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이언 마스크 [공연]

글 입력 2020.01.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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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뮤지컬을 보았다. <아이언 마스크>. 예상대로 무대도 규모가 있고, 인물도 많고, 의상도 화려한 반짝거리는 공연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좋은 부분도 많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비슷하게 있었으니까. 역시 뮤지컬은 언제나 볼 거리가 풍부하고, 너무나 멋있는 공연이다. 만족감이 가득 찼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에 대한 자세한 감상은 나눠서 설명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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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토리



1부는 솔직히 조금 지루했다. 2부까지 보고 나니 전체적인 흐름이 이해가 되었는데, 체감상 '기~~~~~스(승)ㅈ(전)결~' 이런 비중이었다. 초반에는 뮤지컬 홍보 카피처럼 '신이 정한 왕/ 불꽃 같은 혁명'이 중심이었다. 그래서 백성들 보는 맛도, 아들 잃고 각성하여 모집하는 삼총사도 보는 맛이 있었다. 그런데 왕이 왜 굳이 '크리스틴'을 차지하려는 것인지 개연성은 그다지 없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삼총사가 모이기까지 '추억'을 이야기하고 합쳐가는 과정이 굳이 1부 전체에 다 할애를 해야 했을까? 분명히 제목은 <아이언 마스크>인데 이에 대한 언급도, 쌍둥이 얘기도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아이언 마스크>가 마치 '오페라의 유령'처럼 마스크를 찾거나, 그런 부분에서 미스테리 스릴러처럼 어려움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2부 첫 시작이 '마스크 공개 짠'이라니. 내가 굉장히 큰 오산을 하고 있었구나. 쌍둥이를 데리고 실제 왕을 어떻게 끌어내리며, 그 과정 자체가 이 극의 중심이었다. 삼총사가 모인 후 모의를 하고, 왕의 쌍둥이인 필립이 나오고, 확실히 전개에 속도가 있어서 훨씬 보기 좋았다. 더 화려하고, 볼 내용들도 많고. 특히 궁중 예절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나, 무도회 부분이 가장 좋았다. 드라마 같은 느낌도 들고. 하지만 달타냥의 사랑과 크리스틴의 죽음이 뜬금없고, 갑자기 쫓기는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달타냥과 왕의 반전은 좋았지만.

 

'기승전결'에서 '기'는 너무 길고, '승'은 잠깐 나왔으며, '전'과 '결'은 굉장히 짧았다. 물론 긴박한 장면에서 체감상 더 짧게 느껴질 수 있으나 1, 2부 중에서 1부 자체가 '기'인 건 너무하지 않나.. 많은 양념을 넣은 요리여서 더 화려하고 재밌었지만, 후추 같은 향신료를 조금만 줄였어도 더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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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캐릭터 + 배우



뮤지컬 배우는 정말 대단하다. 춤 추면서 연기하면서, 어마어마한 노래를 쩌렁쩌렁 부르니.

 

내가 본 공연의 배우진은 루이/필립 노태현, 달타냥 김준현, 아토스 신성우, 아라미스 윤영석, 포르토스 장대웅, 앤 정명은, 라울 지상, 크리스틴 이영인, 세실 조영경, 마르크 김효성 등이다.

 

삼총사는 중년의 멋으로 특색있으면서도 여유롭게, 관록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달타냥도 굉장히 멋있어서 실제로도 인기 많을 것 같았다. 삼총사와 달타냥의 연령대가 달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딱 남자 사중창 같기도 하고.

 

그리고 왕후도 멋있었고, 특히 포르토스 안내분은 정말 연기도 노래도 대단했다. 조연에만 그친 게 아쉬울 정도로. 최근에 여성 서사 중심 웹툰을 보는데, 모든 주인공이 여자이고 중심으로 이끌어가니까 얼마나 재미있던지. 얼마전에 완결난 다음 웹툰 <더 블랙 라벨>도 재미있고, 네이버 웹툰 <어글리 후드>도 너무 재미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게임이나 영화나 모든 컨텐츠 주인공이 남자이고 공주를 구하러 가는 것에서부터 여남 차이가 드러나고, 이입하는 위치와 사고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물 성전환 버전으로 모든 극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미치광이 연기 왕은 체구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큰 삼총사와 달타냥에 지지 않았다. 노래도 연기도 정말 잘했다. 이중인격처럼 쌍둥이 연기를 잘해서 더 놀랬다. 소재 면에서는 영화 <광해>가 생각나기도 하고. 특히 노란 조명과 파란 조명 -서 있는 자세, 앉은 자세로 2인 역할을 하며 휙휙 바뀌는 게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생각나기도 하고. 발성도 미성으로 내기도 하고 파워풀하게도 내는 것이 정말 었있었다. 바들바들 떨며 바닥에 쓰러지는 모든 연기마저.

 

언급하지 않은 다른 분들도 멋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아쉬웠다. 주연급 조연이긴 하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고, 노래에 힘이 약해서 파워풀한 다른 배우들과 더 비교가 되었다. 많이 안타까웠다. 존재감도, 힘도 가장 밀려서. 차라리 주민이 더 잘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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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출과 기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노래였다. 연기 부분은 적고 노래가 대부분인 공연이라서 체력 대단하다. 반층 아래에 나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손이 너무나 귀여웠는데, 생각해보니 배경음은 한번도 끊어지지 않고 논스톱으로 나오지 않았나? 뮤지컬은 역시 어마어마해.

 

주민들의 화려한 군무가 너무 좋았다. 행위예술 같기도 하고. 내가 춤, 특히 현대 무용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체로- 몸으로 선을 그리기 떄문이다. 위치 잡는 동선과 각도, 높이가 조형적으로 다맞춰져 있으니까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2층짜리 무대여서 위와 아래의 대조도 좋았다.


특히 가장 좋았던 장면은 가면 무도회. 마스크 뒤에 필립을 가두었던 아이언마스크를 중간중간 보이는 그 연출이 너무 좋았다. 역시 감동의 사이즈는 물량공세가 효과는 정말 크다. 반짝반짝 화려한 옷 보는 재미도 있었고. 칼 들고 추는 춤도 너무 멋있었다. 특히 인사하는 부분도 따라해보고 싶었다.

 

장면 전환이 빨랐다. 휙휙 바뀌어서 뮤지컬보다는 영화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바닥에 레일이 설치되어 있어서 지나갔고, 또 스크린 띄워서 배경을 만들 수 있는 벽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상과 성벽, 건물 계단 등 배경과 조명을 함께 보는 맛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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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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