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생은 내기에서부터 - "아가씨와 건달들(Guys And Dolls)" [영화]

뮤지컬 영화 아가씨와 건달들(Guys And Dolls) 짧은 리뷰
글 입력 2020.05.0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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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내기에서 시작된 만남은 사랑이라는 결과로 바뀌었다. 로맨스의 클리셰인 만큼 관객은 두 사람이 결국 사랑에 빠질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중요한 건 과정이다.


관객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감정이입을 하며, 내기 때문에 접근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반응, 그리고 대처가 관객이 납득할 만하며, 진부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관객에게 환영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 <아가씨와 건달들>은 앞의 항목을 잘 풀어나갔느냐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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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건달들>은 무겁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보단, 경쾌한 음악, 무대가 보여주는 화려한 조명,색감, 빠른 춤 동작을 통해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사랑을 풀어냈다.


맨 처음에 경찰에게 쫓기는 장면, 금시계를 뺏고 뺏기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기도 했고, 감기를 달고 사는 아델레이드가 자신의 처지를 비탄하며 부르는 가사는 신경학적이지만, 가사와 상관없는 음악, 그리고 아델레이드가 네이슨에게 화를 내는 노래는 랩을 하듯 빠르고 재미있다. 그렇지만, 너무 예술적이지도, 철학적이지도 않아 관객에게 쉽게 다가간다.

 

 

 


도박꾼, 내기광인 남자들이 표현하는 사랑, 선교사, 나이트클럽 가수가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하는 사랑은 위트있고, 현실적이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테마곡 ‘Guys And Dolls’는 영화에서 말하는 사랑을 관통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사랑은 남자를 때려눕히지 그리고 바로 내가 피해자 중 하나네”, “존이 비가 오는데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면 그건 오직 제인을 위해서 하는 정신나간 짓이지” 라는 과격한 단어와 현실적인 비유는 관객들에게 사랑을 무겁지 않고 관념적이지 않게 전달한다.

 

 

'Gamble Dance' 

 


스카이 멘스턴슨이 사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천만 달러와 도박꾼들의 영혼을 가지고 내기를 한 장면을 가장 인상깊게 봤다. 도박판에서 쉴 새없이 도박을 하는 모습을 역동적인 춤으로 표현한 것, 여자를 감기처럼 생각한 스카이 멘스턴슨이 사라를 위해 천만 달러를 걸고 내기를 하는 장면은 영화의 반전이었다.

 

관객들은 이 장면을 통해 설득당했을 지도 모른다. 네이슨이 빅 줄리에게 쩔쩔매고 당하는 장면, 도박꾼들이 자기 죄를 고백하는 장면은 영화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장치다.


건달들은 한없이 나쁜 놈들이 아니고, 왠지 정감가는 캐릭터로 표현된 것도 영화에서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은 두 커플의 합동 결혼식으로 막을 내린다. 서약을 하는 두 남자는 마지막으로 결혼이라는 도박을 한다. 내기로 시작해서 내기로 끝나는 영화 <아가씨와 건달들>이다.

 

오랜만에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사실, 영화를 자주 챙겨보지 않기도 하고, 옛날 영화, 게다가 뮤지컬 영화라고 해서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그런데 매우 재미있었다. 결말은 결국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어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 화려한 춤과 배우의 노래가 매우 몰입감 있었다.

 


 

오지영_컬처리스트.jpg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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