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끊어진 연에 대하여 [음악]

글 입력 2020.04.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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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끊어진 연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에는 분명 소중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이 무가치하게 기억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만남에 따라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생각도 점점 변해갔다. 이번 오피니언 글에서는 나의 생각의 변화를 나타내는 순서대로 인간관계에 대한 노래 세 곡을 추천해보려 한다.

 



놓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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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돛단배 - 화나(Fana)


노래의 화자가 어렸을 적 친했던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으로 노래는 시작된다. 한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던 친구를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 그가 그저 동창생 중 한 명으로밖에 안 보이는 느낌과 서먹한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한다.


집에 돌아와 서랍에서 뽀얗게 먼지가 덮인 일기장을 꺼내어 그 친구와 함께 보냈던 시간에 대한 기록들을 읽어본다. 녹아내리고 소각된 기억이 흘러간 세월 앞에 파묻혀, 참된 행복과 옛 추억조차 퇴색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머릿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 줘.

여긴 너무 적막해.



중학생 때 친했던 친구를 몇 년 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나는 이 노래를 종일 반복해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혼란과, 내가 혼자라는 생각에 절망에 빠졌던 나의 마음을 너무 잘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변해가지만, 나는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와 멀어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혼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싫었다.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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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 리싸(LeeSA)



사람들은 나의 시선 속을

가려오다가 조금씩 멀어져 간다.


사람들은 내게 다가오고

사람들은 많은 걸 남기고

사람들은 날 지나쳐가고

사람들은 날 보며 서 있다.



언젠가 무가치한 관계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사람들을 믿어도 되는지, 그들에게 정성을 쏟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대학교에 막 입학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많이 만날 때였던 것 같다.


끊어진 연에 대한 미련과, 그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어려웠던 것이다. 사람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쉽지가 않았다. 그들을 믿어도 될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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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려니 – 선우정아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막지 못해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그리운 마음은

그러려니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멀어지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쓸모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그들이 나에게 남기고 간 것들이 분명히 있으니까. 그게 그저 한 줌의 기억이더라도.


그래서 나는 나를 지나쳐간, 그리고 멀어져간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그리움을 간직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리고 사람들과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에 상관없이 나는 여전히 이 자리에 있으니까. 그거면 된 것 아닌가.


아쉽기도 하지만,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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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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