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신익과 심포니 송 - 프랑스 로맨틱 음악의 향연 [공연]

글 입력 2020.06.0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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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함신익과 심포니 송 마스터즈 시리즈 2'의 '프랑스 포맨틱 음악의 향연' 연주회에 다녀 왔다.


프로그램은 가브리엘 포레의 '파반느 올림바단조, 작품번호 50', '진혼곡 라단조, 작품번호 48', 그리고 카미유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바장조, 작품번호 103'으로 구성되었다. 각 곡에 대한 글과 전체적인 감상을 기록해본다.


 

 

가브리엘 포레 파반느 올림바단조, 작품번호 50



클래식에 대하여 잘 모르고, '가브리엘 포레'라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낯선 음악이 들릴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익숙한 선율이 귀에 들어오며 연주는 시작됐다.


가브리엘 포레는 프랑스 남서부 시골 아리에주 빠리메의 쇠락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찬란했던 귀족 가문으로서의 과거를 동경하고 성공적인 사회적 지위와 귀공자적인 기질을 추구하게 된다.


포레의 50번 곡은 그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지위를 갖추기 시작할 때 작곡한 곡이다. '파반느'라는 장르 이름 중 파반은 '파도바풍 무곡'이라는 뜻으로, 에스파냐어로 파보(Pavo)라고 하는 공작의 우아한 동작을 흉내 낸 곡으로 위엄 있는 모양으로 천천히 춘다.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는 몸짓도 함께 어우러지며 굉장히 격조가 있다는 인상을 받은 곡이었다. 특이한 점은 기품이 있으면서도, 그것이 특별히 새로운 느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일상에 녹아들은 느낌. 앞서 언급하였듯, 찬란했던 귀족 가문으로서의 과거를 동경한 포레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12월1일 롯데콘서트홀 (1417).jpg


 


카미유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 바장조, 작품번호 103  "이집트"



카미유 생상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상처를 달래고자 세계 여행을 시작하였다. 그는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특히 좋아했는데, 이 곡은 1896년 이집트 룩소르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정취와 날들의 기억을 피아노 협주곡 형태로 그려낸 곡이다.


이 곡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연주를 함께 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굉장히 활기차고 폭발적인 연주가 돋보이는 연주자였다.


1악장은 Allegro animato, 즉 빠르고 생기있게 진행 된다. 뱃고동 소리로 시작되는 악장은 출렁이는 파도와 부서지는 물결을 아름답게 표현하여 항해의 느낌을 살렸다.


2악장 Andente에서는 아라비안 음계에 더한 리듬이 매우 활발했다. 나일강의 개구리와 귀뚜라미를 묘사한 부분이 생동감 넘치고 재미 있었다. 시골에 갔을 때 들리는 소리처럼, 귀를 기울여 그 소리들을 들었다.


3악장 Molto allegro는 더욱 빠르게 연주되었다. 정말 배의 엔진이 돌고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듯 신나고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 찬 연주였다.


마지막으로 피아니스트 박종해의 에너지 넘치는 독주 앵콜곡까지. 1부는 그렇게 화려하게 마무리 되었다.

 

 

연주사진 (123).jpg

 



가브리엘 포레 진혼곡 라단조, 작품번호 48



인터미션 후 이어지는 곡에서는 국립합창단, 소프라노 양지영, 바리톤 공병우가 함께 했다.


레퀴엠, 즉 진혼곡은 주로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 그 극복과 구원을 위한 간청, 자비, 망자의 위로 등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가르비엘 포레의 진혼곡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평온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곡이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보다는 마침내 되찾게 되는 안식과 평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죽음 앞에서조차 초연하고 존엄한 태도. 그것은 포레가 귀족으로서의 품격, 선민적인 우월감과 고상함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사실이 바탕이 된다. 그는 죽음을 영원한 안식, 겸허한 행복으로 받아들여야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가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영광의 왕이여!

구원하소서, 모든 죽은 신실한 영혼들을

저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저 심연의 곳으로부터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렵고 힘든 요즘이다. 사람 간의 소통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포레의 진혼곡을 통해, 이 외롭고 어려운 시기마저도 초연하게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


클래식 음악 연주회를 제대로 감상한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정말 10시간이라도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소리였다.


지휘자 함신익의 카리스마 있고 생동감 넘치는 지휘, 어떤 한 작품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그리고 무대를 더욱 빛내준 음악가들 모두가, 정말 아름다운 시간과 음악을 전해주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 공연도 여러 어려움을 딛고 무대에 올라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레의 진혼곡이 담은 의미처럼, 어려움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준 공연이었다.

 

 

 

송진희.jpg

 




[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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