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견디는 힘', 자신감을 갖고 견디다

글 입력 2020.04.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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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테르담(송창현)은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그는 가르치려하기보다는 대화를 건다. 그가 말하는 견디기란, 무조건적으로 참는 것이 아니다. 대충 포기하고 체념하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 수동적인 행동 또한 아니다.


그는 견딘다는 것은 오히려 ‘역동적’이라고 말한다. 또, 이렇게 우리가 버텨야하는 이유는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지속되기 때문에 버텨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라떼는 말이야’고 말하는 ‘꼰대’가 아니라 삶의 지혜를 차분히 이야기 해주는 인생 선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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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첫 번째 읽었을 때는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 – 불안, 초조, 등 – 을 나열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저자가 말하는 견디는 힘은 여러 감정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눈에 띠였다.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었다. 물론 그는 꾸준한 연습과 견딤으로 자신감이 저절로 나온다는 흔한 이야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냥 지금 우리의 모습 그대로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이 자신감의 기준을 남과 비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 자체만으로 말이다.

 


 

나의 무력은 타인을 조종하려는 마음에서 온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가 겪는 불안과 두려움 등과 같은 여러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결국 타인과 관계를 맺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불안’을 예로 들어보자. 저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정의한 불안(“자아가 위험을 느끼면서 자신의 힘으로 감당해낼 수 있는지 아닌지를 저울질하여 자신의 무력을 자인할 때 나타나는 상태”)에서 나는 ‘무력’에 눈길이 갔다.


그렇다. 우리는 스스로 힘으로 무언가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 힘겨울 때가 있다. 대부분 이것은 타인과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 발언, 그리고 행동은 내가 조정할 수 없다. ‘남을 바꿀 수 없다’라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남이 내 부탁을 거절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할 때 크게 실망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리 애지중지 키운 자식도 엇나갈 때가 있으며 온갖 선물과 이벤트를 연인에게 줬지만 그의 마음은 식을 수 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좌절하며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한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불안은 내 편이라 생각하자. 차분하게 불안과 마주 앉아 차 한잔 하자(24쪽)’ 며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제안한다.

 


 

사회적 가면은 필수지만 나를 상처 주는 가면은 벗어 던지자


 

우리는 각자 사회적 가면(페르소나, Persona)을 쓴다. 그 종류는 많을수록 갈등이 심해지고 마음의 짐도 커질 수 있다. 그는 “쌓여만 가는 가면으로 내 표정이, 내 얼굴이 소멸되거나 풍화되면 마음이나 영혼까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36쪽)”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한 해결방안으로 때때로 가면을 벗고 원형의 나를 마주하라고 조언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가면을 인정하고 사랑해야하는 이유는 가면들이 모여 진정한 나, 나의 원형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여기 덧붙여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나의 원형을 해치는 가면이라면 과감히 벗어던지자.’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 적절한 가면을 쓰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만, 가끔 그 가면이 나와 너무 맞지 않아 내 얼굴에 상처를 입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가면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 또한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삽질, 이제 더 이상 안한다!


 

저자는 우리는 ‘왜’라는 의문을 갖고 질문하기를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마찬가지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을 당시, 나는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았다. 그냥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갈 곳이 없는 공백기가 싫었다. 그나마 내가 하고자하는 일과 관련된 미디어 대학원에 지원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곳이 이론 중심인지 실기 중심인지 묻고 따지지도 않은 채.


‘일 그만 두고 뭐해?’라는 질문이 두려워, 고민의 시간을 스스로 주지 않으며 무작정 가짜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사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이루고 정신을 차렸을 때 그 결과에 만족하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방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61쪽)”고 한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난 지난 20대 때 수많은 ‘삽질’을 하면서 방향을 잃었다. 자신감이 없어서 나의 행동을 남의 판단에 맞추느라 시간 낭비를 했다. 그래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만든 나의 기준과 원칙으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며 ‘작은 성취’를 쌓아가야겠다. 조급함을 버리라는 저자의 따스한 말이 큰 위로가 된다.

 

*

 

반복적으로 읽고 곱씹을수록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저자의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마치 이해인 수녀님의 시처럼 말이다. 쉽게 읽힌다고 해서 메시지가 하찮은 것은 결코 아니다. 삶의 지혜, 일상의 지혜를 현실적이고 현명하게 알려줄 수 있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한다.

 

또, 나는 ‘견디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깨졌다. 저자의 말에 전적 동의한다. 우리가 때로는 견뎌야할 필요가 있으며, ‘해야 할 일’에서도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하고 싶은 일’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나는 한인 미국 배우 켄 정(Ken Jeong)의 2019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졸업식 연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You know what my biggest talent is? It’s persistence,” “if I’m passionate about it, I do not give up.”라고 했다. 그는 의사였다가 30대 후반 되서 배우로 직업을 바꾼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코믹한 연기를 많이 한 배우로서 포기하지 않는 persistence(인내와 지속성)를 강조하는 모습에 깨달았다: 가벼워 보이는 그의 코미디가 결코 가벼운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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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힘
-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는 5가지 기술 -


지은이
스테르담

출판사: 빌리버튼

분야
자기계발

규격
128 x 188

쪽수: 288쪽

발행일
2020년 4월 1일

정가
14,500원

ISBN
979-11-88545-81-0 (03190)
 




저자 소개
 
 
스테르담(송창현)
 
오늘도 출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해외영업마케팅을 ‘업業’으로 삼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열혈 직장인이다.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여 ‘쟁이’라는 자기연민과 ‘장이’라는 자부심을 오가며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소비적으로 사는 삶이 아쉬워 무언가를 생산해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힘든 시간도 묵묵히 견뎌내고, 좀 더 단단해지는 중이다.
 
저서로는 사회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담은 '직장내공', 직장인으로 버티는 시간을 담담히 그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의 가치를 모은'아들에게 보내는 인생편지', 유럽 주재원 시절 쓴 '일상이 축제고 축제가 일상인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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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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