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의 복수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공연예술]

스위니 토드를 비판한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의미
글 입력 2020.06.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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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행복하게 살아가던 이발사 벤자민 바커. 어느 날 그는 누명을 쓰고 가족과 헤어져 유배된다. 가까스로 탈출해 돌아온 그에게 남은 것은 절망과 그의 면도칼뿐이었고, 그는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인생을 파괴한 터핀 판사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점점 이발소의 손님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살인을 저지르게 되며, 그의 앞길을 방해하는 자나 그를 분노하게 하는 자를 모조리 죽이는 데 이른다.

 


스위니토드_포스터_.jpg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영국의 오랜 괴담을 원작으로 하는, 괴담의 주인공 스위니 토드에게 서사를 입힌 작품이다. 어쩌면 연쇄살인범에게 서사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관객들이 그 캐릭터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할만한 여지를 남기기는커녕, 오히려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Attend' the tale of Sweeney Todd


 

이 작품의 첫 곡 첫 가사는 ‘Attend the tale of Sweeney Todd’다. ‘Attend’라는 말에 ‘참여하다’라는 뜻 외에 ‘주의를 기울이다’라는 의미 또한 있는 것처럼, 이 작품의 연출은 이러한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은 구성으로 작품을 전개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출연진들이 스위니 토드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막이 오르면 등장인물들이 한 명 한 명 스위니 토드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를 하며, 해설자 마냥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이 때 출연진들이 부르는 곡인 ‘The Ballad of Sweeney Todd’는 작품 중간 중간에 끊임없이 등장하며 극 전체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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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구성은 관객들이 더 극에 스며들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 작품은 큰 액자 속 인물들이 작은 액자 속의 스위니 토드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극이다. 그런데 큰 액자를 대표하는 곡이 작은 액자의 이야기를 전개 할 때도 계속 등장한다라.

 

이는 ‘이 이야기가 큰 액자 속의 이야기’임을 환기하며, 관객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고 주인공이 행하는 비윤리적인 정당화를 자각하게 한다. 그의 입장에 완전히 동화되기 보다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면서 주인공의 행보를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하고 이 모습을 오히려 불편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나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이러한 구성 때문에 관객도, 등장인물들도 스위니 토드라는 인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여, 이 캐릭터가 무엇을 잘못하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 오직 스위니 토드 본인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 할 뿐이다.

 

 

스위니토드4.jpg

 

 

스위니 토드는 유배지에서 탈출한 이후 오직 터핀 판사에 대한 복수만을 생각한다. 그는 터핀 판사를 죽이고자 끊임없이 계획하고, 그가 저지르는 살인과 복수가 정의롭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 3자에서 보면, 현재의 그는 그저 안타까운 자신의 복수의 취해 무고한 시민들까지 죽여 버리는, 정말 말 그대로의 ‘이발사 탈을 쓴 악마’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평소 우리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는가?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는가, 아니면 특정 상황에 따라 합리화했는가? 어쩌면 우리도 스위니 토드가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스위니 토드라는 인간을 비판함과 동시에 어쩌면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르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Attend’라는 말 그대로, 그의 삶에 ‘참여시켜’ 그와 같은 실수를 ‘주의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전하는 메세지를 상기시켜며 하루를 곱씹어본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스위니 토드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않도록.

 

 



[문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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