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 Ji] 바다로 간 달팽이, 축복하는 아기천사들

글 입력 2019.11.1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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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달팽이’라는 노래에 빠진 이후 한 동안 달팽이 작품에 매진하였다. 이 작품 또한 달팽이인 이유가 있다. 하루가 쉴 틈 없이 바쁜 날의 연속이다. 월요일은 언제나 항상 빨리 찾아온다. 일요일 저녁부터 다가 올 월요일을 무서워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취업, 결혼, 연애 등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나에게 맞는 일인지도 모르고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그래서 더욱 이적의 '달팽이'라는 노래가 내게 끌렸다.

 

‘언젠가는 느리지만 바다라는 꿈을 향해 갈 것이다’라는 내용의 가사는 바쁘게 사는 이들에게 힘을 준다. 오전부터 일을 하고 밤에는 대학원 야간수업을 듣는 날이면 막차를 타고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하면 12시 하루가 지난다. 어쩔 때는 버스가 끊겨 집에 걸어서 가는 날도 종종 있다. 이런 날이면 이렇게 열심히 바쁘게 사는 나는 과연 이 일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힘들 땐 그림이나 노래로 위로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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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의 구도는 알렉상드로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 따왔다. 비너스의 탄생을 축하하는 큐피트들의 기쁨에 찬 몸짓에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신성한 비너스의 신비로운 탄생의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비너스 대신 달팽이를 넣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인 바다로 가는 모습을 축하해주는 아기 천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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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재료인 분채를 사용하였다. 분채의 특징은 색을 쌓을수록 오묘한 색깔이 나온다는 것이다. 채색이 마르기 전과 후가 달라서 다루기 힘들지만 자연적이고 의도치 않은 색깔은 오묘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주로 분채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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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쌓는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에 진한 색을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조금씩 색을 진하게 올려 사용한다. 분채를 사용할 시 호분과 흰색의 물감은 채색할 때의 색과 마른 후의 색이 차이가 크다. 그렇게 때문에 다루기도 어렵다. 또한 색이 진하게 올라가면 위에 색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흰색은 마지막에 칠하는 것이 좋다. 위의 그림처럼 날개는 마지막에 채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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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다그려질 때에는 분채 말고 튜브물감을 사용하여 정리해준다. 앞의 모습부터 묘사를 진하고 섬세하고 하여 집중 시킨다. 서양의 원근법을 사용하였다. 멀리있는 파도의 경우 색을 연하게 묘사하여 앞의 물체보다는 강하지 않게 채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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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sohee]

 

 

바다로 간 달팽이, 축복하는 아기 천사들 완성.
 

 


 

 

이적 - 달팽이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속 어딘가 들리는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들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언젠가
먼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김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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