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피노키오들'에 매료되다 - My Dear 피노키오展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피노키오는?
글 입력 2020.07.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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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화 <피노키오>

 

 

내 어린 시절 속 피노키오는 하나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깃털이 하나 달린 노란 모자를 쓰고 빨간색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 디즈니 영화 <피노키오>를 통해 접했던 모습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나는 그 모습이 ‘최초이자 유일한’ 피노키오의 모습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래서 My Dear 피노키오전은 내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디즈니의 피노키오가 ‘최초’의 피노키오도 아니고, ‘유일한’ 피노키오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시에 따르면, 피노키오의 아버지는 디즈니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자 그의 필명인 콜로디 로렌치니로 알려진 ‘카를로 로렌치니’다. 어린이 신문의 편집장을 맡았던 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는 매주 신문에 <피노키오의 모험>이라는 동화를 연재했고, 이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피노키오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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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의 신문 연재

 

 

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의 동화 속 피노키오는 디즈니 영화에 그려지는 피노키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디즈니 영화에서의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말을 잘 안 듣는 장난꾸러기 정도로 그려졌다면, 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의 동화 속 피노키오는 디즈니의 피노키오보다 더 과격하고 사고를 많이 쳤던 캐릭터로 묘사되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도 동화답지 않은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즈니의 피노키오 이야기조차 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의 동화에 대한 수많은 해석 중의 하나인 셈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디즈니 피노키오와는 또 다르게 카를로(콜로디) 로렌치니의 작품을 해석한다. 나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들에 빠져 도슨트를 듣기도 하고, 멍하니 작품 앞에 서서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피노키오와 함께 보냈다. 그 결과 ‘새로운 피노키오들’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흥미로웠던 사실은, 도슨트를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때랑 혼자서 다시 작품을 감상할 때랑‘가장 마음에 드는 피노키오’가 계속 바뀌었다는 점이다. 전시된 피노키오들이 각각 톡톡 튀는 개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며 작품을 접하는지에 따라 그 감상이 시시각각 변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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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and 2005 Roberto Innocenti

Based on the book “The Adventures of Pinocchio” published in 2005 by Creative Editions, an imprint of The Creative Company, Mankato, MN, USA. All rights reserved.

 

 

도슨트를 들으면서 인상 깊게 봤던 피노키오는 이탈리아 작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피노키오였다.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게 왜 피노키오 전시회에 와 있는 그림이지?’라는 생각을 했다. 피노키오와 무관한 도시 풍경을 찍은 사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림인지 사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섬세하게 디테일을 묘사한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 속에서 피노키오를 찾는 것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다. 그래서 그림 속 풍경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피노키오가 동화 속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잠시 착각하게 된다.

 

도슨트를 들으면서 알게 된 작품의 비한인드 스토리는, 로베르토 인노첸티가 피노키오를 그릴 때 ‘연민’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다. 제페토 할아버지에게 조각되어 갑자기 태어나자마자 학교에 갈 나이가 된 피노키오에게 유년기가 없었다는 연민의 감정이다.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본인 역시 유년기가 부재했던 사람으로서, 피노키오에 대한 묘한 동질감과 애정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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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ves Charnay

  

 

혼자서 작품을 관람하면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앞에 서 있게 만들었던 작품은 프랑스 작가 '이브 샤르네'의 피노키오였다. 이브 샤르네의 피노키오는 작은 공간에 조명과 함께 설치되어있는데, 조명의 색이 시시각각 변하는 변하면서 작품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공간의 양옆에는 색 유리 역시 설치되어있는데, 그 색유리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면 또 다른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당시에 이브 샤르네의 작품이 ‘왜’ 좋았는데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 작품 앞에 한참을 머무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작품이 끌렸던 이유가 작품에 ‘나’를 투영시켰기 때문인 것 같다.

 

색 유리는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사회적 시선이다. 어떤 색의 유리를 통해 보는가에 따라 작품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판단하고, 평가하는가에 따라 내가 받는 사회적 시선은 매번 바뀐다. 또한, 끊임없이 바뀌는 색 조명은다양한 사회적 시선에 좋은 모습으로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보여주는 내 노력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

 

My Dear 피노키오전은 피노키오가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캐릭터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시를 관람하며 자신의 ‘최애’ 피노키오를 찾고, 그 과정에서 자신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할 기회를 누리길 추천한다.


수많은 작가가 피노키오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피노키오’를 창조해내고, 내가 ‘새로운 피노키오들’에 매료되어 있던 것처럼, 더 많은 사람이 피노키오의 매력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 글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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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ear 피노키오展
- Pinocchio Art Exhibition -


일자 : 2020.06.26 ~ 2020.10.04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3,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주)아트센터이다
 
후원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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