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오늘 무슨 꿈을 꾸었나요? [문화 전반]

꿈이 나에게 건네는 대화
글 입력 2020.02.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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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것


 

나는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 종종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귀신이 나오는 꿈, 도망가는 꿈, 변신하는 꿈,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꿈 등 다양한 꿈을 꾸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신기한 꿈을 꾸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는데, 특히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꿈을 너무 꾸고 싶었는데, 베개 밑에 사진을 넣고 자면 꿈에 그 사람이 나온다는 전설이 있어서 그대로 따라 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꿈을 꾸는 사람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왜 주변에서 유난히 당첨 운이 좋은 친구들처럼.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꿈을 안 꾸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꿈을 꾸지만 잊어버리는 거라는 말이 있다. 우리 머리에는 꿈을 잊게 하는 메커니즘이 있어서 자고 나면 꿈을 잊게 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은 것이, 가끔 꿈이 기억 날 듯 말 듯 할 때가 있다. 또 어떨 때는 갑자기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생각은 나지 않아서 답답한 적도 있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 꿈의 해석


 

우리는 보통 '꿈‘ 하면 해몽을 떠올린다. 예를 들어 돼지 꿈을 꾸면 부자가 된다거나 하는 그런 예지몽처럼. 그런데, 꿈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 있다. 정신분석학의 시초로 알려진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하면 꿈은 우리의 무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평소 의식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 안의 진정한 욕망을 억압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통해 우리의 무의식 속 감춰진 욕망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정말 신선한 시선이다. 실제로 프로이트는 실제로 정신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상대로 꿈 분석을 통해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에 힘을 썼다. 그의 책인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보면 이러한 내용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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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이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왜곡되어 나타나는 꿈


 

꿈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은 꿈 해몽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꿈은 단지 미래의 일을 예측하는 것이 아닌, 현재 나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꿈은 무의식 속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개연성이 있고 자연스러운 형태의 이야기로 왜곡되어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프로이트의 꿈 분석 사례 중, 이런 꿈이 있었다. 어떤 여자가 자신의 조카가 죽어 장례식을 가는 꿈을 반복적으로 꾸는데, 평소 조카와 매우 각별한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슬프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자신의 소중한 조카가 죽는 꿈을 꿨다면 슬프고 마음이 아픈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전혀 슬프지 않았다는 게 좀 이상했다. 게다가 꿈은 소망을 충족하는 것인데, 이 꿈에 의하면 여자가 소중한 조카가 죽기를 바란다는 것인가? 이상함을 느낀 프로이트가 이 여자의 꿈을 분석해 본 결과, 조카의 장례식은 표면적인 내용에 불과했고 그 안에는 여자의 진짜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여자는 몇 년 전 어떤 다른 조카의 장례식에서 멋진 남성을 본 후, 그 남성을 잊지 못했다. 하지만 그 남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그 멋진 남성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 남성에 대한 강한 욕망을 나타내기 위해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처음 그를 만난 다른 조카의 장례식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자신의 조카의 장례식으로 바꾸었다. 이것이 조카가 죽었지만 슬픈 감정이 들지도 않았던 이유이다.

 

 

 

꿈을 해석하는 방법 


  

이렇게 꿈을 해석하여 나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는게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나는 부족하긴 하지만 프로이트의 방법을 활용하여 스스로 나의 꿈을 기록하고, 진단까지 해보았다. 프로이트의 꿈 해석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꿈에서 깨자마자 꿈을 기록한다 :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 때문에 꿈에서 깬 즉시 꿈을 기록해야 한다. 기록할 때 반드시 현재형으로 꿈을 적어야 한다. 그리고 등장인물이나 사건, 기억에 남는 사물 등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하면 된다. 나는 휴대폰 녹음기를 켜서 꿈을 녹음했다.

 

2. 꿈의 단서를 찾아야 한다 : 꿈은 나의 현재 심리를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나와 관련된 사건이나 사람, 사물 등이 단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꿈에 등장한 인물이나 사물 등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평소 나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등등 스스로 계속 질문을 함으로써 자신의 심리를 알 수 있다.

 

3. 어제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났는지가 중요한 단서이다 : 특히 꿈을 꾼 전날 했던 일이나 생각, 만난 사람이 꿈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예를 들어 2년 전에 사귀고 헤어진 남자친구가 꿈에 등장했다고 해보자. 어제 만나지도 않았는데 꿈에 나온 이유는 전날 그 남자친구나 관련된 추억에 대해 떠올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꿈에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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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나누는 대화


 

이렇게 몇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스스로 꿈을 기록하고 분석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내가 해 본 결과, 전문가분들에 비하면 부족하고 서툴긴 하지만 정말 나의 심리와 욕망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현실을 살아갈 때는 항상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점점 마음이 답답한 느낌도 있었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잘 몰랐었다. 그런데 꿈을 통해 나의 무의식 속 욕망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또 꿈이라는 것이 그저 미래의 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현재 나에게 건네는 메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꿈이 나에게 그동안 이런 신호를 보내고 있었구나 하면서 한발 뒤로 물러나서 나의 소망에 대해 생각하고 환기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프로이트의 꿈 해석이 정답은 아니다. 심리 치료 중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하고, 이에 부정적인 반응도 물론 있다. 하지만 꿈을 다른 면에서 바라본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고, 바쁜 일상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돈도 안 들고, 간단하고, 재밌고! 지쳐 있는 일상 속에서 각자만의 꿈 일기를 적어보면서 꿈이 나에게 건네는 대화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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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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