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실과 거짓, 이성과 감정의 사이에서 -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16가지 통찰
글 입력 2020.02.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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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이성적이다’ 혹은 ‘감성적이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그 행동의 실체가 정말 100%의 이성적인 판단으로 내려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행동을 하며 나름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행위의 배후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배경과 과거의 경험, 유전적인 특성, 현재의 상황, 교육 환경 등과 같은 다양한 특성들이 존재한다. 그 특성들 속에는 감정과, 개인의 견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실체가 있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는 많은 것이 쉽게 느껴지고, 쉽게 여겨지는 것이 좋은 것, 옳은 것이라고 느낀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인지적 편안함이라 한다. 반면 기분이 언짢을 때에는 기억력이 더 잘 작동하여 분석적인 사고를 촉진하며 인간의 정신이 범하는 몇 가지 만성적 오류를 줄어준다.’ 라는 문장을 고개를 끄덕였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는 행복함에 젖어 안일하고 게을러지거나 종종 감정이 앞서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당한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냉철하고 이성적이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적당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활용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 문장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에 대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확실하게 받거나 자신의 견해를 표명해야 할 때 비로소 자신의 입장 뒤에 어떤 생각이 깔려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답을 먼저 찾고 과정을 찾는 연역적 추론 방법과 비슷한데 우리가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볼 때 이른바 사후 해명이다. 즉 나중에 정당화하는 행위를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직관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의식적으로 찾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방을 어지럽혀 놓고 부모님이 왜 이런 행동을 했니라고 물으면 그제서야 변명거리를 찾는 모습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때 진실을 중요하지 않으며, 감정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근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언쟁이 일어날 때 양측이 엇갈리는 이야기는 하는 것도 사람마다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도덕적 기반과 감정적인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개개인의 생각의 모양은 제각각이라 자신에게 자신의 의견은 합리적이고 냉철한 이성적인 판단임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생각은 정 반대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믿는 이가 관련된 중요한 사실들을 전혀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결핍 모형’이라고 부른다.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 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잘 모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가 익숙해지고 결국은 좋아지게 된다는 내용인데, 수십 년에 텔레비전이 발명되었을 때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얘기했던 사람들의 상황이 그러했고 나 역시도 처음에 나와 다르고 독특하다고 생각해서 멀리하고 싶었던 사람들과 어느새 정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과거의 경험과 맞물려 재밌게 읽었다. 익숙함은 이처럼 사람의 감정 의식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한스 알베스는 “잦은 교류가 인지를 변화시킨다."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설명한 16가지 유형을 읽다 보니 꽤나 이성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던 나 자신도 알고 보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감정은 지성이 서서히 깨어나 상황을 인식하기도 훨씬 전에 결정을 내린다는 부분이 좀 무섭게 다가오기도 했는데 무의식 상황에서 내가 갖게 되는 감정이 만약 옳지 않은 생각이라면 좋은 방향으로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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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로 인해 우리는 방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더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 말미암아 거짓과 진실, 소문과 사실을 더욱 구분하기 어려워졌으며, 지극히 감정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자신의 세계상에 들어맞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팩트가 아닌 가짜 뉴스가 목소리를 키우고, 때론 이 가짜 뉴스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치우친 관점으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시대에서 우리의 감정이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이끌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로부터 좀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와줄 안내서이다.

 

우리는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사실을 기반으로 충분히 숙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정을 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감정과 느낌에서 비롯된다. 막상 사실이라는 것은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독일의 심리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 세바스티안 헤르만은 이 책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옳다고 혹은 틀리다고, 판단을 내리고 결정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감정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이 확실한 견해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중요한 사실들을 정확히 알고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남의 이야기를 할 때 부정적인 얘기가 훨씬 더 구체적인지, 왜 무죄임이 판결난 유명인은 여전히 나쁜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지, 왜 이전에는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 이제와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왜 사이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믿게 되는지 등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견해가 어떻게 감정에 기반하고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를 근거로 정리된 합리적인 개인이 되기 위한 16가지 통찰은 ‘팩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탈사실 시대에 당신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16가지 통찰 -


지은이
세바스티안 헤르만
 
옮긴이 : 김현정

출판사 : 새로운현재

분야
인문/교양일반

규격
140*205(mm)

쪽 수 : 292쪽

발행일
2020년 1월 2일

정가 : 15,000원

ISBN
979-11-297-0578-5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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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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