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공감과 치유를 원한다면 ; 연극 듀랑고(Durango) [공연]

글 입력 2019.12.2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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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20년, 경자년의 첫 문화 예술 향유가 될 연극 <듀랑고(Durango)>. 연극의 내용을 읽어보니 연말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연초보다 연말이 더 어울리는 작품이란 얘기다.


연초가 풍기는 분위기와 연말이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작 며칠 차이일 뿐인데도 한 해의 끝과 한 해의 시작은 비슷한 듯 다르다. 이 연극은 누구나 아니, 누구나는 아닐 수 있으니 정정하겠다.


대다수는 가지고 있을 개인적인 가정사에 대해 다루기에 다른 연극보다 이 연극에 큰 공감을 하리라 생각한다. 가정사에 관한 내용은 다를지언정, 자신의 가정사를 연극 내용에 투영하여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극 듀랑고는 가정사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과거), 이 가정사가 현재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고(현재 진행), 훈훈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표지.jpg

 

 

내겐 한 가지 징크스가 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1월에 대한 것이다. 새해가 되고 처음 먹는 밥은 꼭 맛있어야 한다. 새해 첫 영화는 꼭 재밌어야 하고, 특히 1월 1일인 신정 하루 동안은 기분 나쁜 일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일 년이 재수가 없다. 그냥 미신이지만, 이것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왠지 찜찜하다.

 

이 타이밍에 갑자기 웬 징크스 타령이냐고 물을 수 있다. 흠, 내게 이 연극은 새해에 보는 첫 연극이고, 1월 초쯤 볼 예정이라 내가 찜찜해 하는 징크스 기간에 해당하므로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란 걸 말하고 싶었다.


처음엔 허울뿐인 가족이란 내용에 공감하면서 보다가 저들이 가족이란 이름 아래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보고 나면 치유 받겠거니 싶어 한 해를 마무리하며 관람하는 게 더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연초에 보게 될 이 연극이 찜찜한 기억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중히 선택했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Arizona) 주에는 어느 한국계 가족이 살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이부승(56),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첫째 아들 아이삭 리(21), 전국 수영 챔피언인 둘째 아들 지미 리(13). 이들에게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부승 아내의 빈 자리는 여전히 크다.


어느 날, 아들들을 위해 20년 넘게 성실히 일해 온 부승이 은퇴를 4년 앞두고 정리 해고된다. 마치 교통 사고를 당한 것처럼 혼란스럽다.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한 부승은 아들들에게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한다. 목적지는 콜로라도(Colorado)의 듀랑고(Durango). 어쩌면 이 여행이 부승의,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 줄 지 모른다.


각자의 아픔을 숨긴 채 이들은 차를 타고 길을 떠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들들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가족 관계를 지탱해 줬던 아내는 이제 없다. 부승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모른다. 집에 돌아 온 부승 가족은 말없이 앉아 있다. 하지만 곧 아이삭과 지미는 부승을 위로하며 다시 가족의 일상을 회복하려 한다. 방황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끝내 흩어지지 않는 가족의 사랑이 드러난다.


 

위의 시놉시스를 읽고 ‘와-! 이 연극은 재미없을 수가 없겠구나. 처음엔 먹먹했다가 후반부엔 먹먹한 게 뻥 뚫리는 것 같겠구나’ 싶었다. 관객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주려는 내용이 많은 요즘,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이 연극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종류가 다양할 것 같았다.


그리고 미국에 사는 한인이란 부분과 콜로라도(Colorado)의 듀랑고(Durango)로 가는 여행이란 두 가지 포인트에서 연극적 재미도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누구나 있는 가족, 그리고 그 부재를 이야기하다>란 문구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가족이란 끈끈함은 그 어떤 사람으로도 대체되지 않는다. 가족은 모두에게 있어 특별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너무도 당연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때론 가족이란 명분이 나를 옭아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


 

이런 생각의 연결고리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겉으로 보면 다 가지고 있고, 비슷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들춰보면 판이한 게 ‘가족’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극 듀랑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얼마나 나를 되돌아보게 할까, 얼마나 내가 가족들 얼굴을 보고 싶어 하게 될까.

   

'듀랑고'(2006)는 '상실의 건축'(2004), 'BFE'(92005)에 이은 사막 3부작 완결편이다. 애리조나 사막을 가로질러 듀랑고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삼부자의 이야기로, 사회적 이슈보다는 소소하고 일반적인 가족에 집중한다. 연극의 작가인 재미교포 2세대 ‘줄리아 조’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이민자 2세대의 시선으로 다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애리조나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리조나의 사막을 작품의 배경으로 활용한다.


2005년 6월 뉴욕 중앙일보의 인터뷰에서 조는 "나는 항상 사막이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고립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다. 내 연극에는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일종의 탐험이다. 하지만 확실히 고독이라는 주제가 있다. 사막은 그 고독을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듀랑고 메인.jpg

 

 




듀랑고
- Durango -


일자 : 2020.01.09 ~ 2020.01.1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TEAM 돌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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