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타란티노에게 영화란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영화]

타란티노, 나도 당신처럼 영화를 사랑해요
글 입력 2020.02.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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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어렸을 때에 아버지가 한밤 중에 TV로 보시던 영화를 몰래 따라본 기억이 있다. 마치 이소룡처럼 노랑색 쫄쫄이를 입은 여자가 일본 사무라이들을 무찌르던 장면이 뇌리에 깊숙하게 박혔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당시에 몰래 따라 감상했던 영화의 이름은 꽤나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영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이었고, 아마 그 때부터 타란티노의 영화를 찾아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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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루고자 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홉 번째 연출작으로, 1969년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여 그 당시 미국의 전반적인 모습을 그린다.


이전에 열 작품만을 연출한 뒤에 은퇴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타란티노는 한 매체에서 이 작품이 걸작으로 남게 된다면 은퇴하고 싶다고 발언한 바가 있었던 만큼, 많은 기대를 품은 채 감상하게 되었다.

 

 


대중에게 문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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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물 간 TV 서부극 시리즈의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 대역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중심이 되어 전개된다. 정확하게는 클리프에 의해 극의 플롯이 전개된다.


연기는 가짜고, 스턴트는 진짜라고 말하는 작 중의 대사처럼 클리프는 현실의 ‘대중’을 상징하는 존재다. 이소룡과 클리프의 싸움에서, 이소룡이 내팽개쳐지는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대중은 영화, 폭 넓게는 문화를 뒤엎어 버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클리프가 릭에게 해고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릭을 따르듯이, 현실의 대중은 언제나 문화를 따른다. 대중에게 문화란 그런 존재다.

 

 


타란티노가 추모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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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위의 두 인물만큼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다. 샤론 테이트는 1969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같은 해 벌어진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으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비운의 여배우다.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 – 히피 문화를 바탕으로 세력을 형성한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이 LSD에 취한 상태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집에 쳐들어가 당시 집에 있던 아내 샤론 테이트와 지인 5명을 살해한 사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통해 타란티노는 그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추모한다. 이제껏 매체들이 ‘비운의’ 샤론 테이트에 주목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여배우’ 샤론 테이트에 주목한다.


그녀는 극장을 찾아 자신이 나온 영화의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는가 하면, 영화에 나오는 자신을 보며 반응하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기도 한다. 타란티노는 본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의 ‘여배우’로서, 샤론 테이트가 지니고 있던 재능과 열정을 조명한다. 나아가, 영화를 이용한 그만의 방식으로 그녀의 비운을 완전히 뒤틀어 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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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많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배경지식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상한다면, 지루하고 의아하게만 느껴질 장면들이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간 타란티노 스타일의 영화를 사랑해온 이들에게도, 이번의 작품은 특유의 쾌감을 선사한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점잖게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의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말을 인용해서, 할리우드에게 타란티노 감독이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느껴지는 본 작품은 어린 시절부터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키워온 내게는 유달리 각별하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타란티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감상할 것을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한줄평 : 타란티노, 나도 당신처럼 영화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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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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