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 [도서]

「그럴 때 있으시죠?」를 읽고
글 입력 2020.05.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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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저는 그럴 때 있습니다.
괜히 무섭고, 괜히 불안하고, 괜히 초조하고.
또 ‘아이고, 이거 뭐하고 사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만 이런 건가?’ ‘잘 살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 때 있습니다.


책의 초입부터 나의 마음을 관통한 듯한 문장들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럴 때 있으시죠?”라는 질문에 나의 상황, 감정을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기분이 들어 울컥했다가 “저는 그럴 때 있습니다.”라는 문장에 외로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어 미소가 지어지곤 했다.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부제에 나와 있듯이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잔잔히 풀어낸 책을 읽으며 다정한 위로를 받고, 따뜻한 응원을 받은 부분들을 꺼내 함께 나누고자 한다.

 
 
자기 이유로 사는 것, 자유롭게 사는 것.

 


“아, 내가 독버섯이구나. 난 누군가를 죽이는 존재구나.”
 
어린 독버섯이 슬퍼할 때 곁에 있던 다른 독버섯이 친구의 어깨를 받치며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저건 식탁 위의 이야기고, 인간의 논리야. 넌 내 친구야. 넌 쟤네 먹으라고 태어난 게 아니고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자신이 버섯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논리에 따라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버섯에게 다른 버섯 친구가 와서 버섯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찾아준다.

버섯의 존재 이유에 관해 말하고 있는 위 글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버섯에 ‘나’를 대입하게 된다. 나의 존재 가치를 나에게서 찾지 않고 남의 논리를 기준으로 하여 사는 우리네 모습이 떠오른다. 이러한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관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남들보다 조금만 튀어도 관종이라는 말을 듣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튈 수 있다는 것은 독보적인 개성을 지녔다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개성이 타인의 논리에 의해 부정되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안타깝기만 하다.

친구 버섯이 넌 쟤네 먹으라고 태어난 게 아니고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버섯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며 낙담에 빠져 살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관종이라는 말로 누군가의 개성을 죽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은 이처럼 남의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버섯에게는 버섯의 이유가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이유가 있듯이, 나에게도 나의 이유가 있음을 잊지 말고, 자유롭게 자기 이유로 살아가라는 용기를 주는 글이다.



우리가 모여 만드는 힘

 

 
‘이럴 땐 토끼와 거북이가 서로 손잡고 주최 측에 따져야 합니다. 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경기를 시켰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거북이는 바다에서 헤엄치고 싶고, 토끼는 산에서 뛰어놀고 싶은데 “우리한테 왜 이러냐?”고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열심히 사는데도 계속 뒤처지기만 하는 경쟁을 하고 있다면 언제부터 이런 경쟁이 시작됐는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시키면서 어느 한쪽에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만 하는 건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토끼가 중간에 낮잠을 자야만 거북이가 이길 수 있는 경쟁을 시켜놓고 거북이에게 근면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고위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특례 입학, 군 면제 논란을 보고 있자면, 화도 나지만 어이없게도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게 현실이다.

사람 사이에 갑과 을을 따져가며 사는 건 좋지 않은 일이지만, 돈이 많은 사람을 갑이라 하고, 돈이 아쉬운 사람을 을이라 칭한다면 을의 입장에 서 있는 나에게, 수저로 계급을 정하고 상위 계급은 갑, 하위 계급은 을이라 정한다면 역시나 을의 입장에 있는 나에게, 나는 언제까지 을로만 살 것인가 좌절하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어깨 펴고 당당해져라’ 하고 누군가 응원의 말을 건넨다면?

열심히 사는 내가 뒤처지는 게 아니라 나보다 조금 쉽게 사는 이들이 나를 뒤로 밀어버리는 현실 속에서 내가 못나서 그런 거라고 자책하지 않게 되고, 부조리한 사회에 목소리 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모여 목소리를 내면 ‘경쟁의 공정성은 보장하되 꼴찌를 해도 이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는다는 믿음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을의 우리를 경쟁이 아닌 사기이자 학대 행위로 몰아넣은 사회에서 더이상 을이라고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외쳤으면 좋겠다.

금 따위 흙으로 덮어버리자고 말이다.



든든한 내 편

 


세상에 저를 미워하는 분들도 많은 것 압니다. 그분들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말없이 “그 자식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믿어주시는 분들 또한 계시기에 오늘도 쫄지 않고 떠들어 보렵니다.

말없이 토닥여주고, 따뜻한 차 한 잔 챙겨주고, 잠시 미터기를 멈추어주는 여러분의 마음에 저도 재주껏 보답하겠습니다.


사람 10명이 모이면 7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2명은 나를 좋아하고, 1명은 나를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어딜 가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고, 반대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진리를 깨우친 이후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며 상처받기 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위 글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결국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 말이다. 어디서 생긴지도 모른 내 상처에 살살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인 다음, 마지막에 호~ 하고 입바람까지 불어 넣어 주는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세상의 다정함에 위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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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세상, 따스한 온기로 가득한 세상,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더 행복해지고, 내가 싫어하던 사람마저도 행복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 그것이 ‘함께하는’ 세상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

꿈이 있는 사람, 꿈을 꾸는 사람, 꿈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책을 덮은 후 든 생각은 김제동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거다.

모두가 함께 웃는 세상,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꿈과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 웃음을 주고, 공감하고, 울음을 들어주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그의 꿈을 함께 응원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그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작고도 큰 이 소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안정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행복한 세상을 만들도록 사람들의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더 따뜻한 마음을 모을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책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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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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