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초현실을 경험하는 순간 -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Inside Magritte

글 입력 2020.05.2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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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날아다니는 성을 기억하는가? 집이 날아다니면서 신기한 곳에 도착하는 상상력 넘치는 장면을 통해 작품의 SF적인 면모를 강조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지브리 작품 속 날아다니는 집은 바로 르네 마그리트의 (오른쪽 작품인) <피레네 성>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를 받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스튜디오 지브리 뿐만 아니라 유명 뮤지션의 앨범 재킷, 영화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만약 그림 속으로만, 애니메이션으로만 보던 상상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의 정수인 르네 마그리트 작품을 재해석한 인터렉티브 공간을 통해 관객에게 상상력의 세계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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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전시이기도 하다. 다른 전시들처럼 입장 시 르네 마그리트의 생애와 그의 미술사조별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큐멘터리적인 면이 이 전시의 포인트가 아니다.

 

오히려 독특한 초현실주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전시 기획팀이 어떻게 요리조리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는지가 중요한 전시였다. 그렇기 때문인지 르네 마그리트의 진품을 보여주기보다는 프린트한 후 뒤에 조명을 두어 주요 작품만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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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영상 룸과 체험존의 비중이 매우 큰 전시였다.


미술관의 전시는 더는 시각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각 외 다른 감각들을 모두 일깨워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메인 영상 룸, 미디어룸, 미러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관객에게 새로운 기억을 남긴다.


특히 모든 영상 공간에 거울을 활용하여 마그리트 작품을 여러 각도로 반사함으로써 ‘이상함’을 더욱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미러룸의 경우, 거울 소재의 바닥에 작품을 상하 대칭으로 반사시키면서 작품을 넓게 확장시켰고 오묘한 느낌을 강화했다.


40분 동안 진행되는 ‘메인 영상 룸’에서는 다양한 컨셉의 마그리트의 작품을 분해하고 재해석한 영상 작품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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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영상룸’은 다른 라이트룸과 미러룸과 달리 바닥에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바닥이 거울이었던 다른 특수 공간과 달리 기둥과 의자를 거울로 하여 공간이 수평적으로 막히는 곳 없이 서로 연결되고 뚫려 있는 듯한 착시를 주었다.


벽을 통해 서로 반사되는 영상은 끝나지 않는 무한한 미지의 세계에 있는 듯했다. 특히 위 사진에서 보이는 작품은 단순한 색과 형태를 통해 어지러운 혼란의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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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룸만큼 벽과 바닥의 대칭을 잘 활용한 공간이 있을까?


거울 벽과 바닥을 통해 끝없이 확장되는 작품을 통해 초현실주의 세상에 관객 홀로 서 있다. 특히 <겨울비>를 이용할 때에는 사람이 물속에서 마치 신처럼 나타나는 형상을 주어 더욱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정확한 선으로 보이는 기존 벽과 달리 일렁이는 형태로 비추는 거울 바닥을 통해 직선과 곡선의 대비를 주어 초현실주의적인 공간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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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바로 미디어 룸의 <빛의 제국>이었다.


이 전시에는 <빛의 제국>을 다양하게 해석한 영상들이 특히 많았다. 그중 에릭 사티의 곡과 어우러지는 미디어 룸의 <빛의 제국>은 명상 공간 같았다. 이 공간 속 작품은 한 가정법으로 시작된다.

 

 

만약 내 눈앞에

<빛의 제국> 마을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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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강이 흐른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마을은 아주 쨍한 낮이지만 동시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밤이다.


에릭 사티의 곡과 함께 영상의 강약 조절은 같이 간다. 예를 들어 멜로디가 점점 격해질수록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나뭇잎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멜로디가 차분해질수록 바람은 잦아든다. 청각과 시각의 변화가 같이 감으로써 관객의 마음속에서 조용한 즐거움을 찾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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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르네 마그리트를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전시였다. 무한한 시각적 상상력을 펼쳤던 르네 마그리트처럼 전시 기획팀 또한 기존의 감각을 뛰어넘어 재미를 극대화했던 전시였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미디어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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