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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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에 대해 이야기한 이번 전시는 가만히 작품을 바라보며 즐기는 보통의 전시회와는 달랐다. 디지털 전시와 체험의 공간이 함께 공존하던 이 전시회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던 르네 마그리트의 성향과 많이 닮아 있었다.
이번 전시는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About Rene Magritte),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Play Rene Magritte), ‘마그리트와 시네마’(Magritte & Cinema), ‘메인 영상룸’,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Magritte’s Surrealism)를 중심으로 5가지 테마를 나누어 전시된다.
초현실주의 화가 , 르네 마그리트
커다란 파이프가 그려진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작품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르네 마그리트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독특한 그림들을 그린다. 누구나 일상에서 볼 법한 일상적인 사물을 예기치 않은 공간에 나란히 두거나 크기를 왜곡시키고 논리를 뒤집어 이미지의 반란을 일으키는데 특유의 장난기 가득하고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관습적인 사고의 일탈을 유도한다.
또한 언어보다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르네 마그리트는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복제품 또한 원작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특별한 해석 없이 자유로이 즐기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펜스가 쳐져 있지 않아 가깝게 작품을 볼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마그리트의 신념과도 닮아 있었다.
원작은 아니나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이루어진 전시는 오히려 자유롭게 그의 작품을 즐기기에 적합했다는 생각이 든다.
회화의 ‘제목’이 지니는 의미
자신의 작품이 그저 한 편의 ‘시’로 여겨지길 희망했던 마그리트에게 작품에 제목을 짓는 것은 마침표가 아니라 수많은 해석을 위한 쉼표였다. 추상과 초현실의 세계를 그렸던 그에게 제목이라는 것은 작품의 세계를 더욱 폭넓게 하고, 더 나아가 작품을 즐길 우리에게 그 해석을 맡기는 그의 장난스러움을 보여주는 듯싶기도 하다.
마그리트의 작품에는 일상적인 소재가 많이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무대에 쓰이는 붉고 거대한 커튼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극장에서 일한 화가의 경험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 인간 혐오라는 작품에서 많은 커튼들은 살짝 묶여 그 뒤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인간은 멋진 연극 부대처럼 보이지만 살짝 걷어진 커튼 뒤 모습처럼 한없이 다채롭기도 엉망이기도 하다. 아름다워 보이지만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인간의 모습, 그 미지의 세계를 르네는 무대용 커튼으로 비유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처럼 은유, 상징을 지닌 작품의 제목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그는 이를 '시와 같다'라고 칭했고 “시적인 제목은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마법에 빠져들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마그리트의 말은 ‘시는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던 영화 <일 포스티노>의 시인 네루다를 떠올리게 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위트'를 보다
그의 작품들은 마그리트 특유의 '위트'를 공통점으로 지닌다. 무거운 성찰과 직관을 작품 속에 지니고 있지만 그만의 특이한 화풍은 가볍고 센스가 넘친다. 그의 작품과는 대비되게 전시회장 자체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었는데, 조명과 분위기를 그의 작품과 대비시켜 그 속에 담긴 무게감을 보여주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가 부른 일명, 바슈 시대의 작품들이 꽤나 독특한데, 그의 유머와 의도한 천박함을 드러내는 그 시대 마그리트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하여금 충격과 부정적인 감정을 의도적으로 불러일으키도록 하면서 즐거움으로 삼았다는 설명과 함께 그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는 듯하다. 그의 재능은 회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찍은 단편 영화들과 사진들은 일부 남아 아직까지도 관객들의 일상을 뒤집어 놓는다.
작품들을 보며 그 속에 있는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며 보는 전시는 그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의미 있는 작품들을 단순히 보고 즐기며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르네 마그리트' 감상 방법 또한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복잡하고 심오한 작품들의 세계에서 조금 쉬어가고 싶다면 르네 마그리트가 삶을 바라보았던 신선한 시선을 따라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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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오전 10시 ~ 오후 8시(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휴관일 없음
장소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성인(만19~64세) : 15,000원청소년(만13~18세) : 13,000원어린이(만7~12세) : 11,000원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크로스미디어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전체관람가
[장미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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