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난생처음 킥복싱 -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글 입력 2020.05.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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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킥복싱>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난생처음이라는 말이 많이 낯설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 요즘이다. 도전이라는 말만큼 무모해 보이는 게 또 없고, 지금 당장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가끔은 낯선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사치스럽다는 생각조차 든다.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를 앞세워 당장 하고 싶은 일이더라도 저 먼 미래로 미루게 된다. 언젠가는 하겠지, 언젠가는... 그런 자기 자신과의 약속과 함께. 조금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여기. 씁쓸함은 날리고 도전 욕구를 불태워줄 에세이 시리즈가 시작을 알렸다. 언젠가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시리즈, [난생처음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난생처음 ㅇㅇ”을 먼저 경험하고 그 속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을 다루며, 도전을 미루던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지난 4월, <난생처음 킥복싱>이 세상에 나오며 시리즈의 문을 열었다. 난생처음 킥복싱을 시작한 저자의 경험담이 (킥복싱이라는 이유에서) 낯설고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면에서) 낯익다. 허우적대는 저질체력에서 코치들이 인정한 사람이 되기까지의 1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간의 경험담이 알차게 담겨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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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금방이라도 뻗을 것만 같이 들어 올린 다리가 인상적이다. 손은 또 어떻고. 뻗은 손은 뻗은 손대로 강인해보이고, 가슴 앞에 둔 손은 가슴 앞에 둔대로 든든해 보인다. 킥복싱을 잘 모르지만, 어쩌면 잘 모르기 때문에 호기심이 깃드는 표지다. 그 위에 쓰여 있는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부제가 퍽 가슴에 박힌다. 터프해지려는 그의 경험담이 궁금해진다.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두 가지, 잠 그리고 체력.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요한데, 시간과 의지가 부족해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일상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많은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운동을 시도하더라도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려는 건데.. 시작부터 난관이다. 이러한 상황은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입장벽이 있어 보이는 킥복싱을 택한 것은 다 나름의 기준을 따진 결과였다.


체력을 키워주는 운동이야 많겠지만

킥복싱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좀 과격한 운동을 하고 싶었다.


과연, 킥복싱은 딱 봐도 꽤 과격한 운동이다. 체력은 물론이거니와 근력, 민첩성, 때리고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까지 필요로 한다. 그 말은 즉 어렵고 힘들다는 뜻이다. 과격한 것도 좋지만 너무 투박하고 힘들기만한 운동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책을 읽어나갈수록 킥복싱의 매력에 솔깃하게 된다. ‘그날그날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운동, ‘이렇게 못해도 재미있는데, 잘하게 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설레게 만드는 운동. ‘강해질 수 있다는 걸, 강해져도 된다는 걸 알게’ 해주는 운동. 이런 말에 어떻게 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판 안 해본 새로운 운동을 해보고도 싶었다.
비단 운동만이 아니라 뭐든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 새로운 시작, 첫 경험, 두근거리는 마음.
킥복싱은 그런 작은 시도의 일환이었다.


저자가 생전 처음 해보는 킥복싱이었다는 것도 독자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성인이라는 이름이 무슨 족쇄라도 되는양, 어른이 되고나서는 새로운 걸 배우기 힘들어진다. 시간이 없다며, 여유가 없다며 도전을 포기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새로운 시작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난생처음 해보는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 새로운 배움을 반갑게 맞이할 용기, 지금 당장 시작할 용기. 낯선 운동에 서슴없이 도전한 저자의 용기에 독자도 작은 용기를 내어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매일이 낡아간다고 새로움까지 잃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운동을 하고 싶었다.
…… 나는 강해지고 싶었다.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는 부제에서도 드러난다.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필자는 방어기술을 배운 얘기를 풀어놓으며 이 욕구를 더 자세히 설명한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진다면 조금 덜 두려워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일상적인 공포를 안고 살아야하는 사회다. 그 두려움에서 자유롭고자했던 마음과 노력, 그 의지에 마음이 쓰렸다. 동시에 존경스러웠다. 그 고백을 따라 변화하는 저자의 모습과 태도가.

 


등산을 즐기고, 주짓수와 레슬링으로 체력을 키우고, 달리기로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여성들.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그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무언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사회가 주입한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내가 내 몸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쓰기 시작한 여성들. 보기에 예쁜 몸이 아니라 일상을 힘차게 유지하게 해주는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하는 여성들. 나도 이런 여성들 중 하나가 됐다는 게 기쁘다. -p.119


 

강한. 운동하는. 근육질의. 이 수식어들이 여성 앞에 붙으면, 남성 앞에 붙을 때와 달리 유별난 의미를 가지게 된다. ‘특이한’ 혹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내포하게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 같은 차별이다.


이 편견은 저절로 생긴 게 아니다. 무의식 중에, 어쩌면 의식 중에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다. 필자는 이 편견에 운동으로 맞선다. 대상화를 부수고, 두려움을 짓밟고, 터프해지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생처음 킥복싱>은 건강과 도전을 갈구한 운동 극복기인 동시에, 터프한 인간이 되고자한 한 여성의 운동 기록이다. 꾸준한 노력과 멋진 용기가 책 곳곳에 깃들어있다.


표지 아래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체력이 없어서 체력이 더 안 좋아지는 / 저질체력 도돌이표 극복기”. 이 문구 그대로 이 책은 킥복싱에 뛰어든 한 여성의 체력 단련기다. 하지만 더 자세히 읽어보면, 체력 단련기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름 아닌 ‘작은 시작이 큰 변화로 도약하는 신비’다.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삶을 구축하는, 소소하지만 대단한 경험담. 이 경험담은 독자의 마음까지 흔드는 재주를 가졌다. 난생처음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고픈, 강해지고픈 마음을 끌어낸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까지 안겨준다. ‘언젠가’로 운동을 미루고 있던 당신,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작가 황보름 


미니멀리즘의 세계를 동경하지만 읽을거리, 쓸거리는 언제나 넘쳐나는 텍스트형 인간. 세상을 글로 배우고 글이라는 렌즈로 먼저 살피는 이론파. 하지만 혼자서는 김치냉장고에서 김치통 하나 못 꺼내서 엄마와 협동해야 하는 타고난 저질체력을 극복하고자 몸을 ‘빡세게’ 굴려야만 하는 킥복싱을 시작했다. 힘 하나 없이 흐물거리며 근본 없는 몸부림을 시전하던 때를 지나 이제는 제법 체력이 붙고 동작에 절도가 생겼다. 체력과 근육만 붙은 게 아니라 운동에는 더 재미가 붙었다. 찔끔찔끔 했던 여러 운동을 돌고 돌아 만난 킥복싱이 운명처럼 자신에게 맞춤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휴대전화를 만드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서른 즈음 일찌감치 퇴사하고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읽고 쓰는 와중에 운동도 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불쾌한 곳으로 자신을 데려가지 않기로 결심한지 오래, 체육관은 전혀 불쾌하지 않고 갈수록 유쾌해지니 되도록 오래오래 다닐 생각이다. 다리 찢기와 물구나무서기가 숙원이다. 독서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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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킥복싱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저자 : 황보름


출판사 : 티라미수 더북


분야

에세이 > 한국에세이


펴낸 날

2020년 4월 2일

 

형태

124*188 (무선)

면수

236


13,000원


ISBN

979-11-6057-766-2 (03810)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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