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너와 나의 연결고리, 그건 우리... 감정에 대하여 (1) - 관계

글 입력 2020.05.1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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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첫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너무나도 많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도 있기 때문이다. 희로애락을 토대로 이야기를 넓혀나갈까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다. '감정'이란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고, 순수하게 자가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없다고 말이다.


너와 내가 소통을 하며 공감을 하고 일상을 나눈다. 그렇게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서로가 흥미를 가지고 대화하는 동안 감정도 함께 움직인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말처럼 감정 역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수많은 갈래로 뻗어나간다. 그로 인해 내가 혼자 있는 시간에도 너와의 일을 생각하며 감정을 곱씹는다. 어떤 대화를 했고, 어떤 공감을 했냐에 따라 혼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 결정된다.


언뜻 보면 연인과의 대화를 생각할 수 있다. 표현이 그렇다 뿐이지 '개인'과 '개인'이라는 의미이다. 개인이라는 단어는 딱딱하지 않은가.


혼자 있을 때 드는 감정은 어디에서 파생되었다고 생각하시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혼자 있을 때 드는 생각 또한 누군가와의 소통을 통해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만약 상대와의 대화가 즐거웠다면 긍정적인 감정들이 잔잔히 남아 여운을 남길 것이고, 슬픈 이야기를 했다면 슬픔의 감정이, 분노와 연민을 느꼈다면 그에 맞는 감정이 여운으로 남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생긴 여운이 나의 감정을 형성한다고.


그렇기에 감정에 대한 첫 주제를 관계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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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을 뜻한다.


친구, 연인, 직장 모두에서 적용되는 ‘관계’는 아무런 접점도 없는 개인에게 연결점을 만들어주어 소통하는 ‘관계’를 이루도록 한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는 규칙을 만들어내며 존재 의미를 만들어낸다.


개인이 개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존재를 만든다는 뜻이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연결고리는 소통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각 존재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너지기 쉬운 것이 바로 ‘관계’이다. 억지로 걸어두었던 연결고리는 신뢰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강하게 조인다. 여기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신뢰는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방을 믿는 정도를 10이라 가정하자. 과연 상대방이 느끼는 신뢰의 정도는 10이 될까? 이때 발생하는 괴리감은 ‘우리’를 ‘나’로 돌려놓는다. 쌍방이라 믿었던 신뢰와 애정은 일방통행이었음을 깨달은 순간, 나의 자아는 붕괴한다.


온 마음 다해 낡은 고리를 새 고리로 교체했지만, 결국 내 고리만 새 것이었음을. 그대의 고리는 여전히 낡은 것이었음을. 억지로 이어온 관계는 나만의 발버둥이었음을 깨닫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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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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