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문화콘텐츠를 사랑할까?

상반되는 이유 '공감'과 '동경'
글 입력 2020.02.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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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바뀌는 현대사회의 문화 트렌드와 콘텐츠에 우리는 환호한다. 남녀가 데이트 할때도, 친구들끼리 놀 때도 가장 흔한 코스라고 말할 수 있는게 바로 영화보기, 연극보기, 뮤지컬 보기, 미술관 가기 등의 문화생활이다. 사람들은 문화콘텐츠를 사랑한다. 신작이 나오면 바로 달려가서 보는 매니아 층도 상당하고 그저 할 거리가 없을 때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문화콘텐츠를 사랑할까? 문화콘텐츠를 매일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도 쉽게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도 그러했으니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문화콘텐츠를 감상했고, 수많은 사람들의 평가도 봐보았다. 물론, 당연히 사람마다 문화콘텐츠를 사랑하는 이유는 제각각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내가 그러한 조사 중에 알아낸 것은 공통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 두 가지 이유는 상반된다. 하나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느끼는 작품 속 상황과 내 상황의 유사함에 대한 '공감', 또 하나는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환상(ex. 타임슬립, 초능력 등)에 대한 '동경'이다.


우리는 문화콘텐츠를 감상할 때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그 인물의 상황과 감정에 이입하여 보게 된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이뤄지는 공감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정말 현실을 그대로 담은 듯한,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성을 담은 문화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나오는 여학생들 사이의 은근한 따돌림,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가해자라는 요소는 정말 현실을 잘 담아낸 영화 중 하나이다. 학교를 다닌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여학생들간의 은밀한 무시와 질투, 뒷담화, 은근히 따 시키는 분위기에 매우 공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문화콘텐츠뿐만 아니라 외국 문화콘텐츠에서도 공감을 한다. 살아온 문화, 환경, 정서도 전부 다르지만 말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작은 아씨들'은 4자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조'는 자신 자체를 엄청나게 사랑해준 남자 '로리'를 거절하고 계속 살아오다가, 삶이 너무 힘들어서 외로워한다. 로리를 거절하고 뉴욕으로 도망친 것을 후회하며 '사랑받고 싶다'며 엄마 곁에서 운다. 그래서 로리를 향한 자신의 감정들을 막힘없이 써내려가고 편지를 로리네 우체통에 넣어두었지만 로리가 자신의 동생 에이미와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곧바로 가서 편지를 찢어 강물에 흩날려 보내며 눈물을 쏟아낸다.


그때 조의 눈물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 후에도 로리와 에이미를 축하해주며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조의 심정은 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어도 모든 관객들이 공감하며 같이 슬퍼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문화콘텐츠를 감상할 때 공감을 하면 더 그 작품을 즐기게 된다.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내 상황이랑 똑같네', '나라도 저렇게 행동했을거야', '저 대사, 정말 공감된다', '이 작품 정말 현실적이네, 모든 상황들이 공감 돼' 등의 반응을 보인 관객들을 보면 대부분 그 작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좋아한다.

 

우리가 문화콘텐츠를 사랑하는데는 공감과는 상반되는 이유가 또 존재한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로 온 뉴욕 고층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활공액션을 펼치고, 아이언맨이 수트를 통해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삶을 바꾸고, 남의 속마음이 나의 귀에 들리고, 냄새가 눈에 보이는 등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요소를 다룬 판타지, 히어로물이 정말 인기가 많다. 우리는 이러한 허황된 환상을 보면서 놀라워하고, 저걸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해하고, 감탄을 하며 본다. 다 영화이기에, 드라마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판타지, 영웅이 있는 세상을 동경한다. 현실성이 없지만 마블 시리즈가 흥행하고 판타지물이 계속해서 제작되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서일 것이다.

 


[심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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