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견디고 있다면, 견디고 싶다면 - 견디는 힘 [도서]

글 입력 2020.04.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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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존* 버틴다‘의 줄임말로 계속 견디고 버틴다는 뜻의 비속어


‘존버’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비속어지만 기사나 방송 등 공적인 공간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존버’ 중이며, 대체할 단어가 없을 정도로 ‘존버’가 정확하게 이 사회를 드러내고 있음을 뜻한다. 지금은 ‘존버의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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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존버’ 중이다. 종강만을 바라보며 과제와 시험을 묵묵히 해치우고, 반짝일 미래를 기대하며 불안한 ‘취준생’의 일상을 견디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견디는 힘’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 표지에는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기 위한 5가지 기술’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니, 버티는 건 그냥 꾹 참고 버티는 거지, 버티기 위한 기술이 있다고?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견디기는 결코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다!


- p. 6

 

 

견디기가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라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견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버티는 수동적인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의 전환이 감탄스러웠다. ‘오늘도 자신의 삶을 역동적으로 견뎌내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는 프롤로그 속 저자의 말에 작은 위로를 받았다.

 

 

 

불안은 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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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너무 불안해.”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할 때마다 슬쩍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24년 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불안한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싶다.


 

“자아가 위험을 느끼면서 자신의 힘으로 감당해낼 수 있는지 아닌지를 저울질하여 자신의 무력을 자인할 때 나타나는 상태”


- p. 19

 

 

심리학의 대가인 프로이트는 불안을 이렇게 정의했다. 항상 불안해하기만 했을 뿐 불안을 정의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의 정의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명쾌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정확한 표현이었다.


내가 선택한 진로가 나와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다들 취업이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나는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 수 있을 만큼 능력 있는 사람일까. 취업이라는 무섭고 무거운 과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을지 저울질하며 무능력을 체감하는 복잡한 상태가 곧 불안인 것이다.


 

불안은 내 편이라 생각하자. 차분하게 불안과 마주 앉아 차 한잔을 하자.


- p. 24

 

 

스트레스의 주범인 불안이 어떻게 내 편이 될 수 있는지 의아해하는 내게 저자는 ‘흔들리는 마음은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한 신호’라고 말한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실수하거나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불안할수록 나 자신을 돌아보며 무엇이 나를 흔들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어쩌면 불안은 나의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며 무엇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될지 생각하느라 불안한 것이니까. 불안은 곧 나에 대한 걱정이며, 내가 나를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긍정적인 일이다. 불안과 나는 같은 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해야 하는 일’의 가치


 

 

어차피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완벽하게 규정하거나 정의할 수 없다. 내가 되고 싶은 것, 돼야 하는 것, 남이 바라는 것, 사회가 요구하는 것 등의 수많은 변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순간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을 수 있고, 그것을 알아차려 좀 더 잘 다듬어 나가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p. 114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보다 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없는데 내가 원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문단이 내 고민에 대한 답이 되어주었다. 어차피 나는 스스로를 완벽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말이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를 건넸다.

 

 

이도 저도 모를 땐, 그저 오늘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흠뻑 집중해보는 게 어떨까. 괜히 자책하거나 아파만 하지 말고, 나는 오늘 무엇으로 규정될지를 설렘으로 맞이하는 삶의 탐험가인 척하면서.


- p. 114-115

 

 

저자는 방황하고 흔들릴수록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해보라고 조언한다. 방황과 혼란 속에서도 ‘해야 하는 일’은 어떻게든 나를 규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라고 알려주고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해야 하는 일을 외면한 채,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나 자신을 자책하고만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은 긍정적, 해야 하는 일은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 헷갈리는 지금, 속상함과 답답함은 옆으로 미뤄두고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견디는 힘’의 힘


 

‘견디는 힘’은 열심히 살 필요 없으니 다 때려치우고 쉬자는 힐링 에세이와, 게으른 나에게 정신 차리라며 강한 펀치를 날리는 자기계발서의 중간쯤 위치한 책이다. 나를 안심시키고 토닥이는 것 같다가도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를 해주며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든다.


불안한 현실을 열심히, 역동적으로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또 견디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나 역시 불안하고 답답한 지금을 버텨보려고 한다. 너무나 역동적인 나의 의지로, 나만의 ‘견디는 힘’으로.

 

 

*


견디는 힘

-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는 5가지 기술 -



지은이

스테르담


출판사

빌리버튼


분야

자기계발


규격

128 x 188


쪽수

288쪽


발행일

2020년 4월 1일


정가

14,500원


ISBN

979-11-88545-81-0 (03190)


 


 


저자 소개

 

 

스테르담(송창현)

 

오늘도 출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해외영업마케팅을 ‘업業’으로 삼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열혈 직장인이다.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여 ‘쟁이’라는 자기연민과 ‘장이’라는 자부심을 오가며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소비적으로 사는 삶이 아쉬워 무언가를 생산해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힘든 시간도 묵묵히 견뎌내고, 좀 더 단단해지는 중이다.

 

저서로는 사회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담은 '직장내공', 직장인으로 버티는 시간을 담담히 그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의 가치를 모은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편지', 유럽 주재원 시절 쓴 '일상이 축제고 축제가 일상인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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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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