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먼 미래를 예견한 화가 - 툴루즈 로트렉展

글 입력 2020.04.2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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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 이름을 알린 예술가들은 많다. 그들 중 남들과는 다른 시선을 가진 이들이 있다. 로트렉은 이런 과에 속한다. 김찬용 전시해설가님의 말씀 중 바로 납득되던 말이 있었다.



‘시대는 인상주의지만 그들의 화풍과는 사뭇 다르다. 툴루즈 로트렉을 아티스트에 비유하자면 지드래곤 같은 화가다.‘



그렇다. 툴루즈 로트렉은 당대 가장 먼 미래를 예견한 화가이다.



포스터2.jpg

 

 

예술의전당에 도착했을 때, 우연히 도슨트 시간과 맞아떨어져 들으며 전시를 관람했었다. 꽤 흥미롭게 들었던 터라 이를 참고하여 이번 리뷰를 꾸며보고자 한다.

 

*김찬용 전시해설가님의 도슨트입니다.

 

이번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이번 전시는 많은 볼거리를 주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로트렉의 단독전이다.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의 150여 개의 소장품이 전시되며, 이는 모두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총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연필 드로잉으로 이루어진 ‘연필로 자유를 사다’, 두 번째는 파리의 밤 문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그의 뮤즈들을 그린 ‘상류 사회를 조롱하다’, 세 번째는 당시 파리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장면에 초점을 맞춘 그림으로 구성된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 네 번째는 미화 없이 솔직하게 파리지앵의 모습을 담은 ‘추한 것이 아름답다’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다섯 번째는 로트렉이 잡지를 위해 제작한 일러스트, 만화, 그래픽 디자인으로 구성된 ‘이상보다는 진실을 그리다’로 그가 일생을 쏟은 석판화의 세계를 소개한다. 여섯 번째는 고흐의 해바라기 같은 존재인 로트렉의 말 그림으로 이루어진 ‘나는 단지 기록할 뿐이다’, 일곱 번째는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 상업 미술을 순수 미술로 승화시키다’로 로트렉이 남긴 포스터 31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섹션에서는 유일하게 촬영이 가능하다.

 

이 전시는 로트렉의 시간적 흐름을 따라가는 편이다. 연필 드로잉은 로트렉이 화가로 불리기 이전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며 여섯 번째 섹션에 등장하는 말 그림은 로트렉이 정신병원에 갇힌 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그린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그림으로써, 그는 정신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이유는 제일 처음 언급했던 말과 관련이 있다. ‘툴루즈 로트렉’이 가장 먼 미래를 예견한 화가라. 무슨 말일까?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 당시 화풍을 지배했던 인상주의를 떠올려보았다. 인상주의는 빛과 색에 집중한다. 장면과 대상이 아닌, 색채와 형태를 중시하며 말 그대로 빛과 색에 대한 화가의 순간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을 그리는 화풍이다. 로트렉은 시기상으로는 후기 인상주의에 속하나, 전혀 다른 화풍을 선보였다.

 

그는 거리의 그림을 예술로 끌어올렸으며,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이 기억하게 만드는 화가였다.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Jane Avril.jpg

 

 

그는 생애 31점의 포스터를 남겼는데, 이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당시 유행했던 포스터와는 다르지만, 사람들이 보고 기억하게 포인트를 잘 잡아내었기 때문이다. 마냥 예쁘게만 그리는 화가가 아니다.


그의 대표적인 뮤즈 3명으로 예시를 들어보겠다. 장갑으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길버트를 표현하고, 동작만으로 장 아브릴을 표현했으며, 레드 머플러 만으로 브리앙을 표현했다. 그는 인물을 아이콘화시켜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전달하는 예술가였다. 평소, 전공에 가깝다 보니 공연을 관람할 때, 포스터를 주의 깊게 보는 편인데, 지금으로부터 약 130여 년 전에 나온 작품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김찬용 전시해설가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무조건 도슨트를 신뢰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니, 나만의 로트렉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로트렉의 예술적 재능과 인간성은 또 다르며, 한 가지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셨다. 이 말을 리뷰에 쓰는 이유는 로트렉의 외관과 관련지어 마냥 그를 동정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임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어쨌든, 이 전시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가치 있는 전시이다. 당대에서 가장 먼 미래를 예견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깨닫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도슨트, 혹은 오디오 가이드를 함께 들으며 이에 기초하여 본인의 로트렉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로트렉은 기술이 발전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천재성에 의하여 발현된 디자인적 실력으로, 당시에 없던 화풍임에도 인정받았고, 가장 먼 미래를 예견했기에 후세에 남은 그런 예술가이다.

 

 
*

툴루즈 로트렉展
- Henri de Toulouse-Lautrec -


일자 : 2020.01.14 ~ 2020.05.0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2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현대씨스퀘어
 
주관: 메이드인뷰, 한솔BBK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김화정에디터.jpg

 

 

[김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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