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악이 삶에 흐르는 순간 -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 [도서]

글 입력 2020.04.1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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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


 

영화 ‘아마데우스’란 작품을 좋아한다. 그 영화가 현실을 100%로 담아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의 삶을 영화 스타일과 결합해서 재조명한다. 영화가 아니었다면 관심도 없었을 인물이다. 어쩌면 그저 유명한 작곡가라고만 인지했을 사람이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내가 그의 삶이 담긴 글을 읽을 이유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읽으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감정 없이 그의 생만 딱딱한 말투로 적혀있는 글들은 매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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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영화로 접한 클래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음악 속엔 이야기가 존재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책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 작곡가의 이야기가 결합하여 부드러운 말투로 나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지식이 아닌 작곡가의 삶과, 저자의 삶을 말이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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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장, 2장, 3장 등 ‘장’으로 구성되어있지 않고, 마치 음악이 책 속에서 흐르는 것처럼 1악장, 2악장, 3악장 등 ‘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그 악장에는 수많은 작곡가가 존재한다. 하지만 유독 특별하게 두 사람에게 각각 한 악장을 모두 선사한다. 바로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다. 저자는 계속해서 자신은 모차르트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 책은 저자가 모차르트에게 보내는 헌사라고 칭할 수도 있을 듯하다.



저는 계속해서 꿈을 꿀 것입니다. 이 땅 위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하필 방탕한 꿈이라니요. 평화로운, 달콤한, 상쾌한 꿈이라고 하셔야지요. 평화롭거나 달콤하지 않은 것들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모차르트의 부자 관계를 주목한다. 그 두 사람의 화해와 갈등은 모차르트의 음악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지속해서 그에게 연주와 작곡을 강조한다. 아버지는 모차르트를 위해서 헌신적이었으며, 모차르트는 그 헌신을 외면하지도 하지만 외면하지 않을 수도 없는 그 어중간한 비좁은 공간에서 멈춰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모차르트는 잠시 어중간한 비좁은 공간에 멈춰서 자신의 현실을 마주한 듯하다. 아버지는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라며, 방탕한 꿈을 꾸고 있다고 모차르트에게 꾸짖음만 담은 편지를 보냈다. 이에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모차르트는 현실의 싸늘함을 아는 작곡가였다. 당시의 음악은 본래 권위 있는 자를 향했다. 하지만 그는 싸늘함을 아는 작곡가였다. 자유, 평등, 우애를 모토로 하는 프리메이슨에 가입까지 하는 그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자신의 음악으로라도 어려운 현실 속이 아닌 달콤한, 평화로운, 상쾌한 현실을 잠깐이라도 꿈꾸게 선물한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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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좋은 일이 아닐까. 많은 이들이 자신의 글, 음악, 영화에 공감해준다는 것인데 유독 이를 싫어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브람스’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를 뒤돌아보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평단은 ‘갑자기 튀어나온 거장’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그런 칭찬에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쁜 걱정을 한 사람이 아닌 오히려 그는 자기비판에 빠져버린다. 그리곤 새롭게 출발하는 길을 택했다.


그 이전에 나온 작곡가의 삶은 모두 인정받기 위함이었다. 혹은 인정받아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브람스만은 인정하지 않음의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음악은 음파로 널리 퍼진다. 그 음악이 흐르면 사람들의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브람스만은 이를 싫어했다. 그에게 음악은 무슨 의미였을까.


그는 너무나 자유로운 사람이었다고 평판 돼 온다. 혼자서 연주하는 즐겼던 사람이다. 그는 음악 앞에서 완전한 자신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음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보여줌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그 음악을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었던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만나면 아무리 편안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모습을 신경 쓰는 경우가 생긴다. 때론 거짓말을 할 때도 생기고 마찰도 생긴다. 하지만 음악은 자신의 손의 선율에 따라서 흐른다. 그에게 음악은 완전한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음악을 평가받는 것은 자신을 평가하는 행위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자신의 음악을 평가하는 행위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그에게는 그저 곤욕이었을 것이다.

 

*

 

음악 다큐멘터리 PD로 일했던 그였기에 그의 글에는 화면이 보이는 듯하다. 상황을 묘사하는 데 집중하고, 그 인물의 감정을 세세하게 읽어나간다. 그리고 그 글 안에는 자신이 있다.


자신이 이 음악을 통해서 충격, 환호 때론 무덤덤함까지 고백한다. 그의 고백서에 가까운 이 책은 클래식이 그의 곁에서 그를 위로해주었음을 알 수 있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독자가 클래식을 접하는데 진입장벽을 없애준다. 지식을 알아야겠다는 것을 넘어서, 그 인물이 되어서 그 상황을 경험하게 해준다.


천재의 삶에는 고통이 동반된다. 대부분 그러한 듯하다. 어쩌면 그것이 천재가 가진 운명일 것이다. 만약 나에게 작곡의 능력이 있고, 나에게 같은 고난이 온다면 나는 그저 낙담할 것 같다. 오늘날 나는 그들과 같은 작곡의 천재성은 없지만 황홀한 클래식을 들으며 그저 그들의 상황이 되어본다. 그리고 다시 나의 삶을 살아가면서 문득 들려오는 클래식을 들으면 반갑게 그들에게 인사를 건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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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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