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편지 안에 숨겨진 수많은 사건 "빈센트 반 고흐"

바람과 온도 달과 별의 하모니
글 입력 2019.12.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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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1.jpg

 

 

그동안 주고받았던 편지들, 700통.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사건들.

테오 넌 아마 지긋지긋했을지도.


From. 빈센트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처음 만든 이메일을 사용해보고 싶어 보냈던 게 답장이 왔다. 잘 지내냐고 묻는 것만으로 쓸 말이 떨어져 할 말이 없다, 심심하다, 등 의미 없는 몇 문장을 썼었다. 그러면 친구도 간단한 안부를 알려주고 시답잖은 몇 문장을 보내주었다. 의미 없는 행동은 금방 끊기기 마련이라 편지를 주고받는 행위도 금방 멈추었다.


편지를 쓴다는 건 상대에게 애정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편지에 쓸 말이 존재하면서, 답장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보내는 정성이 있어야 한다. 편지를 읽을 때는 기쁘지만, 쓰려고 하면 골치 아파서 오랜 기간 주고받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휴대전화가 발달해 바로 안부를 물을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성가시고 귀찮은 일이 되었다.


장거리에 있는 사람과 편지 말고 별다른 연락 수단이 없던 때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답장을 기다릴 때의 설렘과 불안도 지금보다 훨씬 크고, 답장을 받았을 때의 안도도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편지 안에 쓰고 싶은 내용도 지금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처럼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_공연사진 (5).jpg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가 평생 주고받은 편지는 약 700여 점이라고 한다. 700통의 편지를 쓰고 읽으려면 얼마나 많은 궁금증과 사랑이 존재해야 할까. 그 많은 편지를 쓴 것도, 모아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가 어떤 일생을 살았는지 알 수 있고,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선하게 보인다. 그림과 일상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속에 희망과 온기, 애정이 엿보인다.

 


그림을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를 위한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아주 특별한 선물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6개월 후, 동생 테오 반 고흐는 형을 위한 유작전을 열고자 한다. 아내 요한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빈센트를 위하여 유작전을 강행하는 테오는 빈센트와 주고받았던 편지와 그림들을 정리하면서 그와의 기억을 더듬는다.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 때문에 웃고 울었던 지난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명을 그림에 걸기로 마음먹은 날에 이르기까지. 편지와 함께 같은 기억을 공유하며 시간을 여행하는 빈센트와 테오. 다른 시공간 속에 있지만 평생에 걸쳐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던 두 형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5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그런 고흐와 테오의 편지에서 시작한다. 테오가 유작전을 준비하면서 고흐를 회상한다. 편지에 적힌 모든 내용이 고흐의 일생이기에 그리움도 추억도 더욱 커진다.

 

신학자가 되고 싶어 했던 빈센트와 꿈을 이루지 못해 좌절한 그에게 그림을 권유하는 테오. 빈센트는 정말 자신의 길일지 고민하면서도 그림만이 온전한 행복이라며 그림에 열중한다.


테오는 언제나 고흐를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빈센트는 비록 큰돈을 벌지는 못했으나, 자신을 알아봐 주는 동생 덕에 늘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지금 이 순간이 소름 끼치는 꿈일지라도 언젠가는 나아지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_공연사진 (4).jpg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테오와 고흐의 관계뿐 아니라, 고흐의 사랑,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빈센트가 겪는 비난, 희망, 병으로 인한 고통, 고갱과의 관계 등 여러 방면에서 고흐의 일생을 비춘다. 또한, 고흐 사후에 그의 작품을 전시하기로 한 테오의 죄책감과 절망, 형과 그림에 대한 애정까지 모두 느낄 수 있다.

 

2인극으로 진행되는 <빈센트 반 고흐>는 이준혁, 조형균, 김대현, 배두훈이 열연하는 고흐 역과 박유덕, 박정원, 송유택, 황민수가 열연하는 테오 및 고갱, 안톤 등 일인 다역으로 나뉘어진다. 또한, 따사롭고 감성적인 음악이 매력을 더한다. 넘버의 곳곳에 빈센트 반 고흐가 실제로 편지에 썼던 구절이 들어가 몰입도를 높인다. 바람과 온도, 달과 별의 하모니, 라는 짧고 몽환적인 대사는 몇 단어만으로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시키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3D 맵핑 등 최첨단 영상 기술을 이용한 무대는 110분의 시간 동안 빈센트 반 고흐의 전시회를 구경하는 느낌을 준다. 유명한 자화상과 풍경화, 인물화가 상황에 맞게 배치되어 공연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때때로 고흐의 그림이 움직이기도 하면서 꼭 그림이 현실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빈센트 반 고흐_공연사진 (3).jpg


 

110분이란 시간은 빈센트 반 고흐와 빈센트 반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 700통에 담긴 무수한 이야기를 담기에는 아쉬울 정도다. 그러나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사는 형제의 삶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들과 인생을 향한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담아 편지를 쓰고 싶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진심은 사람을 감동하게 만드는 법이니까. 편지로 인해 누군가 살아갈 힘을 얻고 세상에 또 하나의 걸작을 남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처럼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

- 그림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


일자 : 2019.12.07 ~ 2020.03.01

시간

화, 수, 목, 금 8시

토 3시, 7시

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12.07(토) 3시 공연 없음
12.25(수) 2시, 6시 공연
01.01(수) 2시, 6시 공연
01.24(금) 2시, 6시 공연
01.25(토) 2시, 6시 공연
01.26(일) 2시, 6시 공연

장소 : 예스24스테이지 1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4,000원

 
주최/기획
에이치제이컬쳐 주식회사

관람연령
만 12세 이상

공연시간
110분
 


[김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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