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행, 낯섦과의 조우 [도서]

글 입력 2019.1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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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 5일까지, 보라카이로 여행을 다녀왔다.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에메랄드빛 바다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도 친구들과 함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어어 하다 보니 어느새 여행이 끝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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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으로 발이 닿지 않는 수심에서 조끼 없이 물에 떠보고 스노클링도 했다. 현지 가이드와 언어를 넘어 짧은 영어로 게임을 하기도 했고, 10m 다이빙도 했다.
 
그리고 지방에 사는 나에게는 금단의 구역이었던 클럽까지 발을 들여보았다. 이제서야 클럽을 경험한 것이 다행일 정도로 즐거웠다. 그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난생처음 보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도 했다.

그렇게 눈을 떠보니 내 방이었다.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여행 동영상을 보며 부러워하고 그 끝에 티켓을 구매한다. 그리고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희열을 느낀다.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선택해 제한된 시간에서 최대 효율을 강구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익숙함을 찾아간다. 하지만 익숙함에서는 새로움을 발견할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겐 낯섦이 필요하다. 새로운 취미를 가진다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은 일상에서의 낯섦도 있지만 여행은 계획부터 복귀까지 보다 폭넓은 낯섦의 연속이다. 처음 가 보는 나라, 처음 접하는 문화,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 음식들. 모든 것이 자극적이다. 그렇게 설렘과 긴장의 경계에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순간, 이제 집에 가야 할 때이다.

글을 쓰다 보니 생각나는 책이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여행의 책>.


상상력의 대가라는 별명답게 책을 여는 순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된다. 마치 최면을 하는 것처럼 책은 스스로를 '나' 라 칭하며 독자에게 상상을 유도한다. 눈을 감고 있지 않아도 텍스트는 그림이 되고 곧 체험이 된다.
 
 
이 책은 살아 있는 책이다. 독자에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독자의 물음에 대답하기도 하며, 독자와 계약을 맺기도 하며, 다른 책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또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손길에 간지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한눈을 파는 독자에게 시새움을 느낄 줄도 아는 책이다. 역시 예의 그 베르베르의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이다. 단순히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함께 이야기하고 독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1시간 남짓이면 다 읽어 치울 수 있는 작고 얇은 책이지만, 이 책에 빠져들어 이 책이 가만가만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책이 독자에게 걸어오는 음성을 느낄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책은 독자에게 요구한다. 음악이 흐른다 생각하고, 몸을 편하게 하라. 날개를 상상하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라.

독자는 느껴본 적 없는 생소함에 사로잡혀 책이 시키는 대로 따라한다.
 
그렇게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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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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