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전국의 모든 낯가림쟁이들에게 권하는 책 - 나는 낯을 가립니다 [도서]

<나는 낯을 가립니다> 리뷰
글 입력 2020.03.15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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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운가?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기가 힘든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으면 긴장되는가?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빨개지는가? 이런 증상은 낯을 가리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그리고 낯을 가리는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이 책은 낯가림 때문에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것으로, 인지행동요법을 이용해 낯가림을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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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심각한 낯가림쟁이였다. 낯설거나 불편한 손님이 집에 방문하면 엄마 뒤로 숨기 바빴고,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최대 고민거리는 ‘어떻게 친구를 사귈까’였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어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이런 성격 탓에 나는 어디에서나 ‘주변인’으로 머물렀다. 친구 한 명 없는 이른바 ‘아싸’까지는 아니었지만 반이나 학과 등의 중심이 된 적도 없고,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딱히 그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면접을 볼 때 등 꼭 필요할 때는 낯가림을 이겨낼 수도 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낯가림을 극복하고 싶은 소원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낯가림, 왜 생기는 걸까?


 

지금껏 낯가림은 단순 성격의 문제라고만 여겨왔다. 그리고 세상에 나만큼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첫 머리부터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꼬집는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스스로 ‘낯을 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꽤 많거든요. 아니, 당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이 낯을 가린다고 보면 됩니다.


- p.6


 

나는 늘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활달하며, 사교적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들은 성격적 고민은 전혀 없을 거라고 단정지어온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을 뿐, ‘낯가림’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일반적으로 낯가림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부분조차 ‘낯가림’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의 낯가림의 원인은 한 마디로 ‘자의식 과잉’이었다. 타인을 의식하는 것만큼 나 자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나를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른바 ‘팩폭’을 당하는 기분이기도 했지만, 단순한 성격적 결함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원인을 짚어내자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 사실, 그 타인은 내 생각보다 나를 의식하거나 평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더 나아가 자의식이 지나친 원인 또한 파고들어보자면, 나 자신에 대한 기준치가 높기 때문이었다. 타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해도 나에게는 엄격한 것, 이는 타인과 함께 있지 않을 때도 나를 검열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되었고, ‘내가 잘해야 돼’라는 생각에 낯가림이 발생한다. 불편할 바에야 회피하는 게 편한 이유는 마주치지 않으면 평가하고 평가 받을 일이 애초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비겁하지만 그간 자주 사용해온 가장 쉬운 해결책이었다.

 

 

 

낯가림, 고칠 수 있을까?


 

낯가림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추측컨대 모든 사람, 아무리 ‘인싸’스러운 사람일지라도 이중 하나쯤은 속하리라 본다. 굳이 꼽으라면 나는 ‘주목 공포 유형’과 ‘잡담 공포 유형’에 속했다. 유형이 다른 만큼 그 해결책 또한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만, 본질은 하나다. 바로 ‘생각’을 바꾸는 것. 그렇다면 자연스레 ‘행동’이 바뀌고, 마침내 ‘습관’이 바뀐다.

 

잡담 공포 유형을 예로 들자면, 그간 너무 당연한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바로 잡담은 ‘잡담’일 뿐이라는 것.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말 그대로다.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어설프게 아는 지인을 만날 때 침묵하자니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대화를 하자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낯을 가리게 되는 상황은 누구나 한 번쯤을 겪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누는 게 정말 순수한 잡담이다. 무언가 의미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거나 상대방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며, 상대방 또한 그 대화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그 대화를 통해 나를 평가한다는 생각은 자의식에 빠진 나의 착각일 뿐. 이 뻔한 사실을 왜 이토록 오래 알지 못했을까. 낯가림의 메커니즘은 놀라울 만큼 단순해서 조금은 허탈하고 허무하게 만든다.

 

낯가림은 결국 ‘습관’의 문제다. 병을 고칠 수 있듯이, 습관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여기, 저자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을지 말지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다.

 

*

 

몇 달 전, 친구가 말하길 고등학교 시절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야, 사람들은 생각보다 너한테 관심 없어!”라고. 고작 급식소를 가는데 한참이나 옷을 고르던 친구에게 지쳐 홧김에 내뱉은 말이었다. 친구는 말했다, 당시에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는데 살다보니 그 말만큼 사는 데 도움이 되는 말이 없더라고.

 

그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했다. 그렇게 말한 건 난데, 정작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바뀐다는 것은 솔직히 무리고, 그럴 자신도 없다. 다만 그때의 내가 의미 없지 않게, 지금이라도 조금씩 달라지고 싶다. 최소한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는 데만큼은 무리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나는 낯을 가립니다

 

지은이 : 소리타 가쓰히코

옮긴이 : 조사연

판형 : 140*210*11(무선)

쪽수 : 182

값 : 13,000원

발행 : 2020년 3월 10일

ISBN 979-11-90257-30-5 (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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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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