 간부이자 신세이 흥업의 사장인 M 취향의 ‘야시로’

묵묵히 그의 곁을 지키는 전직 경찰 출신의 경호원 ‘도메키’

점차 서로가 끌리게 되면서 운명에 농락당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건 ‘사랑’인가?

금기의 영역이 드디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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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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