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좋은 사람들에게 [사람]

처음은 나의 사촌언니
글 입력 2020.05.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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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란 뭘까? 항상 고민한다. 이 고민은 항상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되게 일상적인 것이라고생각한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받으면 ‘좋은 사람’이라고도 말한다. 그렇게 스쳐 지나갔던 모든 생각들이 보이게 된 계기가 있었다. 최근 일이었는데, 니체의 문장론 수업을 하던 날이었다. 니체의 견해의 토대는 ‘좋은 문체는 좋은 인간에게서 나온다’이다. 나는 이날, 니체가 의미하는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나의 좋은 사람은 무엇인가를 고민해보았다.


나에게 단순히 도움을 준다거나, 단순히 감동적인 행위를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인지하지 않는다. 그냥 그는 순간의 설렘일 뿐이다. 내 생각에서 좋은 이는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본받을 점이 있다거나, 나도 모르게 민낯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예상치 못한 다정함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가 있다. 가깝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사람. 대표적으로 한 명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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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에, 과제로 편지를 쓰는 수업이 있었다. 나는 이날, 나의 사촌 언니에게 편지를 썼다.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이 조금 미루어졌지만, 원래는 지난 3월 결혼이 예정되어 있었다. 언니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경상남도에서 태어나 23년을 머무른 나에게, 어린 시절의 언니는 차분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알게 모를 환상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투리에 익숙한 나는, 언니의 나긋나긋한 표준어를 좋아했다. 언니는 특히 다정한 사람이었다. 사실 나의 외사촌은 대부분 서울 사람인데, 언니를 특히 좋아했던 이유는 다정함이었다. 항상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함께 있으면, 이 사람이 나를 존중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유쾌함도 있다. 처음엔 몰랐는데, 23살이 되고 언니와 맥주를 한잔하는데 발랄하다고 느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사랑받지 않을 수 있겠나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성향을 닮고 싶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언니의 청첩장을 받는 날에, 언니를 꼭 닮은 꽃을 사 들고 만나러 갔다. 나는 꽃을 받는 것도, 선물해주는 것도 좋아하는데 웨딩 부케에 많이 사용되는 꽃이라고 해서 바로 구매해서 달려갔다. 꽃을 들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너무 축하해주고 싶어서 무슨 선물을 줄까 고민하다가 급하게 꽃을 샀어. 결혼 꽃다발에서도 많이 쓰는 꽃이라고 하더라. 그 꽃을 들고 언니한테 가는 길에 내가 다 행복했어. 언니가 결혼한다고 기쁜 얼굴로 말했던 게 생각났거든. 언니가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게 해준 나의 예비 형부님도 물론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


오랜만에 만난 날에도 언니는 나한테 좋은 말을 해줬잖아. 그 말은 언니가 힘들었던 20대 초반에, 막내 외삼촌께서 언니에게 했던 말이었어. “서현아. 너는 너무 잘하고 있고, 너는 뭐든지 잘할 거야. 그래서 넌 꼭 행복해질 거야.”라고 말씀하셨다고 그랬잖아. 언니가 나한테 그 말을 너무 해주고 싶다고 했을 때 정말 충격적이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어. 학교에 다니며 인간관계도 지치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것들을 느끼는데 언니의 말을 통해 위안받은 기분이었어.

*위는 편지의 일부이다.

 


‘좋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며, 어떤 순간에 있어서 계속 늘어나겠지만, 나에게 한 명으로 정의하라면 언니다. 항상 다정하고 좋은 영향을 주는 그녀라면 앞으로도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시작에서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바라고 있다.

 


[김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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