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새벽다운(Dawn) 노래 [음악]

새벽에 들으면 좋을 곡들을 소개합니다.
글 입력 2020.04.0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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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2년 전 처음 알게 된 친구와 최근 들어 다시 만나고 있다.

 

생각이 많은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무료함을 참을 수 없어 일부러 공상을 만들어내는지는 모르겠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복잡한 머릿속은 계속해서 나의 취침시간을 뒤로 밀어냈고 덕분에 많은 새벽과 만날 수 있었다.

 


“잠시 일시정지를 눌러버린 본체에 멈춰버린 시간까지 제공됐다. 내게 새벽은 무서운 존재인데 그 존재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많아졌다. 잠시 외면하고 싶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절실한 친구 ‘불면증’까지 찾아온 것이다.


새벽 시간만큼은 섬뜩하리만큼 고요하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나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긴 하다. 반대로 가슴 깊이 묻어 놨던 감정 또한 살아난다. 압박감과 불안감, 그리고 열등감까지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오고 나를 괴롭힌다.”


-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박수정


 

새벽은 참 신기하다. 우리가 평소 활발히 활동하는 시각에 ‘오전’ 혹은 ‘am’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 뿐인데 전혀 다른 감성과 분위기를 가져와 준다. 이전 글에 언급했다시피, 나는 새벽을 무서워한다. 잠을 청하려 해도 청할 수 없고, 새벽이 깊어질수록 머리는 더욱 아파져 올 때, 나는 새벽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도 헤드폰을 들어 적막함을 찾는다.


그 속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음악과 함께 나는 비로소 안정을 찾게 되는데, 나처럼 새벽을 애증하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새벽에 들으면 좋은 노래 몇 곡을 공유하고자 한다.

 



Comfortable /H.E.R


 

 

네 번의 손가락 튕김으로 시작되는 노래 도입부. 새벽에 듣는 기타 소리는 마법처럼 사람을 안도시키는 능력이 있다. 깔린 배경음 하나 없이 악기 두 가지, 기타와 목소리로 노래는 시작된다. 어쿠스틱한 감성으로 방금 막 소음을 차단해낸 혼란스러움을 한 번에 종식해준다.

 


 

Time Lapse /태연


 

 

새벽에는 항상 후회가 찾아온다. 연인을 포함한 모든 지나간 인연들이 문득 떠오른다. 용기 내 다시 관계를 시작해볼 만큼의 감정은 분명 아닌데, 다시금 그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유난히 회상을 오래 지속시키는 인물이 있다.


여전히 그대로죠 생일은

몇 번씩이나 지났고

분명 나 역시 조금 더

어른이 돼 있는 것 같은데


아직도 너의 그 이름을 떠올리면

눈물이 맺히고 잠시만 눈을 감으면

니 모습이 보이고 모든 게 변해가도

너만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계속 날 울려


궁금하긴 하다. 해가 갈수록 성숙해지고,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끼는데 지금의 나라면 그때 그 갈등을 유연히 풀어갈 수 있었을지 말이다.


계절, 주변 환경, 외모 모든 것이 변했는데 스쳐 지나간 인연들은 기억 속 미성숙한 나와 함께 그대로 남아있다. 알고 싶은 호기심은 득실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덮어진 과거는 건들지 않고 새벽의 후회로 남긴다.

 



Everything I wanted /Billie Eilish


 

 

꿈속에선 무의식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누군가의 방해 없이 마음껏 공상 또한 펼칠 수 있다. ‘천재아티스트’, ‘그래미 워어드 5관왕의 주인공’ 각종 쏟아지는 찬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든 것을 얻은 듯한 Billie Eilish는 그의 노래 속 금문교에서 손을 뻗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발견하며 떨어진다.


I tried to scream

난 소리지르려 했지만

But my head was underwater

내 머리는 물 속에 잠겨있었지

They called me weak

사람들은 내가 약하다고 했어

Like I’m not just somebody’s daughter

내가 누군가의 딸이란걸 모르는 것처럼

Could been a nightmare

악몽일 수 있었지

But it felt like they were right there

하지만 그 순간엔 틀린게 없는 듯 했어

And it feels like yesterday was a year ago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 느낌은 가슴을 맴돌았지

But I don’t wanna let anybody know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Cause everybody wants something from me now

이제 모든 사람이 내게서 뭔가를 원하고 있고

And I don’t wanna let’em down

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거든


 

가사 속에선 압박감과 우울감이 느껴진다. 모든 목표를 이뤄 행복할 것만 같은 사람의 고충이 목소리 하나로 전해진다. 가족, 취업, 공부, 연애 등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고민으로 불면을 치르는 우리는 모두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Falling(Summer Walker Remix) /Trevor Daniel


 

 

무언의 덧붙임이 없더라도 그냥 모든 분위기가 좋은 노래가 있다. 멜로디와 가수 음색의 완벽한 조합으로 잔잔한 노래가 전혀 아님에도 새벽 특유의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최애곡’이다.


*


특정 시간에 들어야만 더욱 빛을 발하는 곡이 있다. 어떻게 보면 좋아하는 취향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노력일 수도 있지만, 한 명이라도 내 음악 취향에 물들어 주길 바라며 작은 욕심을 부려본다. 한시도 쉬지 않는 머릿속이 잠시나마 음악을 '감상'하며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에디터 박수정 tag.jpg

 


[박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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