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야구선수로서의 주수인 - '야구소녀' [영화]

글 입력 2020.06.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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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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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소녀’ 주수인은 고등학교 야구부 부원으로,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이다. 하지만 그녀가 고등학교 야구부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큰 이슈였을 정도로 야구를 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사회, 선생님, 그리고 때로는 가족마저 그녀의 꿈을 무시하고 꺾으려 했지만, 그녀는 포기할 줄을 모른다.

 

포기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 포기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될 수 있을 만큼, 아니 한 번쯤은 도전을 해보아야 한다. 시도하지 않으면 후회밖에 남지 않지만, 일단 시도하면 포기하더라도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어렸을 때 연기를 배운 적이 있다. 지금은 그만둔 것에 전혀 후회가 없다. 해봤기 때문에, 그리고 연기라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작업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만둔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야구소녀’ 주수인의 경우에는 꿈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그녀는 아직 그 꿈을 원하고, 사랑하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성공이라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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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의미 있다는 것은 다음 성공을 이루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온전히 실패만 한 사람들을 우리 사회에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그 경우에도 과연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칭찬해줄지 의문이다.

 

주수인이 프로선수 되는 결말도 정말 의미 있는 결말이지만, 실제로 아직 프로 야구선수 중 여자 선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수인이 프로선수가 못 되는 결말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궁금하다.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결과가 나와야 그 과정들도 인정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결과주의적일 때가 많은 사람이다. 누가 더 열심히 하든 그건 상관없다. 도덕적인 방법 내에서라면 결과만 잘 나오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먼발치서 바라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노력하는 저 모습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고. 영화를 보면서 주수인이 결국 프로선수가 되는지, 못 되는지는 점점 나에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응원했다. 그녀의 치열한 삶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여성으로서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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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여성 지휘자에 대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야구소녀' 관람은 내게 큰 두근거림으로 다가왔다.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말하는 일을 하는 것, 어느 여성도 가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 그 외로움이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머뭇거리는 지금 이 순간도 여성들은 도전하고, 발전하고 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찬다. 나도 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에 동기부여를 주는 건 대부분 나와 같은 여성들이다. 나 역시도 다른 여성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여자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선배들이 간 길을 보면 나도 후배들의 길을 조금이나마 밝혀주는, 그리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 혹은, 꼭 최초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여성.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야구선수로서의 주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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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주수인을 그냥 야구선수가 아닌 '여자 야구선수'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나온다. 주수인의 코치가 그녀의 트라이아웃 기회를 부탁했던 사람은 '우리가 야구 선수를 뽑지, 우리가 무슨 서커스단이냐' 라는 말까지 한다.

 

마지막 장면 즈음에서 수인은 말한다. 자신이 여자인 것은 야구선수로서 장점도 단점도 아니라고. 자신의 장점은 볼 회전력이라고.

 

여자인 주수인은 남자 선수들보다 힘이 약하고, 그래서 구속이 느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야구를 잘 할 수 없을 만큼 야구가 쉬운 운동일까?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월등할 것이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이 통할 만큼 이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주수인이 던지는 공이,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그 공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사회가 나의 한계를 결정지으려 할지라도, 나에게 한계란 것은 없다고.

 



 

 

야구소녀
- 꿈을 향해 던지는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 -


감독 : 최윤태
 

주연

이주영, 이준혁, 염혜란

송영규, 곽동연, 주해은

 

장르 : 드라마

개봉
2020년 06월

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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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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