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잔상] 해피엔딩

세상의 모든 '조'들을 위한 해피엔딩
글 입력 2020.03.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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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lovehenz



영화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바다를 상상하며 그렸다.


고전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루이자 메이 알코트의 ‘작은 아씨들’이고 지금까지 원작과 1994년에 나온 영화 등 여러 버전의 작은 아씨들을 봤었다. 이번 2019년 리메이크 영화에서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것은 결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 엔딩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영화를 보고 나서도 잊히지 않는다.


원작의 엔딩은 소나기가 쏟아지는 낭만적인 장면에서 주인공인 ‘조’가 베어 교수의 청혼을 받아들이면서 끝이 난다. 하지만 2019 리메이크 영화의 결말은 달랐다. 소나기가 내리는 장면에서 조가 베어 교수와 로맨틱한 장면을 만들려고 하는 그 순간 영화는 출판사에 <작은 아씨들> 소설 원고를 가지고 간 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앞에 있던 출판업자 대시우드는 원고를 읽고 “그래서 여자주인공은 누구랑 결혼하지? ”라고 묻는다. 조는 아무랑도 안 한다고 답한다. 그러자 대시우드는 여자 주인공을 노처녀로 남겨놓는다면 그 책을 아무도 안 살 것이라며 조와 실랑이를 한다. 결국 조는 “결혼은 언제나 경제적인 이유로 성립됐죠. 소설에서조차도요.”라고 하면서 판권(저작권)을 가지는 조건으로 그녀의 마지못해 주인공인 조를 베어교수와 결혼시키겠다고 한다.



“판권은 내가 가질게요. (중략) 돈 때문에 내 여주인공을 결혼시켜야 한다면 그 대가는 받아야겠어요.(중략) 내 책은 내가 가질래요.”


_조  <영화 ‘작은 아씨들’ 2019 中>



나는 예전부터 원작자 루이자 메이 알코트가 조라고 생각해왔다. 조(알코트)는 자신의 책에서는 주인공을 마지못해 결혼시켰지만 실제로는 아니었고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끝까지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으며 100년 전 알코트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독자들은 작은 아씨들이 누구와 결혼하는지 묻는다. 마치 그것이 여자 인생의 종착역이자 유일한 목표라는 듯이.”


그레타 거윅감독의 리메이크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실제 조는 베어교수랑도 그 어느 누구랑도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 엔딩은 세상의 모든 '조'들을 위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황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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