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한글을 담다

기존의 한글을 보존하며 한글의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와 세계화를 꿈꾸는 국립한글박물관을 다녀오다
글 입력 2020.0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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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을 국립중앙박물관 옆에 눈에 띄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감 있게 서 있습니다. 하지만 한글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우리조차도 한글박물관을 잘 모릅니다. 가까이 있지만 그래서 더 소홀해지고 한글 본연의 가치를 왜곡한 줄임말이나 비속어를 쓰는 등 사람들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한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한글의 소중함을 짚어보며 한글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국립한글박물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년 10월 9일에 많은 과정을 거쳐 개관했으며 2019년에 5주년을 맞았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목표는 한글 자료가 축적되고 전승되는 창, 한글에 대한 체험적 이해와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 마지막으로 한글문화가 재창조되고 확산되는 장입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정한 가치가 소통, 창조, 연계와 확산인 것처럼, 국립한글박물관은 기존의 한글을 지키고 한글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한글의 세계화와 틀을 벗어난 한글의 창조 또한 추구합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예전의 한글을 불러들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한글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에 한글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방문한다면 누구나 새로운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 한글이 반갑게 맞아줄 것이며 한글의 개념을 범주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글이란 언어가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자산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모음의 제자원리인 천지인을 형상화하여 하늘과 사람과 땅을 쌓아 올린 공간에 소통의 매개체인 한글을 담고 한국전통 가옥의 처마와 단청의 멋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건물을 지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누어져 있는데 상설전시 ‘한글이 걸어온 길’은 한글의 제자원리와 기본적인 개념, 그리고 한글의 역사에 관한 전시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만큼 계속 전시하여 사람들이 한글의 역사를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글의 소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한글이 걸어온 길’ 전시에서는 한글의 역사를 다양한 영상과 시각 매체로 보여주기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계속 집중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실제 상황을 구현해놓은 미니어쳐 조형물들을 역사적인 상황을 설명한 글과 함께 배치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몰입할 수 있고 추억이 담긴 옛날 교과서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직접 한글의 역사에 참여하며 과거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해 전시해놓은 상설전시 ‘한글이 걸어온 길’이 있다면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시기별로 한글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 또한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한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하는 기획전시는 ‘<한글의 큰 스승>’과 ‘한글 조형 탐구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총 두 개로 모두 각자의 독특함과 새로운 기획으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한글의 큰 스승>은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한글로 나라를 지키려 한 분들, 사회의 편견에 맞서 한글 보급에 이바지한 분들, 한글로 새로운 시대를 펼친 분들을 내 · 외국인과 관람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여 선정한 분들을 다루는 전시인데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를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맞지만, 그 이외에 이후 각 분야에서 노력한 ‘스승’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한글이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었다는 의미를 담아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그 자리에서 오직 한글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던 분들의 흔적을 따라가도록 기획된 발자취를 따라가며 한글의 스승들이 가꾸어 온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고 앞으로 미래세대가 만들어 갈 한글의 미래상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1부는 한글로 나라를 지킨 사람들에 대해, 2부 한글로 사회적 편견에 맞선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한글로 새로운 시대를 펼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지금까지 몰랐던 분들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주시경과 윤동주를 비롯하여 이미 유명한 분들은 알고 있지만, 한글 조리서를 쓴 여성 사회자선가 장계향이나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사람들은 ‘알려진 사람만 찾다 보니 노력한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잊히고 지워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반성을 하게 되고 한글을 지켜준 분들에 대한 감사를 느끼며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은 앞서 말한 전시와는 확연히 다른 기획으로 또다시 관객을 끌어당깁니다. 한글로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니라 ‘한글 자체가 디자인이다.’의 발상으로 꾸며진 전시인데 옷부터 나무 디자인까지 한글의 조형 원리를 가지고 기존의 틀을 깨보고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여 한눈에도 독특한 디자인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한글은 언어로서의 기능도 뛰어나지만 자모음의 적절한 배치와 자음의 부드러우면서 공간을 낭비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예술성이 있고 세종의 철학이 담겨있는 언어이기에 이 점을 고려해 한글 자체를 디자인으로 인식한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은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실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자인적 관점에서 한글을 재해석하여 예술 및 산업 콘텐츠로서 한글의 가치를 조명하는 프로젝트인 2016년《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 2017년《소리×글자: 한글디자인》에 이어 전시됩니다.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전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교육 행사를 하고 한글도서관과 한글 놀이터 등 즐길 수 있는 게 많아 모든 연령대가 참여 가능한 곳입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도서관인 한글도서관은 한글과 한글문화 관련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 · 정리하여 제공하며, 한글 관련 문화 · 예술 자료와 어린이의 한글 교육 관련 자료를 특성화하여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글 배움터는 한글을 잘 모르는 외국인과 다문화 주민에게 열려있는 공간으로 스스로 자모음을 움직이며 한글의 구성 원리를 이해할 수 있고 쉽게 글자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프라인에서뿐만 아니라 국립한글박물관 블로그와 홈페이지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도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한글날에 특별한 행사도 개최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국립한글박물관을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전시와 독특한 볼거리가 인상깊었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 사람이지만 한글에 대한 사랑을 제외하고 보았을 때에도 국립한글박물관은 다양한 주제와 한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해주는 전시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의사소통은 우리가 일상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는 한글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이 의사소통으로 사람간의 관계가 형성되고 문화예술이 창조됩니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그래서 익숙함으로 더 소홀히했던 한글을 한번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아가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고 같이 즐기는 경험을 하고 오면 어떨까요?

 




[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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