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살고 싶기에 짓게되는 처절한 몸부림 - '파닥파닥'을 보고 [영화]

살고 싶기에 짓게되는 수족관 속 인간들의 처절한 몸부림
글 입력 2019.1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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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2012)

 

 

자유롭게 바다 속을 가르던 바다 출신의 고등어 ‘파닥파닥’은 운이 나쁘게도 인간의 그물에 걸려 횟집 수족관에 들어간다.

 

죽음의 공포에 떨어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수족관 속 물고기들의 권력자는 자신만의 생존비법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올드넙치’이다. 바다로 돌아가겠다는 불가능한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는 ‘파닥파닥’으로 인해 이를 못마땅히 여기는 ‘올드넙치’의 주도 하에 지켜졌던 수족관 속의 평화는 깨지게 된다.

 

 

 

횟집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군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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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횟집에서는 다양한 군상을 지닌 물고기들이 나타난다. 횟감이 될 물고기들을 모아둔 수족관에는 바다 출신인 데다가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는 이상주의자 고등어 ‘파닥파닥’이 있다.

 

이에 대한 대척점으로는 수족관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데다가 수족관 속 물고기들을 자신의 권력 아래서 통제하는 현실주의자 ‘올드넙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양식장 태생으로 자신이 꿈도 꾸지 못했던 바다로의 탈출을 감행하는 파닥파닥을 부러워하고 응원하는 놀래미도, 넙치의 밑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붕장어 ‘아나고’도 있다.

 

얼핏 보면 올드넙치와 아나고가 악역이고, 파닥파닥과 놀래미는 선역인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족관 속의 물고기들을 이처럼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올드넙치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생존을 위해 항상 수족관 바닥의 정화 뚜껑 밑에서 살고 있다.

 

또한, 파닥파닥 역시 관상용 물고기가 담긴 어항에 잠시 빠졌을 때, 굶주림에 이성을 잃고 마치 자신들을 무자비하게 먹어 치우던 인간처럼 흰동가리들을 잡아먹는다. 결국 수족관 속의 모든 이들은 언제나 생명을 위협받는 약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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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 어항 속 흰동가리가 어항을 침입한 ‘파닥파닥’에게

 

 

파닥파닥이 잠시 빠졌던 어항 속의 관상용 물고기들에 대해서도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항 속의 세상은 수족관 속의 세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살기 위해 수수께끼를 맞춘 물고기가 틀린 물고기의 꼬리를 뜯어먹는 수족관과는 달리 어항에서의 흰동가리들은 항상 풍족한 먹이를 제공받는다.

 

누군가는 수족관 속에서의 평생을, 또다른 누군가는 어항 속에서의 평생을 사는 모습은 인생이 공평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항 속의 물고기들 역시 능동적인 삶이 아닌 결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파닥파닥’이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시사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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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수족관을 향해 나아가는 물고기의 모습을 그린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동화적인 묘사와는 달리 영화 ‘파닥파닥’은 수족관에서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물고기의 모습을 아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화 ‘파닥파닥’의 이러한 묘사는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행’을 통해 실사영화의 연출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연상호의 작품인 ‘돼지의 왕’과 ‘사이비’ 등의 사례처럼 2010년대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사회비판의 성격을 지닌 성인용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추구할 수 있는 또다른 방향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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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가 현재 세계 5위 정도까지 올라간 데에 반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여전히 높지 않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서구권의 영화 평론가들이 평가한 한국 영화의 특징은 사회에 의한 폭력 혹은 강요로 인해 개인에게 발생하는 습관적이고 구조적인 폭력성이었다.

 

이와 같은 점을 순탄치 못한 근현대를 보낸 한국 사회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며, 위와 같은 정서로 인해 서구권에서는 한국 영화를 흥미롭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머쥔 ‘올드보이’와 ‘피에타’, ‘기생충’ 모두 폭력성과 사회비판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도 아동용 애니메이션뿐만이 아니라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제작한다면 꽤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지도 모른다.

 

*


글을 조금만 읽어도 유추할 수 있듯, 영화 ‘파닥파닥’은 비단,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물고기들을 인간에, 수족관들을 사회에 대입해서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 ‘파닥파닥’을 감상하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줄평 : 살고 싶기에 짓게되는 수족관 속 인간들의 처절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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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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