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신비로운 대륙의 문을 열다 : 아케인리버 OST [게임]

글 입력 2020.06.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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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리버’는 메이플 월드, 그란디스, 프렌즈 월드 등 다양한 세계가 융합된 대륙이다. 아케인 리버 ‘소멸의 여로’에선 기억을 잃어버린 인물이 기억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츄츄 아일랜드’에선 아기자기한 몬스터들의 귀여운 소동이, 꿈의 도시 ‘레헬른’에선 영원한 축제가 펼쳐진다. 개성이 강한 지역과 함께,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이 유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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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01. 망각의 호수 [The Lake of Oblivion]

02. 안식의 동굴 [The Cave of Peace]

03. 소멸의 화염지대 [Volcanic Mountain]

04. 탐험! 츄츄 아일랜드 [Expedition to ChewChew Island]

05. Welcome to ChewChew

06. 꿈의 도시 레헬른 [Lacheln, The City of Dreams]

07. 흩어진 시간 [Shattered Time]

08. 몽환의 숲 [Phantasmal Woods]

09. 꿈의 파편 [Dream Fragments]

 

 


소멸의 여로


 

‘소멸의 여로’는 망각을 주제로 한 지역으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다. 새벽하늘엔 오로라가 반짝이며, 땅에선 헤네시스의 동상과 버섯모양 집, 판테온의 신전, 프렌즈 월드 버스정류장 등의 건물이 뒤죽박죽 땅에 박혀 소멸되고 있다. 흐르는 강을 따라가다 보면 망각의 호수, 화염 지대의 절벽, 안식의 동굴로 이어진다.

 

 


 


아케인리버에 첫 입성과 함께 마주한 음악은 쓸쓸하고 우울한 분위기로, 안타까운 카오의 상황에 잘 어울린다. 도입부의 플룻에서 가장 큰 에너지가 실리는데, 도입부를 들을 때마다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인게임에서, 음악만 들을 때도 괜히 긴장하게 된다. 다른 악기의 소리와 비교되어 플룻이 날카롭게 느껴진다. 음악은 강에 물이 흐르는 것처럼 부드럽게 진행된다. 잔잔한 강을 건너는 상상을 하게 된다. 심연 속으로 기억이 소멸되어 느끼는 허망함과 우울,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심연에 비친 모습만 바라보기만 하는 카오의 모습이 떠오른다.

 

‘소멸의 여로’에선 시간의 신전에서 만난 카오의 기억을 되찾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억을 찾고자 기억의 나무에 손을 댄 카오, 그 탓에 나무에 걸려있던 기억들이 모두 사라져버린다. 기억이 사라지자, 마을 사람들은 실의에 빠져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마을 촌장은 나무에 걸려있던 기억을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하며, 흩어진 감정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플레이어는 여러 감정을 나무에 다시 걸어 마을 사람들의 기억을 되찾아 준다. 그러나, 기억의 나무엔 카오의 기억은 없었다. 촌장은 기억을 볼 수 있는 샘물이 있다고 말해준다.

 

 


 


망각의 호수를 건너 거대한 절벽을 올라 화염의 소멸지대에 도착한다. 절벽 사이에 만들어진 푸른 다리를 건너려고 하지만, 어떤 이가 위험하다며 플레이어 일행을 막는다. 그의 이름은 리노, 다리는 푸른 불꽃이 만들어낸 신기루이며 육체가 불꽃에 닿는 순간 소멸해 버린다고 경고한다. 절벽을 건너기 위해선 화염 새를 타야 한다. 화염 새를 길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를 모아 달라고 한다.

 

소멸의 화염지대 음악은 망각의 호수와 다른 느낌으로 몽환적이고 신비롭다. 여러 악기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공간을 설명하는 사운드 디자인적 요소가 돋보인다. 피아노의 변주, 강약 조절과 스트링의 울림 등을 통해 타오르는 불꽃, 닿으면 사라지는 육체, 소멸과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표현했다.

