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 잃은 것
글 입력 2020.05.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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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의 이별은
[나는 사랑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심장에 반듯하게 각인시켜 알게 하는
잔인한 경험이었다.
감히 사랑받으려 했다가는
곧장 버려질 것이니
욕심내서는 안 된다는 또렷한 목소리가
내면을 지배했다.
나의 무엇이 이 이별을 초래했지.
그때 그러면 안 됐던 걸까.
내가 놓친 게 뭐지.
따위의 자조적 질문들이 쏟아졌다.
너와의 이별에서 [나]를 잃었다.
너와 관계 맺은 시절의 모든 [나]는 있었어도 없는 사람.
지워야 할 사람.
너와 이별한 그 자리에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덩그러니 서있는 나를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이별의 고통이 무시무시한 까닭은
자아가 뒤틀리고 깨지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들 막아보려 미뤄보려 애쓰는 것일 테지.
잃은 것이 너 하나뿐이라면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 텐데.
[장의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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