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 - '마스터'를 보고 [영화]

어느 것에 의존해서도 결핍을 메울 수 없기에 불완전한 인간, 그러나 불완전하기에 어느 것이든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러니
글 입력 2020.01.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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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내에 개봉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연출 작품 <마스터>를 감상했다.

 

거의 모든 연출 작품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사랑을 받는 데다, 한 작품을 내놓는 데에 꽤나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감독이기에 매우 큰 기대를 가진 채로 영화를 감상했다.

 

내게 있어 영화 <마스터>는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삼은 작품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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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후, 사진기사로의 삶을 살고 있지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듯한 ‘프레디’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술에 취해 유람선의 파티장에서 난동을 부리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그 자리에 있던 인간 심리를 연구하는 연합회 ‘코즈’를 이끄는 마스터 ‘랭케스터’와 가까워지게 된다.

 

프레디는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랭케스터에게 의지하며 자신의 결핍을 해소하려 하나, 전개가 진행될수록, 랭케스터 역시 결코 완벽하지만은 않은 인물이라는 점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디는 단호하게 랭케스터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그 스스로가 불완전하기에 홀로 설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깊든 얕든, 누구나 한번 정도는 생각해 보았을 만한 이 어려운 주제를 <마스터>는 쉽게 풀어내지는 못했을 지라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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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물론 ‘연기’일 것이다.

 

이제는 <조커>를 통해 국내의 많은 이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맡은 프레디 역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를 하겠다.

 

프레디는 작이 진행되는 내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때때로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을 분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을 연기로 묘사함에 있어서, 과잉적이지는 않으나 매우 인상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조커>의 ‘아서 플렉’ 역시 위와 같은 경향을 보이는 캐릭터였기에, 어쩌면 <조커>의 캐스팅 과정에서 <마스터>가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을 지 추측하고 있다.

 

랭케스터 역을 맡은, 현재는 세상을 떠난 연기파 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역시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탄탄하고 노련한 연기를 선사했다.

 

두 배우가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인 채 그저 화면만을 응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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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는 분명히 편한 마음을 가지고 감상을 하기에는 고리타분하고 재미 없게 느껴질 영화일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작품이 묘사하는 방식 역시 누군가에게는 불쾌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름지기 고민해 볼 만한 주제를 환기시키는 이 영화는 그 점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일 것이다.

 

모두에게 묻고 싶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

 

한줄평 : 어느 것에 의존해서도 결핍을 메울 수 없기에 불완전한 인간, 그러나 불완전하기에 어느 것이든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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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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