 

*

 

화염새를 타고 기억을 비추는 샘에서 기억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서 카오는 ‘같은 영혼이 둘씩이나 존재해선 안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곤 플레이어와 리노를 공격한다. 카오의 공격에 플레이어와 리노는 ‘안식의 동굴’로 떨어진다. 동굴 밖으로 나가기 위해 갈림길을 막고 있는 슬로우를 녹여야 하기에 용해제를 구해달라고 리노는 말한다. 동굴 안은 똑같은 길이 이어져 있어 구분하기도 어렵다. 용해제를 가져다주면서 길을 여러 번 잃어버렸다. 동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끝나지 않을 길을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

 

 


 

 

음악도 동굴 속 길처럼 똑같은 멜로디가 반복된다. 모든 사운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겹도록 반복된다. 특히, 물을 머금은 듯한 멜로디의 음색, 너무 투명해지지 않게 잡아주는 EP 사운드가 동굴을 가로지르는 물방울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힘 있는 움직임이 아닌, 잔잔한 강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반복되는 퀘스트를 깨다 보면 동굴의 끝에 도달한다. 갑자기 카오가 앞을 막아선다. 그는 자신이 미래에서 온 플레이어라고 한다. 검은 마법사에 대항하려 했지만, 리노에게 속아 아르마에게 힘을 모두 빼앗기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다시는 리노에게 속지 않기 위해 과거로 돌아와 자신에게 알리려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과정에서 기억을 잃어 시간의 신전에서 방황하게 되었다.

 

카오는 플레이어를 지키려 대신 아르마의 공격을 받는다. 아르마를 물리친 플레이어는 동굴을 탈출하지만, 아르마의 공격을 받은 카오는 소멸 직전에 놓인다. 소멸하기 전 카오는 플레이어에게 여정에 대한 말을 전하고,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 아케인리버 제 1지역 ‘소멸의 여로’는 카오의 여정을 뜻했다.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은 육체의 소멸을 딛고 만들어졌다. 비록 미래에서 온 플레이어 카오는 소멸했지만, 그로 인해 운명의 축은 틀어졌고, 카오와 플레이어는 전혀 다른 운명을 갖게 되었다.

 

 

 

츄츄 아일랜드


 

 


소멸의 여로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지역인 ‘츄츄 아일랜드’로 갈 수 있다. 츄츄 아일랜드는 아케인 지역에서 유일하게 밝은 분위기를 나타낸다. 아케인리버 다른 지역은 어둡고 음울한 배경, 스토리를 다루는 대신, 츄츄 아일랜드에선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캐릭터가 주는 귀여움과 햇살, 강이 주는 청량함이 물씬 느껴진다. 그만큼 음악도 아기자기한 동요 같다. 경쾌한 기타 소리와 통통 튀는 실로폰 소리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그리고 ‘츄츄’라고 조그맣게 들리는 목소리를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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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류지대를 지나고 츄츄 빌리지에 도착하면 음악이 반겨준다. 강으로 둘러쌓인 마을, 여기저기서 물을 내뿜는 분수가 있는 마을답게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드는 음악이다. 날치를 타고 이리저리 헤엄치는 플레이어를 볼 수 있다.

 



 

 

 

꿈의 도시 레헬른



다음 지역은 꿈의 도시 레헬른이다. 군단장 ‘루시드’가 만든 세계로, 축제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꿈속이다. 레헬른에선 모든 사람들이 화려한 불빛과 오르골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끝나지 않을 축제를 즐긴다. 이 꿈에서 깨어난 것이 발각되면 나비로 변하게 된다.


 


 


도시 전체가 무도회장이 된 것처럼 레헬른의 음악은 화려하고, 웅장하다. 화려하지만 그 속엔 허영심이 숨어 있다. 밑바닥에 쌓인 불안감과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꾸며 놓은 게 느껴진다.


빠른 템포에서 느껴진 익살스러운 웃음은 곡의 후반부에 이르러 불꽃처럼 터진다. 후반부에서 에너지가 극에 달하는데, 욱여넣은 화려함이 인위적으로 느껴진다. 인게임에선 빠른 템포와 비슷한 멜로디의 음악이 쉴 새 없이 반복된다. 꿈에서 깨지 않도록 음악이 끝나고 바로 다시 시작된다. 레헬른에 갇힌 느낌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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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헬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이곳이 루시드가 만든 꿈의 세계임을 확신한다. 마을 사람들을 꿈속에 잡아 놓기 위해 오르골을 틀고, 꿈이란 걸 자각한 자를 나비로 만들어 버리는 세계다. 악몽이 없는 꿈의 세계. 그렇지만, 플레이어가 레헬른의 오르골을 부시면서 사람들은 깨어나고 점점 균열이 생긴다. 마지막 오르골을 깨기 위해 악몽의 시계탑 최상층으로 향한다.


 

 


악몽의 시계탑에선 <흩어진 시간>이 흘러나온다. 레헬른은 불안을 꿈으로 덧칠한 거짓 행복을 만들어내는 반면, 악몽의 시계탑에선 꿈에 균열이 가 곳곳에 숨어있는 불안이 드러나게 된다. 달콤한 꿈을 방해하는 악몽에 동요하듯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시계 초침을 표현해 낮게 깔린 비트는 심장 소리가 빨리 뛰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이리저리 불안하게 움직이는 피아노의 멜로디와 한 건반 건반마다 힘을 담아 꾹꾹 누르며 압박한다. 음악은 도입부와 마지막 부분에서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가 나온다. 초침 소리로 시작해서 초침 소리로 끝나는 음악이다. 인게임에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 공간에 갇혀 시계 소리가 계속 들리는 악몽 속에 있는 것 같다.

 

 

 


최상층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는 루시드를 만나 결전을 벌인다. 루시드 1페이즈에선 몽환의 숲에서 대결이 펼쳐진다. 밝게 빛나는 꽃으로 둘러싸인 몽환의 숲은 꽃향기와 꽃가루로 뒤덮여 있어 배경이 흐릿하게 보인다. 악몽의 꽃에 앉아 플레이어를 상대하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위에서 앉아 온 힘을 쓰지 않고 상대하는 루시드, 루시드의 위력에 플레이어는 압도된다. 아래에서 공격을 피하며 루시드에게 일격을 가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상하의 차이. 루시드는 시종일관 여유로움을 유지한다.

 

음악은 몽환의 숲이 담고 있는 신비로움을 표현한다. 마음을 홀리는 음악은 전투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정신이 몽롱해 가지만, 무언가 이질감이 느껴진다. 조금 빠른 템포에, 밑에서 흔들리는 듯 작게 들리는 비트가 완전히 꿈속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한다. 꿈과 현실 사이 경계로 유저를 이끈다.

 

 



2페이즈에선 루시드의 여유로움은 사라지고 자신의 세계가 무너짐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음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정반대가 되어버린다. 보스 전 음악답게 힘 있고, 빠르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는 곳까지 오게 된다. <흩어진 시간>과는 비슷한 멜로디지만, <꿈의 파편>에서 급박함과 절박함이 크게 느껴진다.

 

<흩어진 시간>에선 불안이 살짝 드러나지만, 세계를 붙잡을 수 있는 힘이 온전하다. 그러나 <꿈의 파편>은 세계가 무너지기 직전 발버둥 치는 모습이 연상된다. 빠른 템포에 휘몰아치는 멜로디는 내면에 내재한 불안과 공포, 허무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결국, 플레이어에 깨져버린 환상을 뒤로하고 루시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띤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플레이어는 마지막 오르골을 부수고 마을 사람들은 꿈에서 해방되었다.

 

**

 

아케인리버는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메이플의 기존 음악과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다.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배경과 음악으로 메이플스토리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게 한다. 확실한 컨셉과 완성도 있는 음악은 메이플스토리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소멸의 여로’,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음악의 ‘츄츄 아일랜드’, ‘레헬른’의 무의식 속 불안을 화려하고 웅장함으로 가린 음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 OST : 아케인리버] 앨범은 배경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난 네코드 뮤직의 장점이 극대화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대륙이라는 설렘에 한층 높아진 유저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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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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